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 '위고비' 부작용… "5일째 물도 못먹고 토하는 중"

 "위고비 부작용 대박이다…5일째 물도 못 먹고 토하는 중"(스레드 이용자 'heh***')

 "친구 2명 맞다가 1명 우울증 와서 중단함"(스레드 이용자 'ear***')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부작용을 토로하는 경험담들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위고비를 끊으니 대고비가 왔다"며 요요현상을 토로하는 사례들은 위고비의 효과에 유효기간이 존재함을 알려준다.

[스레드 이용자 '03.17_oou', 'jong_s_' 게시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10개월간 20kg 감량했지만 췌장염 생겨 끊었다"

 위고비가 날개 돋친 듯 팔리며 체중 감량에 성공했다는 경험담이 주목받지만,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쌓이기 시작했다.

 위고비 환자용 사용설명서에는 체액 소실 및 탈수·췌장염·당뇨병성 망막병증 악화 가능성 등이 경고 사항으로 명시돼 있다.

 구독자 200만명을 자랑하는 유튜버 '빠니보틀'은 지난 4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근래 들어 제 주변 지인분들 중에서 위고비를 맞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무기력증, 구토감, 우울증 등이 있다고 하네요. 저도 속 울렁거림 증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개그맨 김준호도 위고비를 사용하면서 6㎏을 감량하긴 했지만 성격이 예민해졌다고 밝혔다.

 지난 7월 김준호와 결혼한 개그맨 김지민은 앞서 4월 유튜브 채널 '준호 지민'에 올라온 영상 '맛집 탐방 '샤브샤브 데이트''에서 "(김준호가) 위고비를 한 뒤로 너무 예민해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영상 '웨딩드레스 피팅 하는 날'에서도 김지민은 "(김준호가) 살을 빼고 난 뒤로 너무 예민해졌다.

 긍정적인 사람이었는데 부정적인 사람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에서 김준호는 "왜냐하면 (위고비 사용 이후로) 먹는 거, 자는 게 잘 안된다"고 토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위고비의 부작용을 증언하는 글이 이어진다.

 18일 현재 스레드에는 "맞은 지 5일 됐는데 이제 안 맞으려고…복통에 설사에 구토에 메스껍고 어지러워"('kin***'), "10개월간 20kg 감량했지만 췌장염이 생겨 끊었다"('jul***'), "위고비 6주차, 부작용 때문에 잠시 그만두기로 했다.

 택시만 타도 멀미가 너무 심하게 났다"('ps.***'),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구토 증상이 심하지는 않았는데 지금은 일상생활이 안 될 정도야"('mis***') 등의 댓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네이버 이용자 'di***'는 "나도 위고비하고 살은 2키로도 안 빠졌는데 근육 3kg 가까이 빠졌다"며 "위고비 부작용으로 근육감소랑 무기력, 기립성저혈압 오고 바로 중단했음. 끊고 한달 정도 되니까 어느정도 돌아왔음"이라고 썼다.

위고비 부작용 토로하는 해외 누리꾼들

 유튜브에서도 '위고비 부작용'(Wegovy side effects)을 검색하면 관련 영상이 줄줄이 나온다.

 유튜브 해외 이용자 'Fat***'는 "아무것도 못 삼키겠다. 물조차도"(I can't keep anything down. Not even water), 'grn***'는 "속쓰림과 메스꺼움이 심하다. 이럴 가치가 있을 만한 효과가 있길 바란다"(The sour stomach and nausea are terrible. Hoping to at least see some results to make it worth it)고 남겼다.

 또 'Lis***'은 지난 16일 뉴질랜드 뉴스 사이트 'Stuff' 유튜브 영상을 통해 "방금 막 잠에서 깼는데 심한 메스꺼움을 느꼈고 구토했다"(I've just woken up felt overwhelming nausea and vomited), "경고받는 부작용 중 하나가 근육이 빠지는 거다"(One of the side effects that you're warned about is the loss of muscle) 등의 후기를 전했다.

  ◇ "문제는 약을 끊었을 때"…피할 수 없는 요요

 전문가들은 위고비 이용에 있어 특히 요요현상이 간과되고 있다고 입을 모아 지적한다. 위고비 이용시의 효과만 각광받고 끊었을 때 오는 요요현상은 부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현대 의학에서 약만으로 비만을 완전히 치료하거나 요요 없이 해결하는 방법은 없다"며 "위고비는 포만감을 빨리 주는 약일 뿐 식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비만 치료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본인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우 인제대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도 "문제는 약을 끊었을 때"라며 "체중이 다시 늘 수 있어 생활습관 개선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고 짚었다.

 김 교수는 "약물로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됐지만 개인차가 크다"며 "식습관과 운동을 병행해야 같은 용량으로도 효과적으로 체중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튜브 이용자 '유칼립***'는 위고비를 두고 "와이프가 10개월간 15㎏ 뺐지만 3개월 만에 10㎏이 다시 쪘다"고 밝혔다.

 스레드 이용자 'lov***'는 "1년은 유지해야 하니까 돈 없으면 시작 안 하는 게 좋다"며 "애매하게 끊으면 요요가 폭동같이 온다"고 썼다. 또 'dud***'는 "운동이랑 식단 병행 안 하면 요요가 너무 세게 온다"고 적었다.

[위고비 환자용 사용설명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상담후 바로 처방"…'묻지마 처방' 여전히 횡행

 이런 상황에서 '묻지마 처방'은 여전히 별다른 제지 없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고비, 마운자로 등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계열 비만치료 주사제와 관련, 비만에 해당되는 환자의 경우에만 의료 전문가의 처방에 따라 허가된 용법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고비 프리필드펜 환자용 사용설명서에 따르면, 위고비는 원칙적으로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비만 환자나,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 동반 질환이 있는 BMI 27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되는 약이다. 서울시민 건강포털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BMI 25 이상을 비만으로 본다.

 그러나 기자가 지난 17일 '묻지마 처방'으로 SNS에서 유명한 종로구 A 의원에 문의하자 "진료 상담 후에 처방받을 수 있으니 오후 5시 전으로만 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처방에 별도의 기준은 없냐고 묻자 "보통 미용 목적으로 많이 맞으니 일단 상담부터 해 보라"고 권했다.

 인근 종로구 B 의원 역시 "본인이 (부작용을) 부담하는 것이기 때문에 보통은 상담 후에 바로 처방받아 가실 수 있다"고 안내했다.

 두 의원 모두 기자의 BMI 지수(19.43)를 확인하지 않았다.

 SNS에는 위고비 '묻지마 처방'을 위한 '팁'이 넘쳐난다.

 스레드 이용자 'neo***'는 "위고비 원래 맞던 척 자연스럽게 하면 된다. 지난달에 0.5 맞아서 1.0 달라 하면 준다"며 "그리고 잘 안 물어본다"고 썼다.

 또 'kar***'는 처방전을 쉽게 받을 수 있는 병원 이름을 적어 올렸다.

 박정하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만 치료제 임상 시험은 원래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며 "저체중인 사람에게는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험상 탈수나 구역질 등 부작용이 저체중 환자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승남 가정의학과 전문의도 "정상 체중인 사람이 위고비를 맞으면 구토·설사 등 부작용이 심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지방이 아닌 다른 영양소도 함께 빠지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BMI 27 이상인 사람만 의사에 의해 처방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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