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때문에 죽겠는데, 우리들은 폭염 때문에 또 살 수 있지." 가마솥더위가 9일째 기승을 부린 2일 낮 전남 영광군 염산면 한 염전. 소금물에 내리쬐는 뙤약볕이 고스란히 반사되는 무더위에도 천일염 생산자 임채봉(71) 씨는 흥겨운 듯 콧노래를 불렀다. 소금물을 증발시켜 결정체를 얻기 위한 배수 작업을 하던 그는 장마가 끝난 뒤 찾아온 폭염이 달갑기만 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 달간 쏟아진 장맛비로 4만9천586㎡ 규모 염전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보았지만,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한 폭염 덕분에 일주일 새 1만4천㎏의 소금을 생산할 수 있다고 했다. 동이 트는 오전 6시 염전으로 나가 해가 저무는 오후까지 배수 작업에 매진한다는 그는 동원된 중국 국적 인부들에게 "오늘 안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며 재촉하기도 했다. 밀대로 배수 작업을 하던 인부들 너머로 보이는 그의 회색 반소매는 땀으로 젖고 메마르기를 반복해 땀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임씨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소금 생산은커녕 생계 걱정하기 바빴다"며 "푹푹 찌는 이런 날씨가 아니면 소금 결정체가 맺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오늘은 오후부터 모레까지 소나기가 예보되면서 그와 그의 배우자, 추가 인부들까지 염전
네이버는 필요한 날씨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날씨 서비스를 개편했다고 28일 밝혔다. 우선 네이버는 2021년 선보인 '예보 비교' 서비스를 별도 메뉴로 운영한다. 그러면서 시간별 예보 비교에서 강수확률을, 일자별 예보 비교에서 오전·오후 비교 기능과 해외 날씨를 추가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6대 자연 재난(태풍·호우·폭염·대설·한파·지진)의 전국적 상황 발생 시 날씨 특별페이지를 운영하기로 했다. 상황 발생 시 특별페이지 지도 위에 기상특보, 강수량 등의 상세 정보와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지역별 재난 문자가 제공된다. 이용자는 페이지에서 운영되는 '제보톡'을 통해 자신의 위치 기반 날씨 상황 제보를 할 수 있다. 제보톡은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하고 답글 기능을 갖추는 방식으로 소통 기능을 강화했다고 네이버는 소개했다. 이 밖에 네이버는 올해 국내외 전문 기상 사업자와 협업을 강화해 일상에 필요한 날씨 정보를 보강할 계획이며 통합적으로 관심 지역을 관리할 수 있는 '관심 지역 기능' 강화도 준비 중이다. 또 현재 550만명 이상이 네이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대한 알림을 받고 있는데, 해당 서비스의 정확도 또한 개선할 예정이
기상청은 26일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서 올해 장마가 종료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제주는 전날 장마철이 끝난 것으로 봤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 브리핑에서 "제5호 태풍 독수리가 북쪽으로 치우쳐 이동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가 북쪽으로 확장해 정체전선도 북상하고 이에 우리나라가 정체전선 영향권에서 벗어나겠다"라면서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은 오늘 장마철이 끝나고 제주는 어제 종료한 것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태풍 독수리는 이날 오전 9시 현재 필리핀 마닐라 북쪽 490㎞ 해상에서 중국 남부지방을 향해 북진 중이다. 올해 장마철은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지난달 25일, 중부지방에서 지난달 26일 시작했다. 제주는 평년(1991~2020년 평균·6월 19일)보다 늦었고 남부지방(6월 23일)과 중부지방(6월 25일)은 비슷했다. 장마 종료일을 평년과 비교하면 제주(평년 장마 종료일 7월 20일)는 늦었고 남부지방(7월 24일)과 중부지방(7월 26일)은 평년과 같거나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다만 기상청은 장마 시작일과 종료일은 추후 재분석 후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장마가 끝나면서 폭염이 이어지겠다. 우리나라는 당분간 고기압 영향권에 놓여 날이 맑겠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꿀벌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가 1주일가량 짧아지면서 사과, 배 등 농작물의 꽃가루받이를 위협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레딩대 크리스 와이버 박사팀은 10일 국제학술지 '생태 및 진화'(Ecology and Evolution)에서 지난 40년간의 호박벌 같은 야생 꿀벌에 대한 조사·연구를 분석한 결과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꿀벌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가 평균 6.5일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온난화로 봄이 더 일찍 시작되고 꿀벌 활동 시기가 이들이 의존하는 식물의 생태 주기 와 맞지 않아 먹이가 줄어들고 이에 따라 꿀벌들이 농작물 꽃가루받이를 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지거나 작물 개화 시기를 놓칠 수 있음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지난 40년간 야생 꿀벌 88종에 대한 조사·연구 데이터를 분석, 35만 개 이상의 개별 기록을 통해 꿀벌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활동을 시작하는 날짜가 시간 경과와 온도에 따라 어떻게 변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기혼 변화에 대한 반응은 벌 종류에 따라 약간씩 달랐지만 일부 벌들은 더 일찍 활동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꿀벌 88종이 겨울잠에서…
"누군가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은 날씨네요." 전국 곳곳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19일 대전 서구 둔산동 보라매공원에서 만난 60대 시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같이 말했다. 병원에 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집 밖으로 나왔다는 그는 모자와 양산으로 뜨거운 햇빛에 단단히 대비한 모습이었다. 그는 "아침부터 푹푹 찌는 걸 보니 (병원에만 갔다가) 집에만 있어야겠다"고 말했다. 산책하기 위해 공원을 찾아온 이들도 뜨거운 날씨에 나무 밑 그늘을 찾아서 들어갔고, 연신 땀을 닦 아내거나 손부채를 부치며 더위를 식혔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전북 전주시 남부시장 인근의 한옥마을은 무더운 날씨 탓인지 유독 한산했다. 그나마 휴대용 손 선풍기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던 일부 관광객들도 강한 햇살을 피해 주변 카페로 발걸음을 옮겼다. 날이 더워 한복으로 갈아입은 관광객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평소 북적이던 경기전의 입장객 수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50여명에 불과했다. 경기전 매표소 관계자는 "평일 아침인 데다 오늘은 날이 더워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다"며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되면 사람이 더 적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주부 김모(42) 씨는 "
올여름 우리나라는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23일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 6∼8월 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거나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각각 40%이고 평년보다 낮을 확률이 20%라고 밝혔다. 6∼8월 평년기온은 21.1∼21.7도, 24.0∼25.2도, 24.6∼25.6도다. 호주와 캐나다 등 각국 기상청과 관계기관은 한국의 6∼8월 기온은 56∼64% 확률로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기상청은 지난 4월 서아시아 지역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어 한국 부근에 고기압성 순환이 형성되면서 기온이 오를 것으로 봤다. 남인도양과 필리핀해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따뜻하고 동인도양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차가운 점도 한국 부근에 고기압을 발달하게 하는 요소다. 3월 기준 북극 해빙 면적이 평년보다 적었는데 이런 경우 7∼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경향이 있다. 온난화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 50년(1973∼2022년) 동안 6월 평균기온은 1.4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7월과 8월 평균기온은 각각 0.9도 올랐다. 반대로 지난 3월까지 만주 지역 눈 덮임이 평년보다 적었던 점은 오호츠크해 고기압을 발달시켜 한국으로 찬 공기를 불어 넣으면서 6월 기온을…
열대야가 특히 수도권에서 빈번해지고 심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낮은 매우 무덥지 않았는데 밤은 열대야인 사례도 늘었는데 온난화도 일부 원인인 것으로 추측된다. 열대야는 밤(오후 6시 1분부터 이튿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차동현 교수 연구팀이 최근 수도권 열대야 발생 배경과 변화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수도권은 열대야 빈도·지속기간·세기가 다른 지역보다 더 증가했다. 연구팀은 1979년부터 2018년까지 최저기온 관측자료를 분석했다. 수도권은 다른 지역에 견줘 열대야가 빈번했고 지속기간이 길었으며 강도도 높았다. 또한 열대야 빈도·지속기간·세기의 증가세가 다른 지역보다 셌다. 세기는 열대야가 발생할 날 최저기온에서 '열대야 기준'인 25도를 뺀 값을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낮엔 폭염이 아니었는데 열대야가 나타난 경우가 증가한 점이다. 서울에서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는 1979~1999년 총 80일에서 2000~2018년 총 134일로 67.5% 늘었다. 연구팀은 1993년을 기점으로 큰 상황변화가 있었다고 보고 수도권 '전날 폭염을 동반치 않은 열대야'…
올여름이 예년보다 더울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전업계가 여름철 '에어컨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주요 가전업체들은 올해 에어컨 트렌드로 친환경, 사계절, 위생, 디자인 등을 꼽고 앞다퉈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 "에어컨 시장 규모 2조원 넘을 듯" 올해 에어컨 시장은 지난해 약 2조원보다 소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컨 시장 규모는 2016년 연간 200만대에서 2017년 250만대로 급격히 늘어난 뒤 해마다 250만대 안팎(업계 추정치)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의 경우 5∼6월까지 평년보다 낮은 쌀쌀한 날씨가 이어져 판매량이 저조하다가 7~8월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가 찾아오면서 '에어컨 설치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짝 특수를 누리기는 했지만, 전체 판매 대수는 250만대를 밑돈 것으로 추정된다. 올여름 에어컨 판매 호조가 예상되는 것은 예년보다 더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지난 2월 '여름 기후 전망'에서 올여름의 평균기온이 평년(23.4~24.0℃)보다 높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외부 활동과 해외여행이 늘면서 가전 소비가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전자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지난 60년(1961∼2020) 제주도에서는 기상학적 '겨울'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제주지방기상청은 이런 내용을 포함한 '제주도 24절기·계절길이 변화 분석 자료집'을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자료집에 따르면 최근 60년 중 전반 30년(1961∼1990)과 후반 30년(1991∼2020)을 비교 분석한 결과 봄 시작일은 2월 3일에서 1월 27일로 7일 앞당겨졌고, 여름 시작일은 6월 7일에서 5월 30일로 8일 앞당겨졌다. 가을 시작일은 10월 5일에서 10월 12일로 7일 늦어졌다. 겨울 시작일은 일 평균기온이 5도 미만으로 내려간 뒤 10일 동안 지속될 때 그 첫날이라고 정의하는데, 이 기준에 따르면 제주도에는 사계절 중 겨울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계절 길이는 봄은 124일에서 123일로 1일 짧아졌고, 여름은 120일에서 135일로 15일 길어졌으며, 가을은 121일에서 107일로 14일 짧아졌다. 또한 24절기의 기온 변화 추세를 보면 백로를 제외한 모든 절기에 기온이 상승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기온 상승 경향은 특히 겨울철 절기에서 뚜렷했다. 입동의 최저기온은 60년간 6.1도 올랐으며, 대한의 최저기온은 4.4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