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도 하고 재활도 돕고…의료 로봇의 활약

 천천히 걷기 시작하자 화면 속 캐릭터도 숲길을 따라 전진한다.

 하트 모양 아이템을 먹으니 점수가 1점 오르고, 보물상자 아이템을 먹으니 3점이 올랐다. 누적 점수는 오른쪽 화면에 표시된다.

 게임 이야기가 아니다. 보행 재활 로봇 '모닝워크 S200' 이야기다.

 조성원 큐렉소 재활&척추 파트장은 "환자를 공중에 있는 하네스에 채워서 지지하는 방식인 기존 제품과 달리, 이 제품은 다른 부착물 없이 발판에 올라타기만 하면 안장이 몸을 지지해준다"고 말했다.

 올라타 보니, 실제 보행 시 움직임을 구현한 발판이 양발을 발뒤꿈치부터부터 앞꿈치까지 자연스럽게 움직이게 도와줘 실제로 땅을 딛고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경사나 계단 등 모드뿐 아니라 걷기 속도나 보폭, 발판 높이도 세밀하게 조정 가능했다.

 몸의 한쪽에만 마비가 오는 중풍 환자 등을 위해 각 다리 보폭을 따로따로 설정할 수도 있다.

 환자 상태별로 조작이 가능하기에 환자들은 직접 보행기를 끌 때보다 효과적으로 재활할 수 있고, 물리치료사는 육체적 피로를 덜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우리 일상에 깊이 파고든 로봇은 이처럼 의료 분야에서도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수술 로봇은 의료 로봇의 또 다른 예다.

 큐렉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공관절 수술 로봇과 척추 수술 로봇을 개발·생산하는 기업이어서 이날 인공관절 수술 로봇 '큐비스-조인트'의 작동 과정도 관찰할 수 있었다.

  먼저 환자의 뼈 사진을 CT로 찍은 다음 이를 3D로 재구성하면, 의사는 이 이미지가 실제 뼈를 잘 구현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 잘 구현됐다면 로봇 팔에 달린 커터(절단기)가 '징징' 소리를 내며 인공관절이 들어갈 부분의 뼈를 자동으로 분리한다.

 뼈 절단이 완료되면 의사는 인공관절 임플란트를 심는다.

 이 회사의 척추 수술 로봇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회사 관계자는 "로봇을 활용하며 의사의 숙련도와 관계 없이 일정한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고 절단 시 오차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큐렉소의 인공 관절 수술 로봇은 국내에서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70%는 모두 해외 제품이다.

 수술 로봇 전체로 넓혀도 국내에서는 큐렉소 외에 고영테크놀러지, 미래컴퍼니[049950] 정도만 수술 로봇을 생산하고 있다.

 제품 가격이 비싼 데다 해외 제품이 국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개발과 상용화가 쉽지 않다는 게 국내 의료기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의료 수가를 통한 의료 로봇 보급 활성화, 국내 업체의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한 실증 보급 사업 확대 등이 해결책으로 꼽힌다.

 현재 세계 의료 로봇 시장에서는 복강경 검사를 위한 로봇 시장이 가장 크며, 정형외과용 로봇, 약국용 로봇, 재활용 로봇 등이 그 뒤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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