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회피 못 하게 소득정산제 도입 후…감액조정 80% 급감

작년 9월 도입 지역가입자 대상 건보료 소득정산…올해 11월 첫 적용
실제 소득 감소하지 않았는데 건보료 감액받았으면 토해내야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등을 대상으로 이른바 '소득 정산제도'를 도입한 이후 "건강보험료를 깎아달라"고 신청해서 실제 감액 조정받은 사례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보료를 꼼수로 회피하지 못하게 하려고 시행한 소득 정산제도가 뚜렷하게 효과를 낸 것으로 건강보험 당국은 보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9월부터 소득 중심의 건보료 부과 체계 2단계 개편을 하면서 그간 직장가입자에게만 적용하던 건보료 연말정산을 지역가입자와 월급 외 별도의 소득(이자, 배당, 임대료 등)을 올리는 일부 고소득 직장가입자에도 확대, 시행했다.

 이에 따라 지역가입자 등도 전년도 소득이 늘었으면 건보료를 더 내야 하고, 줄었으면 더 냈던 보험료를 돌려받게 됐다. 소득 변동이 없었다면 보험료도 변화가 없다.

(단위: 건, 억원)

 

소득 조정
처리 기간
조정 건수 1) 조정 소득금액 2)
2022년
9월~12월
328,303 58,090
2021년
9월~12월
1,572,589 141,394
증감치 ∆1,244,286
(∆79.12%)
∆83,304
(∆58.92%)

 

주1) 소득 정산제도는 2022년 9월에 도입되었으므로, 9~12월 기준으로 비교

주2) 조정 소득금액은 보험료가 아니라, 국세청 연계 연간 소득금액임에 유의

 ◇ 감액조정 건수 157만2천589건→32만8천303건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이 건보공단에서 받은 '소득 정산제도 시행 전후 조정 현황' 자료를 보면, 작년 9월 소득 정산제 시행 후 소득 활동 중단이나 소득감소를 이유로 보험료를 감액 조정받은 건수는 4개월(2022년 9∼12월)간 32만8천303건(중복신청 포함)이었다.

 전년도 같은 기간(2021년 9∼12월)의 157만2천589건보다 80%가량 급감한 수치다.

 조정 소득금액은 14조1천394억원에서 5조8천90억원으로 59% 감소했다.

 조정 건수에는 개인별로 중복해서 조정한 건수가 들어있고, 조정 소득금액은 부과된 보험료가 아니라, 국세청 연계 소득자료의 연간 소득금액을 말한다.

 감액 조정된 건보료 규모를 추정하고자 직장 건강보험료율(2022년 6.99%)을 적용해 추산해보면 3천294억원에서 1천354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건보공단은 이렇게 건보료를 감액 조정받은 지역가입자 등을 상대로 올해 11월 확보하는 국세청 연계 소득자료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재산정해서 정산한 차액을 올해 11월분 보험료에 부과하거나 돌려줄 예정이다.

 실제 소득이 감소하지 않았는데도 줄어든 것처럼 거짓으로 보험료 조정신청을 해서 건보료를 감액받은 경우 다시 토해내야 한다는 말이다.

 건보 당국이 지역가입자 등에도 소득 정산제를 들이대는 것은 가입자 간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과 공평성을 제고하기 위해서이다.

 소득 중심으로 건보료 부과 체계를 개편했다고는 하지만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에게 매기는 보험료가 다른, 이원화된 현실은 여전하다.

 직장가입자에게는 당해연도 소득에만 건보료를 부과하지만, 지역가입자에게는 소득뿐 아니라 재산, 자동차에도 건보료를 매긴다.

 문제는 지역가입자에 보험료를 거두는 소득은 자영업자나 프리랜서 등이 당해연도에 벌어들인 소득이 아니라 전년도 소득이라는 점이다.

 건보공단은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가 국세청에 매년 5월 전년도 종합소득금액을 신고하면 이 소득 자료를 10월에 넘겨받고 이를 토대로 매년 11월에 새로 산정한 건보료 고지서를 발송한다.

이렇다 보니 지역가입자의 소득 발생 시점과 보험료 부과 시점 사이에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33개월의 시차가 발생한다.

 경기 상황에 따라 프리랜서나 자영업자 등은 수입이 들쭉날쭉해서 전년보다 올해 소득이 적은 경우가 종종 생긴다.

 ◇ 꼼수로 더는 건보료 감면 받기 힘들어…전체 지역가입자로 확대 여부 '저울질'

 건보공단은 이 과정에서 전년도 소득 기준으로 매긴 건보료는 상당히 부담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부터 지역가입자가 폐업(휴업) 사실 증명원, 소득금액 감소증명원, 퇴직(해촉)증명원 등 자료를 제출하면 보험료를 조정해주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소득 프리랜서 중 일부가 이런 조정신청제도를 악용해 건보료를 꼼수로 회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예를 들어 스포츠 감독 A씨는 2021년에 15억3천934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그렇지만, 조정신청을 거쳐 한 푼도 벌지 않은 것으로 인정받아 이듬해인 2022년 소득 건보료를 아예 면제받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연예인 B씨도 2021년에 15억3천934만원을 벌었지만, 소득 조정을 거쳐 고작 연간 1천320만원만 번 것으로 인정받아 건보료를 거의 내지 않았다.

 이처럼 연간 억대 소득을 올리는 연예인과 가수, 스포츠선수, 웹툰 작가 등 고소득 프리랜서들이 소득 조정제도를 편법으로 활용해 보험료를 피해 가는 일이 생기면서 건보공단은 적잖이 골머리를 앓았다.

 건보 당국이 지역가입자 등에도 보험료 연말정산 제도를 시행해 폐업 등으로 소득이 끊기거나 줄었다고 신고해 보험료를 감액받더라도 이후 국세청 소득자료를 연계해 사후에 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 소급해서 보험료를 거두기로 한 이유이다.

 건보 당국은 올해는 보험료를 감면해달라고 신청해서 감면 조정받은 일부 지역가입자 등을 상대로 소득 정산제도를 첫 적용 하되 앞으로 모든 지역가입자로 확대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저울질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소득 정산제도 시행으로 5년간 1조3천567억원의 재정 누수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직장가입자는 건강보험법에 따라 해마다 4월이면 건보료 연말정산을 해야 한다.

 직장인 건보료 연말정산은 전년도 보수총액을 기준으로 우선 부과한 당해 보험료와 당해 실제로 직장인이 받은 보수총액을 바탕으로 산정한 확정 보험료의 차액을 그다음 해 4월분 보험료에 추가로 부과하거나 반환하는 절차이다.

 정산과정에서 당해 월급 등이 오르거나 호봉승급, 승진으로 소득이 증가한 직장인은 건보료를 더 내야 하고, 임금이 깎인 직장인은 건보료를 돌려받는다.

 정산보험료는 당해 내야 했던 건보료를 다음 연도 4월까지 유예했다가 나중에 내는 것으로 보험료가 일률적으로 오르는 건보료 인상과는 다르다.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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