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에서 일상이 된 코로나…"고위험군 보호·미래 대비 중요"

전세계 확진 7억명, 사망 691만명…한국도 3천125만명 확진
위기단계 '경계' 하향·격리 7→5일 축소 조치 곧 이뤄질 듯
"고위험군 보호 중요…변이·신종 감염병 대응체계 서둘러야"

 [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국제보건 비상사태를 해제하면서 코로나19는 이제 공식적으로 '비상'이 아닌 '일상'이 됐다.

 우리 방역당국도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과 이에 따른 확진자 격리 축소 등의 조치를 곧 확정할 계획이다.

 7일 전문가들은 향후 위기단계 조정 과정에서 고위험군·취약시설 보호와 아프면 쉴 권리 정착 등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또다시 찾아올 수도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나 신종 감염병 대비에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 3년 4개월만에 해제된 코로나19 비상사태

 그로부터 한달 뒤인 2020년 1월 31일 WHO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의한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다.

 새로운 10년(decade)의 시작인 '2020년'이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던 세계적 대유행, 즉 팬데믹의 시작이 된 것이다.

 인류 감염병 역사에 기록될 코로나19 비상사태는 그렇게 3년 4개월이나 이어졌고, 그 사이 전 세계에서 691만명 넘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전 세계 확진자는 7억4천616만9천431명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5일 0시 기준 확진자수는 3천125만1천203명, 누적 사망자수는 3만4천518명이다.

 비상사태는 해제됐지만 코로나19는 바이러스 변이를 거듭하며 여전히 확산 중이다.

 다만 치명률이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 코로나19를 이제 더는 심각한 감염병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을 하게 한 근거가 된 것으로 보인다.

 WHO는 변이 바이러스와 관련해서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는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현재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는 중증도 증가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신규 확진자수는 한동안 1만명 아래로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다시 2만명 가까이로 증가했으나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수는 적은 수준에 머물면서 치명률 역시 0.11%를 유지 중이다.

 ◇ 더 가까워진 일상회복…곧 격리 7→5일 축소 전망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WHO가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선포 해제를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엔데믹(endemic) 상황으로 전환됐다는 공식 선언"이라고 말했다.

 엄 교수는 "엔데믹이 됐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풍토화했다는 것이어서 상시적인 대응체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WHO의 이번 결정으로 완전한 일상회복을 향한 각국의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미국은 오는 11일 코로나19 비상사태 종료를 예고한 상태다.

 우리 정부도 앞서 지난 3월 말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WHO의 결정 이후 위기평가회의 등을 거쳐 코로나19 위기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는 것을 포함한 1단계 조 치 계획을 5월 중 발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WHO 긴급위원회 결과 및 국내외 유행 현황, 국내 방역·의료대응 역량, 주요국 정책 동향 등을 종합 검토한 후 전문가 자문과 위기평가회의를 거쳐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 조정 방안을 신속히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단계 조정이 이뤄지면 확진자 격리 기간은 7일에서 5일로 줄어들고, 임시선별검사소의 운영과 범정부 차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대응도 종료되며, 신규 확진자 숫자 등 통계는 주간 단위로 발표된다.

 

 이후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돼 의료기관 등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나 격리 의무가 완전히 해제되는 2단계 조치와 완전한 일상회복을 의미하는 3단계 조치가 순차적으로 뒤따르게 된다.

 정부는 2단계는 7월께, 3단계는 내년 이후로 예상한 바 있다.

 ◇ "고위험군 보호 유지돼야…변이·신종 감염병 대비 필요"

 코로나19가 차츰 일반 의료체계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고령자,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다. 코로나19 유행이 안정화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국내에선 일평균 1만5천여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하루 10명 안팎이 숨진다. 80세 이상의 치명률은 1.91%에 달한다.

 엄중식 교수는 "고위험군과 취약시설 보호 전략이 중요하다. 백신과 항바이러스제를 적극적으로 투여하는 환경을 만들고 환자 발생시 빠르게 진단해 치료하는 환경을 유지하고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교수도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는 계속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며 아울러 격리 축소 또는 해제와 관련해 "아파도 쉴 수 없는 상황 때문에 (감염병) 확산이 일어나므로 아프면 쉬는 문화 정착과 제도 보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비상에서 벗어나는 국면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또다시 출현할 수 있는 위협적인 변이 바이러스, 혹은 완전히 새로운 미지의 감염병에 대비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코로나19와 같은 팬데믹을 초래할 감염병이 또 올 것이라고 많은 전문가가 예상한다"며 "지난 3년여간 잘한 점과 부족했던 점을 분석하며 앞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엄 교수는 "코로나19 새로운 변이나 신종 감염병의 가능성은 늘 염두에 둬야 한다"며 "정책 내용 못지않게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점을 코로나19 경험을 통해 절감한 만큼 범정부적으로 예산, 인력 등도 빠르게 확보해 대응체계를 속도감 있게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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