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백신 개발을 위한 국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감염병예방혁신연합(CEPI)이 추진하는 백신 개발 사업의 하나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 백신 설계부터 임상 1·2상까지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과 국제백신연구소(IVI), 서울대 생명과학부, 에스티팜이 참여한다. 현재 질병청은 미래 감염병 대유행에 대비해 신속한 백신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 확보와 백신 항원 후보물질 구축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번 SFTS 백신 개발 착수는 이를 구체화한 첫 단계라고 질병청은 밝혔다. SFTS는 참진드기를 매개로 퍼지는 감염병으로 심할 경우 고열과 혈소판 감소, 다발성 장기부전 등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에선 2013년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 지난해까지 총 2천65명의 환자가 나왔고, 이 중 381명이 사망해 사망률이 18.5%에 이른다. 현재까지 상용화된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서 신속한 개발이 요구되고 있는 감염병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는 AI를 활용해 항원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면역을 유도하는
감염병과 바이러스 대응을 강화하고자 정부가 내년 표본감시 기관을 3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은 최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7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감염병 대응 계획을 공유했다고 11일 밝혔다. 질병청은 감염병 유행을 조기에 인지하고, 신·변종 바이러스 발생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의원급 표본감시기관을 올해 300곳에서 내년 800곳으로 2.7배 가까이 늘린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질병청은 인플루엔자 등 제4급 감염병에 대해 감염병 표본감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질병청의 의원급 의료기관 표본감시에 따르면 올해 48주차(11월 23∼29일) 외래환자 1천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38도 이상의 발열과 함께 기침, 인후통 등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69.4명이다. 의사환자는 47주차(70.9명)보다 줄었으나 작년 같은 기간(5.7명)보다는 월등히 많다. 이 가운데 7∼12세 초등학생 연령층의 인플루엔자 의사 환자가 1천명당 175.9명으로 지난 절기 정점(2025년 1주차 161.1명)보다 늘었다. 겨울철에 유행하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입원환자는 45주차 216명에서 48주차 247명으로 증가했다. 코로나19의 경우
"해외에는 치료제가 있다는데, 국내에서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조차 안 돼 쓸 수가 없어요." "약이 떨어져 가는데 배송은 언제 올지 모르고, 하루하루가 피를 말리는 심정입니다."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은 이중고에 시달린다. 병마와의 싸움도 힘겹지만, 생명줄과도 같은 약을 구하기 위해 복잡한 절차와 긴 시간을 견뎌야 하는 현실이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희귀질환자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정부가 희귀의약품 지정 문턱을 대폭 낮추고, 환자가 개별적으로 수입하던 약을 국가가 미리 확보해 공급하는 체계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희귀질환자의 치료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희귀의약품 지정 요건'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긴급 도입 의약품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이 본격 추진된다. 이는 그동안 제도의 사각지대에서 치료 기회를 박탈당했던 환자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 희귀의약품 지정 '비교우위 입증' 족쇄 풀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희귀의약품 지정 절차의 간소화다. 현행 제도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으려면 국내 유병인구가 2만명 이하이면서 동시에 기존 대체의약품보다 '
11일 방역복과 위생모를 갖추고 들어선 녹십자 화순공장 완제의약품 포장시설에서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탄저백신이 담긴 바이알(주사약 등을 담는 작은 병)이 쉴 새 없이 밀려 나오고 있었다. 생물테러와 공중보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까지 전량 수입해 온 탄저백신을 국내 기술로 생산·비축하는 현장이었다. 탄저균은 '공포의 백색 가루'로 불리며 9·11 직후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를 생화학 테러의 공포에 몰아넣은 세균이다. 사람과 동물 모두 감염될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2000년 경남 창녕군에서 탄저병에 걸려 죽은 소의 고기를 먹은 뒤 5명이 감염돼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 외에 호흡기를 통해서도 퍼질 수 있는데 이처럼 호흡기로 감염되는 흡입탄저는 항생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치사율이 97%에 달해 대표적 생물학 무기로 꼽힌다. 이에 정부는 1997년 기반 연구를 시작하고 2002년부터 탄저백신 공정 개발과 비임상시험을 진행했다. 2008년부터는 임상시험에 들어갔고,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기반 연구를 시작한 지 28년 만이다. 정부는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했던 탄저백신을 국내 독자 기술로 생산·비축할 수 있게
그동안 과잉 이용 우려가 컸던 도수치료와 방사선온열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등 3개 의료행위가 관리급여로 지정돼 건강보험을 적용받게 됐다. 보건복지부는 9일 오전 비급여 적정 관리를 위한 논의 기구인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 제4차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협의체는 지난달 14일 제3차 회의에서 비급여 진료비·진료량 추이, 참여 위원 추천 등을 바탕으로 이들 3가지 항목과 체외충격파치료, 언어치료 등 5개를 관리급여 항목으로 우선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관리 필요성과 사회적 편익, 소요 재정 등을 중심으로 각 항목을 면밀히 검토하고 논의한 끝에 이들 3개 항목을 관리급여로 선정했다. 관리급여란 국민 의료비 부담 완화 등 사회적 편익 제고를 목적으로 적정 의료 이용을 위한 관리가 필요한 경우, 해당 의료 행위를 '예비적' 성격의 건보 항목으로 선정해 요양 급여를 지급하는 것이다. 이날 협의체에서 선정된 3개 항목은 적합성평가위원회와 전문평가위원회의 평가 후 건강보험 정책 최고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급여기준과 가격을 최종 결정한다. 협의체는 추후 체외충격파치료와 언어치료의 관리급여 선정 여부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앞선
내년부터 37주 미만으로 태어난 조산아(이른둥이)를 둔 가정의 의료비 부담이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기존에 출생일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5년까지만 적용되던 외래진료비 본인부담률 경감 혜택이 아이가 엄마뱃속에 있었던 기간(재태기간)을 고려해 최대 5년 4개월까지 연장되기 때문이다. 이는 일찍 세상에 나온 만큼 발달이 더딜 수밖에 없는 이른둥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조치로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환아 가족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요양급여의 적용기준 및 방법에 관한 세부사항'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이른둥이 맞춤형 지원대책'의 후속 조치로 이른둥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국가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 "일찍 태어난 만큼 더 지원"…재태기간별 차등 연장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기계적인 5년'에서 '생물학적인 발달을 고려한 기간 연장'으로의 변화다. 현행 규정은 조산아와 저체중 출생아(2.5kg 이하)가 외래진료를 받거나 약국을 이용할 때 본인부담금을 깎아주는 혜택을 '출생일로부터 5년이 되는 날까지'로 못 박고 있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재태기
앞으로는 대학교에서도 마약과 관련한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대학교 내 학생상담센터에서도 마약 예방 교육·상담을 제공할 수 있도록 '마약예방 교육·상담 표준매뉴얼'을 배포했다. 이는 클럽·파티 문화, 디지털 환경 변화 등에 따라 대학생이 마약을 접할 위험성이 높아진 데 따른 조치다. 매뉴얼은 마약류 관련 기본정보와 법적 처벌 내용 등 대학생 눈높이에 맞는 마약류 오남용 예방 수칙 등을 안내한다. 또 마약류 사용 인식 등 사전 검사를 통해 내담자를 대학생, 유학생, 마약 사용 위험군, 비의도적 마약 사용군, 의도적 마약 사용군 등 5개 대상군으로 분류해 각 특징을 반영한 상담 절차를 소개한다. 식약처는 "클럽에서 혹은 또래 친구에게 마약을 권유받으면 단호하게 거절하고 필요한 경우 반드시 도움을 요청하라"고 당부했다.
비만 치료제로 쓰이는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가 당뇨병 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에 한발 다가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4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를 열고 마운자로를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을 위한 식이·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쓸 때 급여의 적정성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에 따라 마운자로는 앞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급여 적용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당뇨병은 발병 원인에 따라 1형과 2형으로 나뉘는데, 2형 당뇨병은 흔히 대사증후군이나 비만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인슐린의 분비가 부족하거나 정상적인 기능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다. 약평위가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인정한 건 2형 당뇨병에 관한 것으로, 비만 치료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이밖에 이날 약평위에서는 삼오제약의 '복스조고주'(성분명 보소리타이드)를 성장판이 닫히지 않 은 소아 연골무형성증 환자에, 한국애브비의 '엡킨리주'(성분명 엡코리타맙)를 재발성 또는 불응성 성인 림프종 환자에 쓸 때 각각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얀센의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옵신비정(성분명 마시텐탄·타다라필), 미쓰비시다나베파
대한의사협회는 국회가 지난 2일 본회의 상정이 불발된 약사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약사법 개정안은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상 운영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현재 관련 사업을 하는 플랫폼이 닥터나우 뿐이라 일명 '닥터나우 방지법'으로 불린다. 의협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약사법 개정안은 비대면 진료로 생겨난 플랫폼 업체가 약국 개설자로부터 리베이트 수수를 금지하는 내용"이라며 "약국 간의 공정 거래 질서 유지와 국민 건강·안전에 필수적인 법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플랫폼 업체가 환자 유인행위는 물론 의약품과 의료서비스 오남용 등 국민 생명·건강을 위협하는 여러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며 "국회는 플랫폼 업체가 더 이상 우후죽순 양산되지 않도록 법령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단체도 약사법 개정안 처리에 같은 목소리를 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소관 상임위에서 여야 모두 비대면 진료 중개 플랫폼 규제 필요성에 충분히 공감했음에도 본회의 문턱에서 멈춰 선 것은 전형적인 '영리 플랫폼 눈치 보기'라며 "국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조속히 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