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면역치료제연구센터 김태돈 박사팀이 면역세포인 자연살해(NK·Natural Killer)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히알루론산 기반의 스캐폴드(구조물 지지체)를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혈액 내 백혈구의 일종인 NK세포는 암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들을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NK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대량 증식이 어렵고 침투성이 낮아 고형암(덩어리진 암)에는 효과가 낮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캐폴드를 활용하면 NK세포를 대량 증식할 수 있다. 세포외기질(세포 밖 물질) 성분인 히알루론산으로 돼 있어 쉽게 분해되며, 생분해 속도를 조절함으로써 생체 내 생존 기간을 늘릴 수도 있다. 특히 3차원 다공성 구조 스캐폴드로 배양한 NK세포는 기존 2차원 평면에서 키운 NK세포에 비해 세포 증식력과 살상력이 높고, 면역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 분비량도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이 차세대 항암 치료제인 'CAR-NK 치료제'에 3차원 스캐폴드를 융합해 고형암 실험쥐에 투여한 결과 암세포 전이가 6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3차원 스캐폴드에서 키운 NK세포를 혈액암 생쥐 모델에 투여한 결과 일반
MMR(홍역·볼거리·풍진) 백신이 예방 효과가 매우 크고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와는 무관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탈리아 알렉산드리아 지역전염병감시센터(SeREMI)의 카를로 피에트란토니 의학통계학 교수 연구팀이 총 1천만 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MMR 백신과 수두 백신의 효과를 평가한 51편의 연구논문과 1천3백만명의 아이를 대상으로 이 백신들의 부작용을 살펴본 87편의 연구논문을 종합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5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MMR 백신은 1회 접종에 홍역 예방 효과가 95%, 2회 접종에는 96%로 나타났다. MMR 백신은 생후 12~15개월과 4~6세에 한 번씩 모두 2회 접종하게 된다. 1회 접종 아이들의 홍역 발생률은 0.5%, 접종하지 않은 아이들은 7%였다. 볼거리(유행성 이하선염) 백신의 예방 효과는 1회 접종에 72%, 2회 접종에 86%였다. 백신을 맞은 아이들의 볼거리 발생률 1%, 맞지 않은 아이들은 7.4%였다. 풍진과 수두(varicella) 백신 효과도 매우 높게 나타났다. 수두 백신은 MMR과 혼합된 백신(MMRV)으로 접종하거나 MMR 백신을 맞을 때 별도
소아마비 바이러스는 백신 개발로 세계에서 거의 박멸됐다. 그러나 최근 세계 일부 지역에서 백신 유래 소아마비(vaccine-derived polio)가 번지면서 새로운 우려를 낳고 있다. 백신 유래 소아마비란 세이빈(Savin) 소아마비 경구형 생백신에 사용된 독성을 약화시킨 바이러스가 이 백신을 맞은 사람으로부터 탈출해 소아마비 백신 접종이 잘 안 된 지역사회에서 번질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경우를 말한다. 세이빈 경구형 백신을 재설계해 이러한 약점을 차단한 새로운 백신이 개발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의 라울 안디노 미생물학-면역학 교수가 미국 백신 혁신센터, 벨기에 안트베르펜대학, 영국 국립생물표준통제연구소의 바이러스 전문가들과 함께 개발한 이 새로운 경구 소아마비 백신은 1상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확인됐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5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세이빈 경구 백신에 들어있는 약화된 바이러스가 3단계의 진화를 거쳐 변신하면서 이 무해한 백신을 지역사회를 위협할 수 있는 백신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보다 정교한 설계를 통해 이를 차단할 수 있는 안전한 백신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1상 임상시험은 죽은 소아마비
체내 지방이 건강에 해로운 정도는 어느 부위에 축적되느냐에 달렸다. 가장 해로운 게 복부에 쌓이는 내장지방(visceral fat)이다. 내장지방이 축적되면 혈압 변화와 인슐린 분비에 영향을 줘 염증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많이 나온다. 염증 반응은 당뇨병, 심혈관질환, 특정 유형의 암 등이 발생할 위험을 높인다. 하지만 둔부나 허벅지 등에 생기는 피하지방은 건강에 해롭지 않다. 이렇게 사람에 따라 지방이 많이 쌓이는 부위가 다른 이유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뇌의 인슐린 민감성이 지방의 체내 분포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의 인슐린 반응성에 따라 지방이 어느 부위에 축적될지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다이어트에 좋은 음식물 섭취와 운동량을 늘렸을 때 뇌의 인슐린 반응성이 높은 사람은 체중이 많이 줄면서 내장지방도 감소해 체중 감량 효과가 오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뇌의 인슐린 반응이 약하거나 아예 없는 사람은 초기에만 체중이 조금 줄다가 원상태로 되돌아가고, 장기적으론 내장지방이 다시 늘었다. 이 연구는 독일 당뇨병 연구소(DZD)와 뮌헨 헬름홀츠 연구소, 튀빙겐 대학병원 등이 공동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2
장(腸)의 기생충은 인간과 공존하면서 숙주 면역체계를 교란하는 회피 기제를 진화시켰다. 기생충이 구사하는 대표 전략은 숙주의 염증반응을 제어하는 면역조절 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이런 세포로는 조절 T세포, 조절 B세포, 대체 활성화 대식세포 등을 꼽을 수 있다. 선충류 Hpb(학명 Heligmosomoides polygyrus bakeri)는 인간의 장에 사는 대표적인 기생충 중 하나다. 이 선충의 분비 물질에서 분리한 TGF-베타(종양 성장인자 베타) 유사 리간드(수용체 등 고분자 특이 결합 물질)는 조절 T세포의 분화를 강하게 유도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그런데 Hpb가 다양한 면역조절 대사 경로를 자극하기 위해 분비하는 특정 단백질(글루탐산 탈수소효소)을 독일 뮌헨 공대(TUM) 과학자들이 발견했다. 숙주 면역세포의 항염증 매개 물질은 이런 대사 경로를 거쳐 형성되는데 이와 동시에 염증 매개 물질은 줄어든다고 한다. 과학자들은 Hpb 글루탐산 탈수소효소가 천식 등 만성 호흡기 질환의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걸 동물 실험과 인간 배양세포 실험에서 확인했다. TUM의 율리아 에서-폰 비렌 박사팀은 관련 논문을 27일 저널 '사이언스 중개 의학(
뇌에서 가장 많이 관찰되는 성상교세포(astrocyte)는 주로 뇌 조직을 지지하고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성상교세포가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뇌 신경회로도 직접 제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습과 기억에 필요한 시냅스(신경 연접부) 신호 전달과 신경회로 기능 조절 등에 폭넓게 관여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성상교세포의 전사 인자를 제거하는 동물 실험에서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 부위에 성상교세포가 깊숙이 작용한다는 걸 확인했다. 미국 베일러대 의대의 벤저민 데닌 신경외과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25일 저널 '뉴런(Neuron)'에 발표했다. 뇌와 척수에 존재하는 성상교세포는 통상 신경세포(뉴런)의 이온 농도 조절, 영양분 공급, 노폐물 제거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성상교세포 무리는 그 분포 영역에 따라 세포·분자·기능적 특성이 각각 다른데 특정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s)가 이런 영역 특성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데닌 교수팀은, 성상교세포의 발달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NFIA 전사인자가 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규명하기 위해 생쥐 모델에 실험했다. 뇌 전체에서 성숙한 성상교세포의 NFI
가공육, 전분, 단 간식에 치우친 식습관은 알츠하이머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랑스 보르도(Bordeaux)대학의 세실리아 사미에리 역학 교수 연구팀이 노인 627명(평균연령 78세)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조사하고 이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23일 보도했다. 이 중 209명이 관찰 기간에 치매 진단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치매가 발생한 노인은 다른 노인에 비해 식습관이 확연히 달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치매가 발생한 노인들의 식습관 특징은 소시지, 햄, 베이컨, 살라미 같은 가공육에 전분이 많은 감자와 과자 같은 당분이 많은 간식이 '핵심'을 이루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식사량은 치매 위험 증가와 연관이 없었고 건강에 좋은 식품을 외면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치매가 나타나지 않은 노인들의 식단은 과일, 야채, 해산물, 닭고기 등 음식의 종류가 다양한 것이 특색이었다.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얼마나 많이 먹느냐보다는 얼마나 자주 먹느냐가 치매 위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알츠하이머병 학회의 키스 파고 연구실장은
샴페인 잔처럼 생긴 코점막 배상세포와 섬모세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인체 감염이 시작되는 초기 침입 루트일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 메커니즘은 2003년에 유행한 사스 바이러스와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감염 초기에 표적으로 삼는 특정 유형의 세포가 밝혀진 건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폐와 기도를 주로 공격해 고열, 심한 기침, 인후통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일으킨다. 특히 폐렴이 심해지면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최근 들어서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는 연구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인간 세포 아틀라스((HCA)' 프로젝트의 한 파트로 진행된 이 연구엔 영국 웰컴 트러스트 생어 연구소, 네덜란드 흐로닝언 대학병원,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등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웰컴 트러스트 생어는 유전체 서열 분석과 데이터베이스 구축 관련 부문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기관으로 꼽힌다.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24일 저널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렸다. 코로나19와 백혈구 많을 땐 전체 백혈구의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최초의 '면역 관문 억제제'를 승인한 건 10년 전이다. 암세포는 면역계의 T세포 공격을 피하는 '은폐 기제(cloaking mechanism)'를 갖고 있다. 이런 은폐술을 부리는 암세포의 단백질 가운데 하나가 '1형 세포 예정사 리간드(programmed death ligand 1)'라는 뜻을 가진 PD-L1이다. 면역 관문 억제제는, PD-L1과 T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PD-L1 수용체 사이의 상호작용을 차단해, 암세포가 숨지 못하게 방해한다. 현재 상용화돼 있는 니보루맙(nivolumab)이나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같은 암 면역 치료제는 모두 이런 기제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면역 치료제는 특히 치명률이 높은 비소세포폐암(NSCLC) 등의 치료에 고무적인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PD-L1의 발현도가 높을 때 암세포가 어떻게 인체의 면역 공격을 피하는지는 지금까지 잘 알지 못했다. 이 오랜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를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 센터(UTSW) 연구진이 찾아냈다. 관련 논문은 24일 '네이처 캔서(Nature Cancer)'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