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 명심하도록건물을 나왔을 때는 오후 여섯시경이었다 아직 햇살은
대위 명심하도록건물을 나왔을 때는 오후 여섯시경이었다 아직 햇살은 있었지만 더위는 조금 가셔졌고 대신 건조한 바람이 피부에 닿았다미나 펠리스 호텔로 돌아간 그는 곧장 방으로 들어섰다 몇 시간밖에 되지 않았지만 온몸이 나른해져 있는 것은 기후 때문이아니라 긴장이 풀렸기 때문일 것이다전화벨이 울렸으므로 소파에 앉아 있던 그는 전화기를 들었다대위 힘든 하루였소 그렇지 않소버트의 굵은 목소리였다 그의 목소리는 밝았다0391하고 저녁이나 하지 않겠소팔목시계를 내려다본 이준석이 입을 열었다좋습니다 어디서 만날까요십분 후에 사보이 호텔 로비에서전화가 끊겼으므로 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던져놓았던 가방을 집어든 그는 방을 나와 곧장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엘리베이터에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서양인들이다로비에서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손님들에게 섞여 나오던 이준석은 문득 앞에 서 있는 버트를 보았다그는 서양인 관광객 서너 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이준석과 시선이 마주치자 자연스럽게 옆쪽으로 발을 떼었다그가 들어간 곳은 로비 왼쪽의 화장실이었다 잠시 주춤대던이준석은 몸을 돌려 화장실로 들어섰다 그 순간 문 옆에 서 있던버트가 그의 어깨를 쥐었다 긴장한 얼굴이었다개위도청당하고 있소 그리고 미행자도 따라붙을 거요 사보이로 가지 말고 에탑 호텔로 가 현관 앞에서 흰색 BMW를 찾으Al오039쏟아붓듯 말한 그는 화장실을 나갔다잠시 후에 화장실을 나온 이준석은 프런트로 다가가 체크아웃을 했다 프런트에 꽃힌 안내책자를 보자 사보이는 바로 위쪽이었고 에탑은 사보이의 위쪽이다로비에 가득찬 관광객을 헤치고 현관으로 나간 그는 택시를 잡았다 오후 여섯시 사십분이었다 여덟시 비행기를 타려면 지금 곧장 공항으로 떠나야 한다에탑 호텔로운전사에게 던지듯 말한 그는 어금니를 물었다 아직 버트가왜 자신을 끌어들이고 있는지를 알 수가 없다 그는 자신이 이집트 기관원에게 연행되었다가 풀려난 것도 아는 눈치였다 하지만지금은 의지할 곳이 없는 상황이다택시는 해안도로를 속력을 내며 달렸다 무의식중에 시계를 내려다본 그는 이제 마지막 비행기를 탈 수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지금부터 도망자의 신세가 된 것이다 파이즈의 죽음은 아직확인되지 않았지만 사내들의 분위기를 보아서는 혐의를 씌우기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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