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방식 질문하고 답변 얻는 AI서비스 진화…미 챗GPT 대표 사례

  대화 방식으로 질문하고 답변도 얻을 수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눈부시게 진화하고 있다.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작년 11월 공개한 챗GPT가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 검색 시장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챗GPT는 자연어 대화를 가능케 하는 생성형 언어 모델(GPT-3.5)로 학습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결과물을 내놓는다.

 축적된 정보를 단순히 조합하는 차원을 넘어 스스로 논리를 세우거나 추론하면서 의견까지 제시한다.

 세계적으로 AI 챗봇 돌풍이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외 시장에서 업무용 자연어 인지검색 솔루션을 제공해온 올거나이즈(allganize)㈜가 주목받고 있다.

 B2B 서비스에만 주력하는 이 회사가 시장의 눈길을 사로잡는 배경은 뭘까.

 올거나이즈는 데이터 분석업체 파이브락스(5Rocks)를 창업해 4년 만인 2014년 미국 모바일 광고업체 탭조이에 약 400억원을 받고 매각한 이창수 대표가 2017년 두 번째로 세운 스타트업이다.

 모든 사무직 노동자의 삶을 AI로 혁신하겠다는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이 비전에 맞춰 AI 딥러닝과 고성능 자연어이해(NLU)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 내부 문서에서 업무상 필요한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주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올거나이즈의 신기빈(42) CAIO(최고AI책임자)를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나 얘기를 들었다.

 물리학을 전공한 신 CAIO는 컴퓨터공학과를 나온 이 대표의 카이스트 후배다.

 네이버와 라인플러스에서 서버 소프트웨어·메신저 서버 개발 업무를 맡았던 그는 2018년 태동기의 올거나이즈에 합류해 핵심 서비스인 '알리' 개발을 이끌었다.

 -- CAIO(Chief AI Officer)는 어떤 일을 하나.

 ▲ AI 관련 조사, 연구, 개발, 서비스를 모두 관장한다.

 -- 올거나이즈의 비즈니스 모델은.

 ▲ AI로 기업의 문서를 처리해 업무 자동화를 돕는다. 기업 내부에는 엑셀, 파워포인트, PDF 등 다양한 형태의 문서가 존재한다. 비슷비슷한 제목과 내용이 많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동료에게 물어보듯 자연스러운 말(자연어)로 질문하면 우리 솔루션(알리)이 답을 찾아서 알려주는 구조다.

 -- 자연어 인지검색을 쉬운 말로 설명해 달라.

 ▲ 지금까지는 검색할 때 키워드를 넣어 나온 문서를 하나씩 눌러보며 답을 찾는 것이 보통이었다.

 오타를 내거나 정확한 키워드가 아니면 답이 나오지 않았다. 자연어 인지검색은 오타를 내거나 뜻이 비슷한 다른 단어로 물어도 AI가 질문을 이해해 답을 찾아준다. 대화하듯이 편하게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챗GPT가 자연어 인지검색 사례다.

 -- 일반적인 키워드 검색과 다른 특징은.

 ▲ 키워드 검색은 답변의 후보를 찾는 것이다. 사람이 답변 후보 중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아 읽어봐야 한다. 예를 들어 검색창에 초대 튜링상 수상자를 치면 튜링상 관련 문서들이 상위에 나오지만 정작 원하는 답은 볼 수 없다.

 해당 페이지에 들어가 상세 내용을 읽어봐야 1966년 앨런 제이 펄리스가 첫 수상자인 걸 알 수 있는 식이다. 반면에 챗GPT에 물어보면 비록 거짓이라도 대화하듯 답을 주는데, 이것이 자연어 인지검색이다.

 ◇ IBM '왓슨' 능가하는 성능 보인 '알리'

 올거나이즈는 자연어 인지검색 툴인 '알리'(Alli)로 B2B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화체 형식으로 물음을 던지면 각 고객 기업이 보유한 온갖 내부 문서와 웹상 정보를 토대로  빠르게 답을 만들어 주는 것이 서비스의 골격이다.

 미국에서 시작해 한국, 일본으로 확대한 이 서비스는 검색 결과의 정확도가 높아 2천500여 곳에 달하는 고객사 확보로 이어졌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에 총력을 쏟는 일본에선 금융그룹인 SMBC, 통신 대기업인 KDDI, 대형 가구업체인 니토리 등 다양한 분야의 주력 기업들이 알리를 사용 중이라고 한다.

 올거나이즈는 이달 초 기존 알리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 '알리GPT'를 발 빠르게 출시했다.

 -- 알리GPT는 어떤 서비스인가.

 ▲ 지난 5년 동안 자연어 인지검색으로 고객 기업의 내부 문서에서 정보를 추출해 답을 보여주는 알리 서비스를 제공해 왔는데, 이것에 오픈AI의 거대 언어 모델인 GPT-3.5를 탑재한 것이 알리GPT다.

 -- 원래 알리와 다른 점은.

 ▲ 기존 알리는 문서에서 정확한 답을 찾아 빠르게 보여주는 정보 추출은 잘했는데, 여러 문서를 종합해 답변을 만들어주는 능력이 부족했다. GPT-3.5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적용으로 여러 문서에 걸쳐 있는 정보를 종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됐다.

 -- 챗GPT와 비교한 알리GPT의 특징은.

 ▲ 챗GPT는 대중적으로 공개된 서비스여서 기업 전용으로 쓰기 어렵다. 2021년까지 공개된 데이터로만 학습된 한계도 있다. 이 때문에 기업 내부 내용이나 2021년 후로 웹에 등록된 정보와 관련해선 제대로 답할 수 없다.

 그러나 알리GPT는 내부 문서와 매뉴얼을 올릴 수 있어 해당 기업에 특화된 답을 주고, 최신 정보를 토대로 한 답변도 가능하다.

 -- 챗GPT는 결과물의 오류 검증이 과제로 거론되는데.

 ▲ 알리GPT는 이런 답이 왜 나왔는지 근거 문서와 출처를 보여준다. 그래서 바로바로 사실 검증이 가능하다.

 -- 기존 알리 모델이 IBM 왓슨을 능가하는 성능을 냈다는데.

 ▲ SMBC그룹이 내부 문서를 토대로 상담용 챗봇을 학습시키는 데 IBM 왓슨 모델을 사용했다. 6개월간 큰 비용을 들여 정확도 91%를 달성했다고 한다. 그런데 알리는 불과 2주 만에 95%의 정확도를 기록했다. SMBC는 그 후인 2019년 왓슨을 알리로 바꾸어 우리 고객이 됐고, 우리의 기술력에 반해 전략적 투자까지 했다.

 ◇ "챗GPT가 범용인공지능 미래를 확 당겨온 느낌"

 -- 최근 챗GPT가 돌풍을 일으키는 배경이 뭐라고 보나.

 ▲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다는 정도만으로 이렇게 관심을 받을 일은 아니다. 이전에도 꽤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했던 챗봇들이 있었다. 이번에 챗GPT가 보여준 것은 사람처럼 추론하고 말하는 범용인공지능(AGI)의 현실화 가능성이다.

 이전에 GPT-3가 나왔을 때도 AGI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사실 성능이 그리 뛰어나진 않았다. 신기하네! 이런 것도 되네! 이쪽으로 가면 답이 있겠다는 느낌을 주는 정도였는데, GPT-3.5를 베이스로 하는 챗GPT가 AGI의 미래를 확 당겨온 느낌이다.

 -- 대화형 AI가 가장 유용하게 쓰일 분야는.

 ▲ 지금까지는 고객상담센터의 업무를 돕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화하듯 편하게 질문받고 답을 자연스럽게 하는 AI 수준에 맞게 응용 분야가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법률, 금융, 의료 등 산업별로 대화형 AI가 업무를 자동화하거나 도울 수 있다.

 -- 한국의 AI 기술 수준을 평가하면.

 ▲ 아무래도 앞서가는 빅 테크 기업은 미국이 많다. 하지만 한국처럼 대중적으로 뜨겁게 반응하는 시장도 없는 것 같다. 웹, 모바일, 스마트폰 등이 도입될 때마다 한국 사용자들이 빠르게 반응하고 피드백을 많이 줬는데, AI 기술 기반 스타트업도 한국에서 빠르게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 AI 기술의 미래를 어떻게 보나.

 ▲ AI는 궁극적으로 특정 문제뿐만 아니라 주어진 모든 상황에서 생각과 학습을 하고 창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AGI를 향해 진화할 것이다. 올거나이즈는 AGI가 사람의 업무를 어떻게 돕고, 어떻게 더 효율화할 수 있을지 계속 연구할 계획이다.

 -- 인간처럼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AI가 등장할까.

 ▲ AGI를 얘기한다고 해도 창의성과 결부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창의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인공지능은 반드시 등장한다. 지금도 이미 그런 상황이 됐다.

 ◇ "일본서 더 알아줘요…2025년 도쿄 증시 상장 목표"

 전체 팀원이 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50명 규모인 올거나이즈는 현재 한국(서울), 미국(샌프란시스코·휴스턴), 일본(도쿄)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IT 강국으로 불리는 인도에서는 개발자 4명이 일하고 있다.

 본사 기능은 작년 7월 미국 휴스턴에서 도쿄로 이전했다.

신 CAIO는 일본 시장을 키우면서 2025년을 목표로 잡은 도쿄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기 위해서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올거나이즈는 전체 고객사의 약 60%가 일본 기업일 정도로 일본 시장에서 특히 인지도가 높다고 한다.

 "일본 금융업계에서 1~2위를 다투는 SMBC그룹의 60개 계열사가 알리를 도입하면서 현지 미디어에 엄청나게 많이 소개됐어요. IBM 왓슨보다 높은 정확도가 화제가 된 것이죠. 그걸 계기로 다양한 분야의 고객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신 CAIO는 "고령화로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은 지금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단순 노동을 AI로 대체하고 노동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에 관심이 많아 알리를 도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이 알리 서비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까.

 이 궁금증에 대해 송혜원 올거나이즈 PR·마케팅 매니저는 두 부류를 거론했다.

 "문서가 굉장히 다양한 종류로 여기저기 많이 흩어져 있는 기업, 그리고 퇴직자가 쌓아놓은 노하우가 잘 계승되기를 바라는 기업이 활용하면 좋을 겁니다. 기업 내부 문서에서 한 방에 원하는 답을 찾아 정리해 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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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대신 국가 재정 투입해 의료인력·기관에 직접 지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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