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하면 연봉의 10배를 준다며 오라는 병원이 많았지만,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 보훈병원을 선택했어요." 심근경색증과 관상동맥 분야 권위자인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는 퇴임을 이틀 앞둔 27일 진료와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교수는 막힌 혈관에 스텐트를 넣어 확장하고, 약물 치료를 통해 다시 혈관이 좁아지지 않게 하는 심근경색증 시술(관상동맥중재술)로 정평이 나 있다. 하루 외래 환자만 250여명, 지금까지 진료한 외래 환자는 1만2천여명에 달하고 시술도 매년 3천~4천여건 진행했다. 전국적으로도 정 교수만큼 진료와 시술을 많이 하는 교수도 드물다고 병원 측은 전했다.정 교수는 시술에 필요한 스텐트 개발을 위해 국내 최초로 동물 실험을 시작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는 1996년 미국 연수에서 돌아와 인간의 심장과 가장 비슷한 돼지를 이용해 지금까지 3천718마리로 실험을 해 '돼지 아빠'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정 교수는 "스텐트를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개발 이후에는 혈전이 안 생기고 심근경색이 재발하지 않는 스텐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해 미국 특허까지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그가 받은 스텐트 관련 특허는 모두 84개로, 이 가운
"전공의 등 보조 인력도 없고, 수술할 사람이라곤 저뿐이었죠. 회의하고 있는 혈관외과 교수님을 재촉해 단둘이서 수술을 했어요. 달리 갈 병원이 없었기 때문이죠." 31일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만난 외상외과 박찬용 교수는 지난 9일 있었던 소아 환자 수술에 대해 '막막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환자는 자전거를 타다 화단에 넘어져 굵은 나뭇가지가 목을 관통한 상태였다. 다행히 큰 동맥과 정맥을 비껴갔지만, 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는 치료가 불가했다. 어린이 환자를 수술할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으로 왔지만 수술할 인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박 교수는 다음날 새벽에나 수술이 가능하단 말에 털썩 주저앉아 흐느끼는 부모를 보며 '단둘이라도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골든타임'을 지킨 소아 환자는 무사히 회복해 퇴원했다. ◇ '수술거부' 아니고 '수술불가'…"페널티보다는 현실적 지원이 필요" 자칫 수술실을 찾지 못해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이 될 뻔한 사례다. 박 교수는 잇따르는 응급실 이송 중 사망사건에 대해 "페널티(행정처분)보다는 현실적으로 병원이 환자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여 곳의 병원에서 '수용거부'했다는 표현이 맞을까
소아 재활 분야에서 유명한 김명옥(57) 인하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1990년 전공의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생소하던 재활의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한 데는 은사인 고(故) 오정희 교수의 영향이 컸다. 김 교수의 모교인 고려대에 재활의학을 처음 들여온 오 교수는 뇌성마비 아동들을 치료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김 교수는 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은사님은 긴 암 투병으로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도 집으로 아이들을 불러 진료했다"며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재활의학에 큰 관심이 생겼고 하다 보니 마침 적성에도 잘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인하대병원이 개원한 1996년부터 이곳에 몸담고 의료 봉사에도 첫발을 들였다. 김 교수가 계양구 노틀담장애인복지관 자문의로 장애 아동 진료를 돕던 2010년께 인천시교육청의 'SOS'가 왔다. 전국 처음으로 각 학교에 신설한 중도·중복장애 학생 학급에 의료 자문을 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장애가 심하거나 2가지 이상의 장애가 중복된 아이들은 일상생활이 어려워 집에서만 머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김 교수는 "아이들을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 진정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자는 굉장히 좋은 취지였다"며 "그러나 장애가 심한 아이들이
전남대학교병원은 핵의학과 송호천 교수가 '2022 방사선 과학기술·산업진흥 연차대회'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표창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송 교수는 30여 년간 전남대병원 핵의학과에 재직하면서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진료와 치료를 활발히 하고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송 교수는 전남대병원에 18 MeV(백만 전자볼트) 사이클로트론을 도입한 2019년부터 다양한 최첨단 PET 방사성 의약품을 직접 생산함으로써 심장질환자, 뇌 질환자, 암 환자의 진료 수준을 한층 높였다. 2013년부터 5년 동안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의료방사선 안전연구센터 사업을 수행하면서 방사성동위원소를 안전하게 진단 및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방사성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송 교수는 "다양한 방사성동위원소 치료제가 개발돼 많은 암 환자 치료에 활용되기를 기대한 다"고 말했다.
"쉬지 않고 봉사하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감동을 하고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1965년 치과대학에 다니면서부터 57년째 무료 진료 봉사를 해온 박종수(81)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가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아버지 때문이었다. 중학교에 다니던 1960년 무렵, 박 원장의 아버지는 피부에 염증이 있어 병원에 갔는데 결국 암 판정을 받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병원 치료는 엄두도 못 냈지만 국립중앙의료원에 가면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박 원장은 곧바로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갔지만, '아들이 대학에 다녀서 극빈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박 원장은 23일 "8개월을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서 사정했더니 '효자 낫구나' 하시면서 치료를 해주셨다"며 "헌신적인 의사들의 치료 덕에 아버지는 오래 사실 수 있었고, 나도 의사가 되면 무료 진료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치대에 입학한 박 원장은 방학을 이용해 무의촌 봉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1966년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군의관으로 일하며 틈틈이 무료 진료를 이어갔다. 베트남 전쟁에도 파병돼 근무가 끝나면 새벽까지 주민들을 위해 무료 진료를 했다. 베트남 정부는
2019년은 '한의약 국민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의 원년'이었습니다. 침 시술 이후 32년 만에 급여화된 '추나요법'은 건강보험 시스템 내에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는 국민 여러분이 한의학을 어려움 없이 이용하실 수 있도록 한의원 문턱을 낮추는 신호탄이 될 것입니다. 한의계는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EFT) 등으로 고통을 겪는 국민을 위해 '감정자유기법'을 한의약 신의료기술로 등재했고,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제한하는 현실을 타파하고자 '엑스레이'와 '혈액검사' 사용을 천명했습니다. 또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도 추진 준비 중입니다. 정부와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를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논의하고 있으며, 국민이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첩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도 한의약이 가진 시대적·사회적 소명을 이뤄내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고 전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2020년은 간호계로서는 그 어느 때보다 뜻깊은 해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역사상 최초로 '세계 간호사의 해'로 헌정한 해이고,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Florence Nightingale)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간호협회는 간호사로서의 사명감을 되새기고 국민과 환자를 위해 보건의료 개혁을 이루겠다는 각오로 2020년을 시작하려 합니다. 국민과 환자의 다양한 간호 및 의료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간호법 제정 실현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현행 의료법은 1951년에 제정된 이후 큰 변화가 없어 간호사의 역할을 의사의 단순 '진료보조자'로 규정하는 등 다양한 보건의료 욕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간호법 제정으로 의료인의 활동을 의료기관에 한정하는 전근대적인 의료법을 개편하고, 전문화, 다양화, 분업화된 현대의 협력적 보건의료체계를 구현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또 간호 관계 법령과 체계를 정비하고, 간호 인력이 해당 면허와 자격 범위 내에서 상호 협력함으로써 환자와 국민이 안전한 간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26일 "학생 수가 급감하는 2030년을 목표로 미래 교육을 위한 장기처방을 고민하고, 미래 학교의 새로운 밑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래 시대를 맞는 교원 역량과 자격에 대해서도 새로운 관점으로 접근해 재교육부터 임용까지 아우르는 전반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교직원들의 AI(인공지능) 교육 강화를 위해 구글 본사와 전문가 양성 과정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고교 및 대입제도 개편에 대해선 "교육개혁의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내에서 '수능 폐지'와 같은 선언이 나와야 한다"며 "이런 구체적 안이 실행되지 않으면 개혁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 올해 잘한 사업과 미흡한 사업은. ▲ 잘한 사업으로는 학생들이 스포츠에 관심을 더 많이 두도록 추진한 G-스포츠클럽(경기도형 방과 후 스포츠활동 프로그램)을 강화한 것을 꼽고 싶다. 대한체육회와 협력해 생활 스포츠뿐만 아니라 엘리트 체육도 발전하도록 했다. 나아가 한국여자농구연맹과 업무협약을 하고 스포츠클럽 50개 팀을 만들었다. 서울과 인천도 우리와 함께 G-스포츠클럽을 확대해 나가는 것을 협의 중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6일 "국가와 지자체의 가장 큰 역할은 그 구성원들이 공정하게 자기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격차와 불평등과 불공정을 정상화하려는 처절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신년을 앞두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2020년도 역점사업에 대해 "계속해서 공정"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최근 이슈 중 하나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조세저항이 있는 종부세(종합부동산세)보다는 세금을 거둬서 돌려주는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가 가장 합리적"이라고 역설하면서 고위 공직자에 대한 부동산 백지 신탁제 도입도 거듭 제안했다. 다음은 이 지사와의 일문일답. -- 2019년을 돌아본다면. ▲ 지난 1년이 아주 짧았던 것 같다. 재판에 도정까지 챙겨야 했는데 일은 많고 시간은 부족했다. 재판에서도 열심히 소명해야 하고 도정을 소홀히 할 수도 없었다. 그래도 '도정의 기초를 튼튼하게 설계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젠 정해진 것을 잘 집행하면 되는 단계가 됐다. 공약했던 것들을 거의 모두 설계해서 정책으로 이관하고 예산으로 편성했다. 극히 일부만 빼고 안정된 셈이다. 그런 면에서 토대를 튼튼히 구축했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