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각 부처에 배속돼 각기 운영되는 것을 통합해 유지·관리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지난 25일 오후 대전 유성구 국군대전병원에서 대전소방본부와 함께 실시한 응급환자 이송 합동훈련에 참여한 이국종 병원장은 "응급환자 발생 시 군의 항공 전력만으로 신속한 이송이 어렵거나 제한적인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이날 "개별적으로 운영 중인 다양한 정부 부처·기관의 항공 전력을 통합 운영할 수 있다면 전체적으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린다는 목표에 보다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2시께 국군대전병원에서 열린 훈련은 3m 높이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옮겨진 군인 중상자를 응급처치하는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복부 출혈이 심한 환자에 대한 일차적인 검사를 마친 병원 측은 상급병원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 경기 성남 국군수도병원 전원을 결정하고 대전소방에 헬기 이송을 요청했다.
대전소방이 이날 소방헬기를 대화동 119 항공대 기지에서 병원 헬리포트까지 이동시키는데 걸린 시간은 6분 내외.
구급차 안에서 환자의 활력징후를 살피던 간호장교들은 헬기가 착륙하자마자, 환자를 들것에 실어 119 구조·구급대원들과 함께 신속히 옮겼다.
헬기 안에는 산소공급 장치가 탑재돼 있었고, 응급처치 장비 가방을 멘 간호장교 3명이 헬기에 동승하자마자 소방대원들은 서둘러 이륙 준비를 마쳤다.
통상 군인 환자 헬기 이송은 의무항공후송대가 담당하지만, 헬기가 경기 용인에 위치한 후송대 기지에서 대전병원까지 오는 데는 25분가량이 걸린다.
대전병원에서 수도병원까지 환자를 이송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자동차로는 2시간 30분. 헬기로는 30분 내외가 소요된다.
같은 헬기로의 이송을 가정해도 기지가 가까운 대전소방은 최소 2배가량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중증 외상 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에 유리하다.
대전병원은 영·호남과 충청권을 방어하는 육군 제2작전사령부 관할 지역 내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국군병원이라 중상자를 수용하고, 상급병원으로 이송하는 허브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대전병원에서 헬기를 통해 수도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한 사례는 올해 20여건에 달해 지난해 3건, 2022년 2건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박원태 대전시 119특수대응단장은 "소방과 군 합동훈련으로 응급환자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매우 의미 있는 훈련이었다"며 "앞으로도 긴밀한 협력과 대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