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52시간이 넘는 장기 근무는 건강에 좋지 않을뿐만 아니라 뇌 구조를 바꿔 문제 해결 능력과 기억력, 감정 처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와 중앙대 공동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의 예비 연구 결과를 지난 13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직업 및 환경 의학' 저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의료 분야 종사자 110명의 뇌 자기공명영상장치(MRI)를 분석했다. 이 중 32명은 주당 최소 52시간 일하는 과로 그룹이었고, 78명은 주당 40시간 정도로 표준 근무 시간을 유지하는 이들이었다. 분석 결과 장시간 근무하는 이들은 뇌의 전두엽의 중앙 전두회 부위의 회백질 용량이 평균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위는 주의 집중, 작업 기억, 언어 관련 처리 등 복합적인 인지 기능에 관여한다. 또 주의, 계획, 의사 결정을 담당하는 상전두회, 감각·운동 기능 통합, 감정 처리, 자기 인식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섬엽 등 17개 부위의 부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과로한 사람들은 실행 기능 및 감정 조절과 관련한 뇌 영역에서 상당한 변화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이러한 연구 결과는 장시간 근무와 뇌의 구조적 변화를 연결하는
질병관리청은 일찍 찾아온 여름 더위에 작년보다 닷새 이른 15일부터 오는 9월30일까지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적시에 적절히 조치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질병청은 온열질환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여름철마다 응급실을 운영하는 전국 500여개 의료기관과 관할 보건소 및 시도와 협력해 일일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여름이 길어지면서 감시체계 운영 기간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감시체계가 시작된 2011년만 해도 운영 기간은 7월 1일∼9월 3일이었다. 올해는 5월 15일∼9월 30일로, 역대 가장 빨리 시작해 가장 오랫동안 감시체계를 가동한다. 긴 더위에 온열질환으로 인한 피해도 늘고 있다. 작년 감시체계로 파악된 온열질환자는 총 3천704명으로 전년(2천818명) 대비 31.4% 증가했다. 이는 '최악의 더위'로 기록된 2018년(4천526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온열질환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자는 34명이었다. 추정 사인은 주로
심혈관질환 환자 중엔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는 우려에 운동을 꺼리는 경우가 있지만, 오히려 꾸준한 운동이 재발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이 병원 권준교 교수팀이 이런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최근 게재했다고 14일 밝혔다. 권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10∼2017년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을 진단받고 관상동맥중재술이나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20세 이상 환자 3만여 명의 운동량 변화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6.7년간 추적 관찰했다.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은 심장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혈관 내에 급성으로 생긴 크고 작은 혈전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혈관이 폐쇄되거나, 혈전에서 분비된 혈관 수축성 물질로 인해 심장에 혈류 공급이 부족해지는 질환이다. 심근경색, 불안정 협심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 결과 급성관상동맥증후군 진단을 받기 전과 후에 주 1회 30분 이상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가볍게 뛰기 등의 '중강도 이상 운동'을 한 그룹의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그룹보다 13% 낮았다. 진단받은 후에 새롭게 운동을 시작하더라도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지난해 경기도민의 '건강생활실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건강생활실천율은 금연, 절주, 걷기를 모두 실천한 도민의 분율을 말한다. 14일 경기도 내 48개 보건소가 작년 5~7월 31개 시군의 19세 이상 4만3천6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생활실천율이 40.7%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중앙값 36.2%보다 4.5%포인트 높은 것으로 지역사회건강조사를 시작한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군별로는 과천시가 57.9%가 최고였고 이어 성남시 분당구(56.5%), 용인시 수지구(54.7%) 등의 순이었다. 반면 가평군(22.9%), 광주시(25.2%), 화성시 서부(26.8%) 등은 건강생활실천율이 과천시·성남시 분당구·용인시 수지구의 절반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남자 현재흡연율'의 경우 32.0%로 전국 중앙값 34.0%보다 2.0%포인트 낮았고, '현재흡연자의 1개월 내 금연계획률'은 5.4%로 전국 중앙값 4.7%에 비해 0.7%포인트 높았다. '연간 음주자의 고위험음주율'은 15.7%로 전국 중앙값(16.6%)보다 0.9%포인트 낮았다. 정신건강 지표 가운데 '우울감 경험률은' 전년(7.
질병관리청은 5월 17일 세계 고혈압의 날을 앞두고 대한고혈압학회와 함께 임신부를 중심으로 이달 중 혈압측정 캠페인을 벌인다. 고혈압은 심뇌혈관계질환의 가장 흔하고 강력한 위험인자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관상동맥질환, 허혈성·출혈성 뇌혈관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규정한다. 고혈압은 평소 별다른 증상이 없기 때문에 그 심각성과 관리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쉽기도 하다. 2023년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심장질환이 2위, 뇌혈관질환이 4위, 고혈압성 질환이 8위에 오를 정도로 고혈압, 심뇌혈관계질환은 위험하다. 특히 임신 중 겪는 고혈압은 산모에게 자간전증(임신중독증), 뇌졸중, 장기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산모가 위험해지는 만큼 저체중아, 조산, 태반조기박리 등 태아의 건강과 생명에도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올해 캠페인의 중점 홍보 대상을 임신부로 삼고 임신부 대상 혈압 측정, 건강 상담 등 현장 캠페인을 한다. 질병청에 따르면 임신 중 정상 혈압은 수축기 140mmHg·이완기 90mmHg 미만이다. 이를 넘으면 임신성 고혈압으로 진단받는다. 일반적인 고혈압 기준은 수축기 120mmHg·이완기 80mmHg이다. 임신 중 고혈압의 원인
10대 말이나 20대에 비만이 되면 일찍 죽을 확률이 거의 2배로 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비만학회 총회에서 스웨덴인 남성 25만8천269명과 여성 36만1천784명의 체중 변화를 추적하고 사망률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 기간에 남성 중 8만6천673명, 여성 중 2만9천76명이 사망했다. 연구 대상자 중 남성과 여성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각각 23년, 12년이었다. 연구 대상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체중이 느는 경향이 있었으나, 청년기에 체중이 늘면 중년기에 느는 경우보다 사망률이 훨씬 더 높았다. 17세에서 29세 사이가 '핵심적 생애 단계'이며, 이 기간에 암, 제2형 당뇨병, 심장병 등 향후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날씬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만 30세가 되기 전에 비만이 됐던 남성과 여성은 연구 기간 동안 사망할 확률이 젊을 때 건강 체중을 유지했던 이들보다 각각 79%, 84% 높았다. 전반적으로, 성인 초기에 체중이 1파운드(0.4536㎏) 증가하면 조기 사망 위험이 20% 넘게 증가했다. 스웨덴 룬드 대학교의 역학 부교수이며
국내 연구진이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줄어드는 원인이 뇌에 있음을 확인,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경북대 김상룡·이준영 교수, 남영표·김세환 박사와 한국뇌연구원 김재광 박사 연구팀이 뇌의 흑질-선조체 도파민 신경계의 기능 저하가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이며, 신경계의 항노화 유도를 통해 근감소증을 억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14일 밝혔다. 흑질-선조체 도파민 신경계는 뇌의 흑질에 분포하는 신경세포가 선조체 부위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전달하는 신경회로이다. 이 신경계의 퇴행이 노년기 운동기능 약화와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에 대한 연구는 주로 파킨슨병 등 특정 질병 모델에 제한돼 있었다. 연구팀은 동물 모델을 통해 일반적인 노화 과정에서 흑질-선조체 도파민 신경계의 기능 저하가 운동 능력 약화와 근감소증에 직접적으로 기여함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노령 생쥐 모델의 뇌 흑질에서 항노화 인자 중 하나인 '시르투인3'(SIRT3·포유류에서 발견되는 단백질 중 하나로 노화 지연, 에너지 대사과정 조절 역할을 함)의 발현이 노화에 따라 감소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시트루인3의 발현을 높이는 유전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청력 손실을 보청기 등을 활용해 적절히 치료하면 노인층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등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 니컬러스 리드 교수팀은 14일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서 노인들을 청력 치료 그룹과 건강한 노화에 대한 교육 그룹으로 나눠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청력 치료가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는 사회적 연결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리드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노화가 진행되고 있는 환자들이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들의 사회적 삶을 풍요롭게 하고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향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노인의 4분의 1 이상이 다른 사람들과 거의 혹은 전혀 접촉하지 않고, 3분의 1은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한다. 연구팀은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이런 사회적 고립이 부분적으로는 의사소통 및 관계 형성에 방해가 되는 청력 손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메릴랜드 등 4개 주에서 치료받지 않은 청력 손실이 있는 노인 977명(평균
1세대 비만 치료제 삭센다(리라클루티드) 같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GLP-1RA)가 비만 수술과 비교해 비만 관련 암 예방 효과가 41%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클랄릿 헬스 서비스 야엘 울프 사기 박사팀은 13일 의학 저널 e클리니컬메디신(eClinicalMedicine)에서 GLP-1RA 치료 환자와 비만 수술 환자 간 비만 관련 암 발생률 비교 연구에서 이런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기 박사는 "이 연구는 비만 수술의 체중 감량 효과를 고려하더라도 GLP-1RA 치료가 비만 관련 암을 예방하는 데 41%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GLP-1RA는 체내 호르몬 GLP-1을 모방해 혈당을 낮추고 포만감을 오래 느끼게 해주는 물질로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돼 용도가 비만 치료제로 확대됐다. 1세대 GLP-1RA에는 리라글루티드(당뇨 치료제 빅토자, 비만 치료제 삭센다)와 엑세나티드(당뇨 치료제 바이에타), 2세대 GLP-1RA에는 세마글루티드(당뇨치료제 오젬픽,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있고, 티르제파티드(당뇨 치료제 마운자로,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는 차세대 약물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