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비만 치료제 티르제파티드(상품명 마운자로·젭바운드)가 식욕과 관련된 뇌 신호에 영향을 미쳐 음식에 대한 갈망을 단기간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Penn Medicine) 케이시 할펀 교수팀은 의학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서 티르제파티드가 음식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환자의 뇌 활동을 억제하고 음식에 대한 갈망을 몇 달간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티르제파티드가 뇌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처음 연구한 것으로, 섭식장애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다만 이를 위해서는 티르제파티드와 음식 집착, 뇌 사이의 관계를 더 면밀히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티르제파티드는 원래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개발된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및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자극 폴리펩티드(GIP) 수용체 작용제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연구팀은 티르제파티드 등 GLP-1 수용체 작용제는 체중 감량 촉진 효과가 입증됐지만 조절되지 않는 식습관을 통제하는 뇌 신경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즐거움이나
우울증은 단순한 마음이나 뇌의 문제만이 아니라 몸 전체의 면역반응 이상과 깊이 연결돼 있고, 그 면역 이상이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의과학대학원 한진주 교수 연구팀이 인하대 의과대학 김양식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일반적 우울증과 반대로 나타나는 '비전형 양상'(과다수면·과다식이 등)과 현실 판단 능력이 흐려지는 '정신증상'(환청, 과도한 죄책감·자기비난 등)을 보이는 여성 우울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 분석, 단일세포 분석, 환자 유래 뇌 오르가노이드(미니 뇌)를 결합한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비전형 우울장애 환자들은 높은 스트레스·불안·우울 수준을 보였으며, 뇌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데 중요한 단백질(DCLK3·CALY)이 정상보다 많이 늘어나 있고, 몸의 면역 반응을 강하게 만드는 '보체 단백질 C5'도 증가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몸 안에서 '뇌 기능'과 '면역 기능'이 모두 지나치게 활성화되어 균형이 깨진 상태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우울증이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변화와 연결돼 있다는 단서라고 덧붙였다. 한진주 교수는 "우울
도심 속 숲에 사는 곰팡이가 다양할수록 인근 주민의 천식이나 알레르기 염증 반응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1일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소아청소년과 이주성·유 영 교수와 알레르기 면역연구소 윤원석 교수 연구팀은 2020년 1월∼2021년 5월 서울 22개 도시 숲(도심공원)과 4개 지하철역 인근에서 공기 시료를 채취해 곰팡이 군집을 분석했다. 그 결과 도시 숲에서 채취한 공기 중 곰팡이의 다양성이 도심 중심부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어 2020년 서울시 25개 자치구 약 11만명의 천식 환자 진료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도시 숲이 많은 지역일수록 천식 진료 건수가 더 적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세부적으로 보면 숲이 119개인 서대문구는 인구 1천명당 16.7명이 천식 진료를 받았지만, 숲이 155개인 강남구에서는 7.1명이 진료받아 공원 분포도가 높은 지역의 천식 관련 의료 이용량이 적은 양상이었다. 세포 및 동물실험에서도 도시 숲 곰팡이가 알레르기 염증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 숲에서 발견된 알레르기 유발 곰팡이 알터나리아(Alternaria) 등을 면역세포와 천식 동물모델에 노출한 결과 도심지 곰팡이에 노출됐을
심한 난청 환자에 인공와우를 이식하면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장영수 교수 연구팀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서울성모병원 연구팀과 국민건강보험공단·장애등록시스템 데이터를 토대로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장애 등록 기준을 충족하는 중등도 이상의 난청을 진단받은 환자 39만1천195명을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모든 연구 대상자는 처음 난청 진단 당시 치매를 진단받은 적이 없는 상태였으나, 인공와우 이식 여부에 따라 치매 진단율에 차이가 났다. 이 기간 인공와우 이식 환자 5천814명의 치매 진단율은 4.9%였으나, 인공와우를 하지 않은 환자(38만5천381명)에게서는 16.1%에 달했다. 인공와우 이식 환자의 치매 진단율이 비이식 환자의 3분의 1 수준이다. 연령별로 보면 50세 이상 치매 진단율은 인공와우 이식 환자에서 11.2%로, 비이식 환자 17.5%보다 낮았다. 70세 이상에서도 인공와우 이식 환자의 치매 진단율은 18.4%, 비이식 환자는 21.8%로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인공와우 이식을 받은 난청 환자는 치매가 발병하는 시기도 상대적으로 늦었다. 난청 진단 후 치매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학령기 청소년을 중심으로 최근 4주 내내 증가해 작년 이맘때의 14배 수준에 이르렀다. 21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6주 차(11월 9∼15일) 의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천명당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는 66.3명으로, 직전 주(50.7명)보다 30.8% 증가했다. 1천명당 의심 환자는 42주 차 7.9명에서 매주 늘고 있다. 올해 46주째의 의심 환자는 1년 전 같은 기간(4.6명)의 14.4배에 달한다. 연령별로 나눴을 때 1천명당 의심 환자는 7∼12세(170.4명)와 13∼18세(112.6명) 등 학령기 청소년에 집중됐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44주에 19.0%에서 46주에 36.9%까지 늘었다. 작년 이맘때 검출률(3.6%)의 10배 수준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도 인플루엔자 입원 환자 수는 46주에 490명으로, 역시 4주간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병원급 의료기관의 코로나19 입원환자는 44주 201명에서 45주 153명, 46주 145명으로 감소했다. 다만 작년 46주째 병원급 의료기관 입원환자(67명)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질병청은 본격적
성인기(26세 이상) 중 중년기(45~64세)와 노년기(65세 이후)에 신체 활동량이 많은 사람은 신체 활동량이 적은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40% 이상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보스턴대 의대 필립 황 교수팀은 20일 미국의사협회 학술지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종단적 코호트 연구 '프레이밍엄 심장 연구'(FHS) 참가자의 자녀 4천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성인기 신체활동 수준과 치매 위험 간 관계 추적 연구에서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중년기·노년기 신체활동 수준이 높을수록 모든 원인 치매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이 비슷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결과는 치매를 지연 또는 예방하는 노력을 기울일 시기를 정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체적으로 활동적인 생활은 치매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랜싯 위원회(Lancet Commission)는 평생 14가지 위험 요인을 조절하면 치매를 45% 예방할 수 있다며 조절 가능한 요인 중 하나로 중년기 신체활동을 꼽기도 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성인기 중 언제의 신체활동이 치매 위험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알
치주염 치료를 위한 치아 신경치료가 혈당을 낮추고 심장 건강까지 개선해줄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가 영국에서 발표됐다고 가디언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등에 소속된 연구팀은 가이·성토마스 치과병원에서 근관치료(신경치료)로 치근단치주염(치아 뿌리 끝에 발생한 염증)을 치료한 성인 65명을 2년간(3개월·6개월·1년·2년 뒤) 추적 관찰했다. 각 시점에 연구대상에게서 채취한 혈액 샘플에서 시간에 따른 대사물질 44종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24종에서 혈당·지질 대사가 개선되고 염증 부담이 감소하는 경향이 포착됐다는 것이 연구의 골자다. 시술 3개월 뒤에는 분지사슬아미노산(BCAA)이 상당폭 감소하고, 2년 뒤에는 혈당이 내려가는 등 혈당 조절 능력이 개선되는 추세가 나타났다. 심장질환 등 다양한 만성질환과 연계된 혈중 염증지표도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논문의 주저자인 사디아 니아지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치료가 단순히 구강 건강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뇨병과 심장병처럼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 요소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연구 결과
질병관리청은 '세계 항생제 내성 인식 주간'을 맞아 항생제 내성의 심각성을 알리고 올바른 항생제 사용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항생제 내성은 세균이 반복적인 항생제 노출로 인해 약에 적응하면서, 기존 치료제가 더 이상 듣지 않게 되는 현상이다. 치료 실패는 물론 의료비 증가도 초래한다. 질병청은 '항생제 남용은 순간! 내성은 평생입니다'라는 대국민 홍보 슬로건을 통해 항생제 사용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확산하고, 반드시 의사의 처방에 따라 신중하게 복용하는 문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이 밖에 항생제는 처방받은 용법과 기간을 준수해 복용해야 하며, 임의로 항생제 복용을 중단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 등 내성 예방 수칙도 널리 알릴 예정이다. 의사들에게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책임 있는 처방과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항생제 처방 시 환자에게 올바른 복용 방법과 이유를 상세히 설명해달라고 당부하기로 했다. 한편 질병청 국립보건연구원은 19일까지 이틀간 원헬스(One Health) 항생제 내성 국제 심포지엄을 연다. 원헬스란 건강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에 여러 부처·부문이 공동 대응한다는 개념이다. 심포지엄에서 이화영 가톨릭대
◇ 백해무익 미세먼지 이번 칼럼에서는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에 의하면 매년 전 세계에서 700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망원인 1위가 암이지만 인도에서는 사망원인 1위가 미세 먼지다. 공해를 유발하는 공장 대부분이 인도에 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도는 공해 문제가 심각하다. 그런 데다가 인구밀도도 높고, 위생 상태도 나쁘다 보니까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거다. 중국에서는 지난 2013년에 50만 명이 미세먼지 때문에 죽은 것으로 집계됐다. 엄청난 인구가 미세먼지에 의해 희생되고 있고, 특히 심혈관계질환은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문제는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나라는 대개 선진국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해 연구를 충분히 할 수 없었다. 수치가 높은 나라는 미세먼지 말고도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급급한 경우가 많거나, 혹은 미세먼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곳들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여서 미세먼지와 건강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하다. 그런데도 미세먼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 흡입이 변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대학교는 바이오소재과학과 BK21사업팀의 황대연 교수 연구팀이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윤우빈 박사, 인제대학교 장미란 교수와 공동연구로 공기 중 미세플라스틱의 흡입이 성인의 변비 질환을 유발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흔히 일회용 컵, 포장재 등에 사용되는 폴리스틸렌 재질의 미세플라스틱을 공기 중에 분사해 실험동물에 흡입시킨 후 폐 조직에 침투된 미세플라스틱이 혈액을 통해 대장으로 이동해 만성변비 질환을 유도함을 규명했다. 대장으로 이동한 미세플라스틱은 배변의 지연, 장운동의 억제, 대장 체액운반시스템 이상, 장신경계 기능 저하 등 변비 질환의 주요증상을 유발했고, 대장 조직의 심각한 구조변화를 유도했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을 직접 꼬리정맥으로 투여한 마우스에서 동일하게 관찰해 실험결과를 증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혈액을 통해 운반된 미세플라스틱이 이차적으로 이동하는 소화기 장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변비 질환의 새로운 원인으로서 미세플라스틱의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했다. 부산대 황대연
하루 흡연량이 2~5개비 정도로 적어도 장기적 사망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60%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흡연량이 하루 11~20개인 경우에는 사망 위험이 13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마이클 블라하 교수팀은 19일 의학 저널 플로스 메디신(PLOS Medicine)에서 32만여명을 대상으로 흡연 영향을 장기 추적한 22개 연구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흡연량이 적어도 비흡연자보다 심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흡연자에게 가장 중요한 공중보건 메시지는 흡연량을 줄이는 것보다 일찍 담배를 끊으라는 것이라며 금연은 위험을 즉각적으로 많이 감소시킬 뿐 아니라 위험 감소는 금연 후 20년 이상 지속된다고 말했다. 이전 연구들에 따르면 흡연이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흡연량과 위험도 간 관계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히 적은 양의 흡연이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오늘날 적은 양의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흡연량이 하루 한 갑 이하인 사람도 흡연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위험과 금연의 장기적인 이점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울시민 4명 중 1명꼴로 이용 중인 서울시 대표 건강관리 정책인 '손목닥터9988'이 의료비 절감과 건강지표 개선에 꾸준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손목닥터9988 참여로 얻는 의료비 절감 효과가 연간 1천억원을 훌쩍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 등이 담긴 손목닥터9988 이용자 분석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 참여자 절반 이상이 50대…60대가 평균 걸음 가장 많아 손목닥터9988은 99세까지 88(팔팔)하게 산다는 의미로 시가 2021년 선보인 앱이다. 1일 걷기 미션인 8천보(70세 이상 5천보) 이상을 걸으면 포인트가 지급된다. 적립된 포인트(1포인트=1원)는 서울페이로 전환해 편의점, 식당, 약국 등 28만곳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시가 2021년 11월 1일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손목닥터9988에 참여한 218만1천266명을 분석한 결과, 참여자 연령대는 10대∼20대가 10.9%, 30대 17.9%, 40대 20.6%, 50대 22.9%, 60대 17.8%, 70대 이상이 9.9%였다. 50대 이상이 50.6%로 절반을 넘었다. 참여자의 하루 평균 걸음 수는 8천606보였고 60대가 9천386보로 가장 많았다.
침팬지 무리 사이에서는 종종 상대편을 죽이는 폭력적 충돌이 일어나며 이는 '침팬지 전쟁'으로 불린다. 야생 침팬지에서 이런 전쟁이 영토 확장 및 번식력 증가와 명확한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브라이언 우드 교수와 미시간대 존 미타니 교수팀은 18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 내 응고고 침팬지 무리 간 충돌과 이후 영향을 장기간 추적,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우드 교수는 "이 연구 결과는 집단 간 동맹적 살해가 영토 획득과 함께 번식 성공 증가로 이어진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처음으로 제시한다"며 이는 집단 간 공격성의 진화적 기원과 그것이 번식 성공도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침팬지 무리가 힘을 합쳐 다른 무리의 개체를 공격해 죽이는 것은 야생 침팬지에서 종종 발생하며 침팬지 행동의 두드러진 점 중 하나로 꼽힌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런 폭력이 무리의 영토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증거는 있지만, 이것이 번식 성공도(fitness) 이득으로 이어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침팬지 무리 간 폭력적 충돌로 잘 알려
고혈압은 혈압이 측정 가능할 정도로 상승하기 훨씬 전부터 뇌의 혈관과 신경세포, 백질(white matter)에 손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혈압을 높이는 호르몬을 투여해 고혈압을 유발한 생쥐 실험에서 확인됐다. 미국 코넬대 와일코넬의대 코스탄티노 이아데콜라 교수팀은 18일 과학 저널 뉴런(Neuron)에서 생쥐에게 사람 혈압을 높이는 호르몬인 앤지오텐신Ⅱ을 투여한 결과 혈압 상승 전인 3일 만에 인지기능 저하에 관여하는 주요 세포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이런 변화는 고혈압이 왜 혈관성 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병 같은 질환의 위험 요인인지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 결과가 혈압을 낮추는 동시에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환자는 혈압에 문제가 없는 사람에 비해 인지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1.2~1.5배 높지만 그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현재 사용되는 많은 고혈압 치료제는 혈압을 낮추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뇌 기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며 이는 혈압 상승과 관계 없이 혈관 변화 자체가 인지기능을 손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생쥐에
장기이식 후 30년 이상 생존한 환자들은 건강한 삶의 비결로 면역억제제 복용, 규칙적 운동과 스트레스 관리 등을 꼽았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지난 14일 제일제당홀에서 장기이식 수술 후 30년 이상 건강하게 삶을 이어온 환자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고 이 같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고 18일 밝혔다. 많은 사람이 이식받은 장기의 기능이 유지되는 기간을 10∼15년 정도로 인식하지만, 의료진의 전문성과 환자의 꾸준한 관리가 더해지면 30년 이상 안정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이날 행사에는 장기 이식 후 30년 이상 생존한 환자와 보호자 등 약 150명이 참석했고, 이들이 생각하는 건강한 삶의 요인도 공개됐다. 서울대병원이 장기이식 후 30년 이상 건강한 삶을 이어온 환자 112명에 설문한 결과 ▲ 면역억제제 복용 준수 ▲ 규칙적인 운동 및 스트레스 관리 ▲ 일상의 기쁨을 잃지 않는 태도 등을 공통적인 건강 유지 요인으로 지목했다. 장기 이식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는 일상 회복을 꼽았고, 학업·직장 복귀·여행 등 이전에는 어려웠던 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된 것도 중요한 변화라고 언급했다. 장기 이식 환자 대부분은 기증자와 가족, 의료진에
소아 천식을 치료하기 위한 스테로이드제 사용이 골절 위험을 3배까지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표본 코호트를 바탕으로 2002∼2004년 출생 아동의 자료를 분석해 이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합성 호르몬의 일종으로 체내의 면역·염증 반응에 다양하게 관여하는 약제인 스테로이드는 흡입기를 이용한 방식이나, 알약·주사로 전신에 투여하는 방식으로 소아 천식 치료에 사용된다. 연구진은 코호트에서 만 6세 이후 천식 진단을 받은 2천324명과 대조군인 비(非)천식 아동 1만950명을 선별했다. 이후 각 집단 자료를 출생부터 만 15세까지 추적한 결과, 천식 치료에 흡입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아동의 사용 후 90일 이내 골절 발생률은 비천식군의 2.98배였으며 이후 기간에도 위험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또한 연구진이 전신 스테로이드 사용 아동을 저용량 사용군과 고용량 사용군으로 나눠 골절 위험을 평가한 결과, 고용량 사용군의 골절 위험은 비천식군보다 3.09배 높았고 저용량 사용군은 2.15배 높아 용량이 클수록 골절 위험도 증가했다. 병원에 따르면 그간 스테로이드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장관 감염증인 로타바이러스 환자가 최근 서서히 늘고 있다.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5주차(11월 2∼8일) 그룹 A형 로타바이러스 환자는 모두 54명으로, 43주(24명) 이후 거의 2배가 됐다. 45주차 환자 수는 작년 같은 기간(34명)보다 58.8% 많은 수준이다. 사람이 감염되는 로타바이러스에는 그룹 A∼C형이 있는데, 이 가운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된 것은 그룹 A형이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급성 위장관염으로, 감염 시 24∼7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구토와 고열, 심한 설사 등의 증상이 4∼6일 이어진다. 대부분 회복되지만 드물게는 심한 탈수로 사망할 수도 있다. 기저귀나 장난감 등에 묻은 오염물로부터 손과 입을 통해 쉽게 전파되기 때문에 신생아실, 산후조리원, 어린이집 등에서 영유아들이 한꺼번에 감염되기도 한다. 로타바이러스에 따른 바이러스성 장염은 특히 11∼3월의 추운 계절에 많이 발생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보통 겨울철에 유행하는 편"이라며 "계절 변화에 따라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겨울철에 유행하는 또 다른 바이러스성 장관 감염증 중 하나인 노로바이러스도 최근 증감
11월 16일은 '세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날'이다. COPD에 대한 인식도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폐질환 이니셔티브(GOLD)가 국제호흡기학포럼(FIRS)과 함께 2002년 제정했다. COPD는 흡연과 미세먼지 등으로 기도가 좁아지고 허파꽈리(폐포)가 손상돼 숨쉬기가 어려워지는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COPD 환자는 2021년 19만2천636명에서 2024년 21만7천649명으로 13% 증가했다. 환자의 80%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세계적으로도 COPD는 사망 원인 3위의 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관리해야 할 비전염성 5대 질환 중 하나로 COPD를 꼽았다. ◇ 초기 증상, 감기·천식으로 오인 많아…급성 악화 땐 사망위험 높아 COPD는 40세 이상 성인의 12.7%(약 359만명)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초기 증상이 '가벼운 기침', '끈적한 가래', '활동 시 숨 가쁨' 정도라 감기나 천식으로 오인하기 쉽다. 그러다가 병이 진행하면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차고, 흉부 압박감, 쌕쌕거리는 호흡음, 가래 증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COPD는 특히 천식과의 구별이 중요하다. 천식은
DNA는 200만년 전 동물 유해에서도 추출 가능하지만 RNA는 보존 기간이 훨씬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 연구팀이 시베리아 영구동토층에서 발견된 3만9천년 전 털매머드(woolly mammoth)에서 RNA를 추출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데 성공했다. 스웨덴 스톡홀름대·코펜하겐 글로브 연구소 에밀리오 마르몰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과학 저널 셀(Cell)에서 마지막 빙하기인 3만9천년 전 털매머드 10마리의 조직에서 RNA 분자를 분리하고 염기서열을 분석했다고 16일 밝혔다. 마르몰 박사는 "RNA를 통해 당시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돼 있었는지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를 얻을 수 있다"며 "이 연구는 DNA와 단백질뿐 아니라 RNA도 오랜 세월 보존들 수 있음을 보여주고, 멸종 동물 생물학에 새로운 통찰을 준다"고 말했다. 멸종 생물의 유전자를 해독하고 그 활성화를 연구하는 것은 그 종의 생태와 진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매머드 DNA를 해독해 게놈과 진화 역사를 복원해 왔으나 유전자 활성 여부를 보여주는 RNA는 분석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그동안 RNA는 사후 몇 시간도 버티지 못할 정도로 매우 불안정한 분자라는 오랜 인식이
◇ 머리카락보다 작은 초미세먼지 지난 칼럼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미세먼지 입자의 크기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구분한다. PM10은 입자의 크기가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인 일반적인 미세먼지이고, PM2.5, 즉 입자의 크기가 2.5마이크로미터 미만인 먼지는 초미세먼지라고 구분해서 부르고 있다. 독자 여러분은 마이크로미터라는 게 얼마나 작은지 잘 와닿지 않을 수 있다. 이런 것들은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와 비교해보면 쉽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머리카락 굵기가 50~70마이크로미터다. 그에 비하면 10마이크로미터 미만의 미세먼지와 2.5마이크로미터 미만의 초미세먼지 입자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작다. 해변의 아주 고운 모래가 90마이크로미터 정도다. 미세먼지는 인체의 폐포까지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의 직접 적인 원인이 되거나 인체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리는데,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입자가 매우 미세하기 때문에 폐에서 걸러지지 않아 폐로 들어가서 폐에 축적이 되거나 혈액 속으로 흡수돼 여러 가지 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미세먼지 기준과 초미세먼지 기준이 다른데, 초미세먼지 기준이 미세먼지 기준의 절반 정도다. 초미세먼지는 대부분 자동차
해마 수컷이 육아낭(brood pouch)에서 배아를 키워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것은 태반과 유사한 구조를 만드는 독특한 남성 호르몬 작용과 배아를 공격하지 않도록 진화한 면역체계 덕분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콘스탄츠대 악셀 마이어 교수가 이끄는 독일·중국 연구팀은 과학 저널 네이처 생태학 및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서 해마 수컷 임신의 유전적‧세포적 메커니즘을 연구, 독특한 남성 호르몬 작용과 면역 관용 전략이 해마 성역할 전환의 비결임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마이어 교수는 진화 초기에는 암컷이 육아낭이 없는 수컷 몸에 끈적이는 알을 낳고 다음 단계에는 수컷이 배아를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육아낭을 발전시켰을 것이라며 "육아낭의 유전적·세포적 특성은 알을 낳는 조상에서 새끼를 낳는 종으로의 진화 과정을 연구할 수 있는 훌륭한 모델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해마는 번식 과정에서 수컷이 끝까지 새끼를 품고 낳는 성역할 전환이 일어난다. 암컷은 알을 수컷의 배 쪽 육아낭 안에 낳고 알은 이곳에서 수정된다. 배아는 육아낭 안에서 수컷으로부터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아 자란 뒤 새끼로 태어난다. 연구팀은 진화적 관
오젬픽과 위고비, 마운자로 등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GLP-1R)에 작용하는 당뇨병·비만 치료제가 대장암 환자의 5년 내 사망 위험을 60% 이상 낮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의대 라파엘 쿠오모 교수팀은 암 연구 저널(Cancer Investigation)에서 캘리포니아대(UC) 의료기관 대장암 환자 6천800여명의 데이터를 분석,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대장암 환자 사망률 사이에서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당뇨·비만 치료제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이 혈당과 체중 조절 이상의 효과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캘리포니아대(UC) 산하 6개 의대 및 의료시스템의 임상 데이터를 이용, 대장암 환자 6천871명을 대상으로 GLP-1 치료제 사용과 대장암 5년 사망률 간 연관성을 체질량지수(BMI)를 고려해 분석했다. 그 결과 GLP-1 치료제를 복용한 대장암 환자 그룹은 5년 내 사망 확률이 15.5%인 반면 복용하지 않은 환자 그룹은 배가 넘는 37.1%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한림대학교는 의과대학 세포분화 및 노화연구소 이재용 연구교수팀이 'FOXO3a' 전사인자가 세포의 디옥시리보핵산(DNA) 복구 활성을 전반적으로 강화해 방사선 손상에 대한 보호 효과와 수명 연장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FOXO3a 단백질은 변성 단백질, 기능상 문제가 있는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속 불필요한 물질을 없애는 자가 포식작용을 조절하는 일종의 '스위치'이다. 연구팀은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을 섭취하면 FOXO3a를 과발현하는 유전자 변형 쥐를 마련해 FOXO3a의 기능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FOXO3a가 활성산소 제거, 세포 사멸 조절, 줄기세포 활성, 자가포식 등 다양한 생리활성에 관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또 노화 과정에서 FOXO3a 발현 감소가 DNA 복구 활성 저하로 이어진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테트라사이클린 프로모터(tetracycline promoter) FOXO3a 유전자를 쥐 배아에 주입해 항생제 테트라사이클린 섭취 시 온몸에 FOXO3a가 과발현되는 유전자 변형 쥐를 확보하기도 했다. 이 모델을 통해 FOXO3a 과발현 시 비상동 말단 결합(Non-homologous end
간 수치가 정상인 만성 B형 간염 환자도 바이러스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면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 소속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교수 팀이 수행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2019∼2023년 사이 한국과 대만의 22개 의료기관에서 간 손상 수치(ALT)가 임상적으로 '정상' 또는 '경미 상승' 범위이지만 혈액 속 간염 바이러스량(HBV DNA)은 '많다'고 판정된 비간경변성 만성 B형간염 환자 734명의 상태를 추적 분석했다. 환자 중 369명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 '조기 치료군'이었으며 365명은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지 않은 '경과 관찰군'으로 분류됐다. 분석 결과 조기 치료군에서 간암·사망·간부전 등 주요 질환 발생률이 경과 관찰군보다 약 7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이 국제 사회에서 쓰이는 '점진적 비용-효과비'(ICER)를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에 적용했을 때, 간암·간부전·간 이식 등을 예방함에 따른 장기적인 비용 효과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간 수치 상승 여부와 무관하게 혈액 속 B형 간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