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비만 평생 간다…부모가 함께 개선 노력해야"

3월 4일은 '세계 비만의 날'…"건강한 삶, 어릴 때부터 비만 예방 중요"

 

 국내 비만 인구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비만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한비만학회가 최근 발간한 '2023 비만 팩트시트'를 보면 2021년 기준으로 성인 5명 중 2명이 비만에 해당하고, 이중 '초고도비만' 유병률은 최근 10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더욱 심각한 것은 비만 유병률이 아이 때부터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학회의 분석에서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5명 중 1명꼴에 해당하는 19.3%였다. 이는 10년 전 대비 남아와 여아가 2.5배, 1.4배 증가한 수치다.

 비만은 그 자체가 질병인 데다, 각종 질환 발생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삶을  바란다면 어릴 때부터 비만을 예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비만연맹이 제정한 '세계 비만의 날'(매년 3월 4일)을 맞아 국내 소아·청소년 비만의 위험성과 비만 예방 요령을 짚어본다.

 ◇ "비만 청소년 4명 중 3명, 1개 이상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노출"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성인기까지 지속되는 경향이 클 뿐만 아니라 어른이 채 되기도 전에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의 심혈관대사질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근호 논문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박혜순 교수 연구팀이 2016~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2~18세 청소년 2천182명(남 1천161명, 여 1천2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비만과 심혈관대사질환 사이에 이런 연관성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소아·청소년을 정상체중(1천664명), 과체중(199명), 비만(319명)으로 각각 분류하고, 이들이 가진 심장대사질환 위험 요인(고혈압, 높은 LDL-콜레스테롤 수치, 낮은 HDL-콜레스테롤 수치, 고중성지방혈증, 높은 공복혈당, 높은 간수치)이 몇 개인지를 살폈다.

 이 결과, 비만 청소년의 76.5%는 1개 이상의 심장대사질환 위험 요인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2개 이상 또는 3개 이상인 경우도 각각 49.8%, 22.7%로 집계됐다.

 과체중 상태의 소아·청소년에게서도 심장대사질환 위험 요인이 각각 1개 이상 60.5%, 2개 이상 24.0%, 3개 이상 9.1%의 비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비만한 소아·청소년에게 1개 이상의 심장대사질환 위험 요인이 생길 가능성이 저체중이거나 정상체중인 경우에 견줘 2.76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같은 비교 조건에서 2개 이상과 3개 이상은 각각 3.75배, 4.75배로 더 높았다.

 과체중 역시 1개 이상의 심장대사질환 위험 요인을 갖게 될 가능성을 1.88배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아 비만의 위험성은 세계 각국이 비슷하게 경고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연구에서는 2~5세 사이의 과체중 어린이가 성인이 됐을 때 비만할 위험이 정상 체중의 어린이보다 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청소년의 체질량지수(BMI) 증가가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심혈관질환(CVD)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성인이 됐을 때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심각한 비만은 혈압, 혈당, 지질 수치 상승을 포함한 심혈관질환 합병증의 즉각적인 위험과도 관련이 있었다.

 박혜순 교수는 "비만이나 과체중인 청소년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문제를 떠나, 여러 개의 심혈관대사질환 위험 요인을 동시다발적으로 보유하는 군집 현상을 보이면서 합병증이 진행된다는 점에 심각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아이들의 건강이 미래의 국가 경쟁력인데도, 건강해야 할 청소년 시기에 비만으로 인한 건강 문제의 위험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청소년의 비만 예방과 관리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심이 더 커져야 한다"고 말했다.

 ◇ 비만은 성장에도 나쁜 영향…"식사일기 쓰고 부모가 모범 보여야"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비만에 대해 "세 살 비만이 평생 간다"며 경고한다. 어릴 때 비만을 막지 못하면 평생 비만에 따른 여러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을 맞닥뜨린 채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다.

 더욱이 비만은 아이들의 성장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만치료 전문 365mc 이길상 원장은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 매우 다르다"며 "지방세포가 커지는 성인과 달리 소아비만의 경우 지방세포 수 자체가 많아질 수 있고, 체지방률이 높을 경우 성조숙증을 유발해 예상키가 작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성장기 아이들은 적어도 주 3회, 매회 30분 이상씩 꾸준히 신체 활동에 나서야 비만 예방과 성장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평소 활동량이 많지 않은 아이라면 갑자기 활동량을 늘리도록 강요하는 게 스트레스가 되거나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아이가 움직이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함께 나서야 한다. 전신을 움직일 수 있는 스포츠 게임기를 활용해 아이와 대결을 펼치거나 실내 체육시설을 찾아 탁구, 배드민턴 등의 구기종목을 함께 즐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야외 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것도 좋다.

 마침 대한비만학회는 '세계 비만의 날'을 기념해 오는 3일 서울 늘벗공원 운동장(강남구 대치동)에서 '건강 걷기 대회'를 개최한다.

 이런 행사에 아이와 함께 참여한다면 비만 예방과 관리의 필요성을 공부하고, 건강한 생활을 실천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원장은 "아이가 열심히 체중을 조절하는데 부모님이 야식을 즐기거나, 아이는 신체 활동을 시키면서 정작 부모는 빈둥거리는 모습을 보이게 되면 아이에게 반감을 주기 쉽다"며 "가족이 함께 건강 관리에 나서야 효율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이들에게 식단일기를 쓰게 하면 비만 예방에 좋은 습관을 길들일 수 있다.

 부모는 이때 매 끼니에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비타민과 무기질이 균형을 맞춘 식단을 구성해줘야 한다.

 단순당과 포화지방이 많아 달고 기름지면서 짠맛이 나는 음식을 줄이고, 식이섬유와 비타민, 미세영양소가 풍부한 채소, 잡곡, 해조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아예 못 먹게 할 수는 없는 만큼 먹긴 먹되 자제해서 먹게 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아이가 무언가를 먹고 마실 때마다 사진을 찍어 기록해보라고 제안하는 방법도 있다. 일종의 '식사일기'인 셈이다. 끼니를 기록하다 보면 자연스레 식습관을 파악할 수 있고 식사량도 체크할 수 있다.

 이때 식사는 '무조건 식탁에서'라는 원칙을 세워보는 것도 좋다. TV와 스마트폰, PC를 보면서 식사할 경우 집중력을 빼앗겨 포만감을 느끼기 어렵고, 식사량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수면도 체중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다. 식욕 조절과 성장 관련 호르몬이 잘 분비될 수 있도록 늦어도 밤 10시에는 잠자리에 들게 하고, 아이가 푹 잘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게 핵심이다.

 이 원장은 "아이들은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부분이 있고 통제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스스로 관리하기 쉽지 않다"면서 "가족 모두가 동참해 아이의 생활 습관을 바르게 잡아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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