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을수록 살이 쉽게 찌고 잘 빠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흔히 '나잇살'이라 불리는 체중 증가, 왜 나타나는 걸까요? …
나이가 들면 기초대사량이 줄면서 체중이 늘기 쉽습니다.
기초대사량 감소는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양이 줄어드는 것을 뜻하는데요.
또 지방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공급하는 지방세포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살이 잘 찌게 됩니다.
노화에 따른 성호르몬 분비 변화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근육 형성을 돕는 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지방이 쉽게 축적되는 거죠.
박영환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남성은 30대부터 매년 1%씩 '테스토스테론'이라는 성호르몬이 감소해 근육량이 줄고 체지방이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여성은 폐경기로 접어들면서 '에스트로겐'의 분비가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고, 내장지방이 늘어나면서 나잇살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잇살은 특히 복부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성장호르몬 감소가 원인 중 하나입니다.
성장호르몬은 성장이 끝난 성인의 몸에서도 분비돼 지방이 팔다리까지 골고루 분포하도록 하는데요.
나이가 들수록 성장호르몬이 줄어들기 때문에 중년에 접어들면 지방이 두 팔과 두 발의 끝까지 퍼지지 못하고 배에 쌓이게 됩니다.
문제는 나잇살에 따른 비만이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건데요.
내장지방은 염증을 유발해 당뇨, 고혈압 등 대사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런 위험 요인은 혈관성 치매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체중 증가가 퇴행성 관절염 같은 근골격계·관절 질환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나잇살을 예방하기 위해선 영양 균형이 맞도록 식사해야 하는데요.
나이가 들면 미각과 후각 기능이 떨어져 맵고 짠 음식을 찾기 쉬운데, 자극적인 음식은 살이 찌 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복부 비만에 독이 되는 정제 탄수화물과 단당류 섭취를 줄이고, 근육량 유지를 위해 단백질이 풍 부한 음식을 먹는 게 좋습니다.
또 몸에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흡연, 음주는 가급적 피해야 하죠.
유산소와 근력을 병행한 규칙적인 운동은 필수.
다만 강도 높은 운동은 노화로 약해진 뼈와 관절, 근육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박 교수는 "우리 몸의 가장 큰 근육에 해당하는 허벅지나 엉덩이 등 하체 중심으로 근육을 단련시키면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신진대사에 관여하는 성장호르몬이나 성호르몬 기능을 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 관리와 숙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