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에 당뇨병이 적은 이유는…"적혈구가 포도당 흡수한다"

美 연구팀 "생쥐 실험서 확인…새로운 당뇨병 치료법 개발 적용 기대"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이 해수면 근처에 사는 사람들보다 당뇨병 발생률이 낮은 것은 저산소 환경에서 적혈구가 스펀지처럼 포도당을 흡수하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글래드스턴 연구소 이샤 H. 자인 교수팀은 21일 과학 저널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서 생쥐 모델 실험을 통해 고지대 같은 저산소 환경에서 적혈구가 혈류 속 포도당을 빠르게 흡수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생쥐가 저산소 환경에 놓이면 적혈구가 혈류에서 포도당을 흡수하도록 대사가 전환된다며 이런 적응은 조직 전반에 산소를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동시에 혈당 수치를 낮추는 유익한 부수 효과도 나타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체내 혈중 산소 농도가 낮은 저산소 상태(hypoxia)가 건강과 대사에 미치는 영향을 수년간 연구해왔다. 이전 연구에서는 저산소 공기를 들이마신 생쥐의 혈당 수치가 정상보다 크게 낮다는 사실을 발견한 바 있다.

 이는 먹이 섭취 후 포도당을 빠르게 소모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영상 기법을 사용해 포도당이 어디로 가는지 추적하는 연구에서는 주요 장기들의 포도당 흡수만으로는 포도당이 빠르게 소모되는 이유가 설명되지 않았다.

 연구팀이 이 연구에서 PET/CT 영상을 이용한 새로운 분석을 통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포도당 흡수원이 있음을 확인한 뒤, 그것이 적혈구일 가능성이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저산소 환경 속 생쥐를 이용해 다양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저산소 상태만으로도 생쥐의 포도당 내성이 강하게 개선되고, 그 효과가 정상적인 산소 환경으로 돌아간 뒤에도 수주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산소 환경에 놓인 생쥐는 적혈구 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했을 뿐 아니라, 각 적혈구가 정상적인 산소 환경에서 만들어진 적혈구보다 더 많은 포도당을 흡수해 적혈구의 포도당 흡수가 약 3배 증가했다.

 이 현상의 분자적 메커니즘을 분석한 결과 저산소 조건에서 적혈구가 포도당을 사용해 신체 조직으로의 산소 방출을 돕는 분자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또 신체 조직으로의 산소 전달을 줄여 저산소 상태를 모사하는 약물 하이폭시스탯(HypoxyStat)을 당뇨병 생쥐 모델에 투여한 결과 고혈당이 완전히 정상화됐으며, 효과가 기존 약물보다 더 우수했다고 밝혔다.

 자인 교수는 "이 연구는 하이폭시스탯을 미토콘드리아 질환 외의 분야에 적용한 최초 사례 중 하나"라며 "이 연구는 적혈구를 포도당 흡수원으로 활용함으로써 당뇨병 치료를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산소 변화에 대해 인체 전체가 어떻게 적응하는지, 그리고 이런 기전을 다양한 질환 치료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덧붙였다.

 ◆ 출처 : Cell Metabolism, Isha H. Jain et al., 'Red blood cells serve as a primary glucose sink to improve glucose tolerance at altitude', http://dx.doi.org/10.1016/j.cmet.2026.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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