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난해 일터에서의 사고나 업무상 질병으로 숨진 근로자 가운데 절반 이상은 60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고용노동부의 '2023년 12월 말 산업재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보상이 승인된 재해 사망자 수는 모두 2천16명이다. 사고 사망자 812명에 질병 사망자 1천204명을 더한 것으로, 2022년 대비 9.3% 줄었다. 이 가운데 60세 이상 사망자는 1천51명으로, 전체의 52.1%를 차지했다. 사고 사망자 중에선 45.8%, 질병 사망자 중에선 56.4%가 60세 이상이었다. 사고와 질병을 합쳐 50대가 547명(26.6%), 40대 284명(14.1%), 30대(5.2%), 20대 이하(1.9%)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산재 사망자 중 60세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0년을 놓고 보면 2013년엔 산재 사망자 1천929명 중 60세 이상이 575명(29.8%)으로 30%에 못 미쳤는데, 2015년 34.0%, 2017년 37.8%, 2019년 40.9%, 2021년 45.3%, 2022년 49.0% 등 매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고령자 산재가 늘어난 것은 일단
지난해 전 세계 홍역 발생 건수가 32만 건을 넘어서 전년도보다 거의 두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추세가 계속되면 코로나19 대유행 직전과 비슷하게 홍역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세계보건기구(WHO) 패트릭 오코너 박사와 핀란드 보건복지연구소 한나 노히넥 교수팀은 지난 27~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유럽 임상 미생물학 및 전염병 학회(ESCMID) 세계총회에서 지난해 전 세계에서 32만1천582건의 홍역이 발생, 전년도(17만1천153건)보다 88%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도 이달 초까지 9만4천481건이 보고됐다면서 보고 지연 등으로 인해 실제 발생은 훨씬 많을 것이라며 올해 발생 건수도 최소 지난해 수준 또는 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올해 발생 사례 중 4만2천767건(45%)이 WHO 유럽 지역에서 발생했고 예멘, 아제르바이잔, 키르기스스탄은 세계에서 홍역 발병률이 가장 높다며 이 같은 대규모 발병과 지속적인 전염은 홍역 퇴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 세계 홍역 발생은 코로나19 대유행 직전 수년간 빠르게 증가하다가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으로 급감했으나 다시 증가
고령화와 노후 빈곤이 심화하는 가운데 고령 유병자의 노후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유병자 연금보험을 도입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4일 보험개발원은 '고령화 시대의 위험과 해외 유병자 연금상품 운영사례' 보고서에서 국내 생명보험사의 연금보험 전체 수입보험료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약 2.8% 감소했다고 밝혔다. 인구 고령화와 '유병장수 시대'에 진입한 상황에서 고령 유병자의 노후 자산 확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지만, 국내 개인연금보험 시장이 매년 축소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연금보험이 정체된 원인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보장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연금 상품이 부족한 데다 자발적인 노후자산 형성을 위한 세제 제도가 미흡한 점 등이 꼽힌다. 개발원은 "고령 유병자는 노후 생활자금뿐만 아니라 의료 시설비용을 포함한 건강자금 등 건강한 노령층에 비해 추가적인 자금이 필요하다"며 "늘어나는 고령 유병자에 대해 개인연금보험 시장을 활성화해야 사회 안전망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병자 연금보험은 평균 이하의 기대수명을 가진 피보험자에게 더 많은 연금액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일반 연금상품은 다양한 연령층이 가입하는 데 반해 유병자 연금상품은 은퇴기에
부작용 없이 기관지 내에 낀 이물질을 빼낼 수 있는 내시경 로봇이 개발됐다. 한국기계연구원 김기영 책임연구원과 충남대병원 장재원 교수 공동연구팀은 자유자재로 방향 조정이 가능한 내시경 겸자(내시경 카메라 장비에 삽입되는 얇고 가느다란 기구로 끝이 그리퍼 모양으로 돼 있음)와 안구 위치 추적·페달 기능을 통합한 기관지 내시경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영유아기에 잦은 사고 중 하나가 이물질 삼킴이다. 자칫하면 기도가 막혀 질식 등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어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의료 분야에 쓰이는 연성 기관지 내시경(얇고 유연한 튜브로 구성돼 있으며 내시경 끝에는 소형 카메라와 LED 등이 장착돼 있음)에 카메라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로봇 기술을 결합해 기관지 내시경 로봇 시스템을 개발했다. 내시경 겸자 그리퍼에는 관절을 붙인 뒤 와이어를 이어 관절의 방향을 상하좌우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그리퍼의 방향과 각도를 조절, 이물질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의료진의 안구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안구 위치 추적 기술과 의료진이 직접 발로 조작할 수 있는 풋 페달 장치 기술도 통합했다. 내시경 카메라가
비타민 D가 장내 미생물을 조절해 암 면역 요법에 대한 반응을 향상하는 것으로 생쥐 실험에서 확인됐다. 또 사람도 비타민 D 수치가 높을 경우 암 면역요법에 잘 반응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프랜시스크릭연구소와 미 국립보건원 국립암연구소(NCI), 덴마크 올보르대 공동 연구팀은 최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생쥐에게 비타민 D가 풍부한 먹이를 먹이는 실험과 암 환자 집단 분석에서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제1 저자 겸 공동 교신저자인 에반젤로스 지암파졸리아스 박사는 비타민 D가 생쥐 장내 세균의 암 면역을 유도해 면역요법에 대한 반응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장내 미생물 군집을 이용한 면역체계 강화로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도 비타민 D 결핍과 암 위험 사이에 연관성을 시사하는 결과들이 제시됐지만 그 증거는 명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종양세포를 이식한 생쥐에게 비타민 D가 풍부한 먹이를 먹이고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와 암에 대한 면역력 변화를 조사했다. 그 결과 비타민 D가 풍부한 먹이를 먹은 생쥐는 비타민 D가 장의
고령화 탓에 심근경색증 환자가 10년 새 1.5배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뇌졸중 환자도 1만명 가까이 늘어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적시 치료에 대한 인식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질병관리청은 2011∼2021년 심뇌혈관질환인 심근경색증과 뇌졸중 발생 건수 등을 분석한 '심뇌혈관질환 발생통계' 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심근경색증은 2021년 3만4천612건 발생해 2011년(2만2천398건)의 1.5배로 증가했다. 심근경색증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갑자기 막혀서 심장근육이 괴사하고, 심장마비가 생겨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증의 조기 증상은 ▲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 또는 짓누르는 느낌 ▲ 갑자기 턱, 목 또는 등 부위에 심한 통증이나 답답함 ▲ 갑자기 숨이 많이 참 ▲ 갑작스러운 팔 또는 어깨에 통증이나 불편함 등이 있다. 심근경색증은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조기에 신호를 알아채 빠르게 치료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심근경색증 발생률은 2021년 기준 10만명 당 67.4건이다. 남성 99.4건, 여성 35.6건이었다. 80세 이상 발생률이 10만명 당 340.8건으로 가장 높았고,
전공의들이 장기간 병원을 떠나면서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가 그 자리를 메꿀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전담간호사', '의료보조인력' 등으로 불리는 PA 간호사는 통상적으로 수술 보조, 검사시술 보조, 검체 의뢰, 응급상황 보조 등의 의료행위를 하는 간호사를 뜻한다. 현재 전국 병원에서 약 1만명가량의 PA 간호사가 활동하고 있다는 게 의료계 추산이다. 정부는 전공의 사직으로 병원 내 일손이 부족해진 상황에서 PA 간호사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지난 2월 27일부터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새로운 보건의료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필요하면 시범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는 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에 근거해 PA 간호사들이 실질적으로 의사 업무를 일부 대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에서 그동안 대법원 판례를 통해 간호사에게 명시적으로 금지된 행위(사망진단, 프로포폴에 의한 수면 마취 등)를 제외하고, PA 간호사가 검사와 치료·처치, 수술, 마취, 중환자 관리에 걸쳐 할 수 있는 업무 기준을 새롭게 제시했다. 이 기준을 보면, PA 간호사는 수술 부위 봉합과 매듭, 동맥과 정맥의 결찰을 비롯한
미국 헬스케어 기업 메드트로닉의 한국 법인 메드트로닉코리아는 제약사 한독과 공동 진행하던 당뇨병 관리 의료기기의 국내 유통·판매를 앞으로는 자체 수행한다고 3일 밝혔다. 메드트로닉코리아는 19세 미만 1형 당뇨병 관리 의료기기에 대한 보험 급여가 확대되는 등 당뇨 치료 환경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브랜드 인지도 향상, 환자·고객과의 소통 강화 등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메드트로닉은 복합 폐쇄회로형 인슐린 펌프 '미니메드 780G 시스템', 연속혈당측정기 '가디언 4 시스템' 등을 국내 공급하고 있다. 유승록 메드트로닉코리아 대표이사는 "이번 결정은 국내 1형 당뇨병 환자분들과 의료진에 대한 메드트로닉의 강한 파트너십 의지를 담고 있다"며 "직접 유통 및 판매로 국내 환자와 의료진 등 고객과의 거리를 좁히면서 공급, 고객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의료 개혁을 추진하며 '국민 건강 보장'이라는 정책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 재원이 아닌 국가 재정으로 의료 인력과 기관에 직접적으로 더 보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보건복지부는 2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건강보험과 재정의 역할'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발제에 나선 강희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강보험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현행 보건의료정책은 의료서비스 비용 보상 체계를 왜곡하고 지역 간 의료 격차를 확대한다고 주장했다. 의료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동일 행위 동일 수가' 방식의 표준 보상제가 서비스 위험과 난이도에 따른 보상을 주지 못하고, 이것이 수익이 많이 나는 영역으로 의료 자원을 집중시켰다는 것이다. 강 위원은 "인구·교육·문화 등 모든 사회적 자원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와중에 건보 중심의 현 보건의료정책이 자원 할당 기능을 갖추지 못해 지역 의료 격차를 심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자원의 재할당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국가 보건의료재정을 강화해 지역 의료인력 자원과 보건 인프라 육성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투입되는 재정은 기존 의료 서비스 행위에 대해 보상하는 방식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야생 수마트라 오랑우탄(Pongo abelii)이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뒤 민간 의료에서 다양한 질병을 치료에 사용되는 약초를 먹고, 씹어 으깬 약초를 상처에 발라 치료하는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 독일 막스 플랑크 동물 행동 연구소(MPIAB) 이자벨 로머 박사팀은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인도네시아에서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수컷 수마트라 오랑우탄이 약초를 먹고, 씹어서 으깬 약초를 상처에 발라 치료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는 야생 동물이 약효가 있는 식물을 이용해 상처를 치료하는 행동에 대한 첫 보고라며 이는 약초를 이용한 적극적인 치료 행동이 인간과 유인원의 공통 조상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아닌 동물의 자가 치료는 발생 예측이 어려워 체계적 연구가 쉽지 않다. 하지만 아프리카, 중남미, 마다가스카르 등에서 유인원, 오랑우탄, 흰손긴팔원숭이 등이 잎 전체를 삼키거나 씹어서 바르는 행동이 관찰된 사례는 다수 보고됐다. 특히 독일 오스나브뤼크대학 연구팀은 2019년 아프리카 가봉 로앙고 국립공원에서 침팬지가 작은 벌레를 잡아 자기 상처와 동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