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대해 병원을 떠난 후 급감했던 대형병원의 수술 건수가 의정갈등 이전의 70% 이상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의 '진료량 모니터링'에 따르면 이달 2주 차인 6∼10일 '빅5' 병원 수술 건수는 898건으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 이전(작년 2월 1∼7일)인 평시 1천207건과 비교해 74% 수준까지 회복했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이상 가나다순) 등 서울의 주요 상급종합병원 다섯 군데의 수술 건수는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여파로 지난해 2월 넷째 주 하루 평균 600건까지 반토막 났다가 차츰 늘고 있다.
종합병원 수술 건수는 전공의 집단행동 이전에 일평균 5천377건이었다가 의정갈등 이후 소폭 감소하기도 했으나, 이달 2주 차에는 5천975건까지 늘었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외래 환자도 집단행동 이전 수준에 근접했다.
집단행동 이전인 작년 2월 초 하루 47만5천847건이었던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 평일 일평균 외래 건수는 이달 2주 차 45만9천640건으로 늘었다.
이달 2주 차 빅5 병원 일평균 외래 건수는 4만4천715건으로, 집단행동 이전인 5만1천87건과 비교해 88% 수준이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남아있는 의료진의 헌신과 희생으로 진료량이 다소 회복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의정갈등이 1년째 이어지면서 남아있는 의료진의 피로가 상당한 탓에 사태가 지금보다 더 장기화할 경우 더는 버티지 못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것이다.
빅5 병원에서 근무하는 한 외과 교수는 "지금 병원이 돌아가는 건 남아있는 의료진이 어떻게든 버티고 있어서인데 파행이 더 길어지면 장담하기 어렵다"며 "현장에서 체감하는 수술 감소 폭은 더 크고, 일부 회복한 것처럼 보인다 해도 장기적으로 봤을 땐 절대 예전처럼 돌아갈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