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찰료 올리고 응급 150% 가산…'저평가' 의료행위 보상 늘린다

병의원 수가 인상분 일부, 저평가 의료행위 투입…보상 불균형 해소
동네의원 수가 전체 0.5% 인상…초·재진 진찰료는 4% 올려
병원 수가 1.2% 인상하되 야간·공휴일·응급 의료행위 가산 확대

 정부가 병·의원 수가(의료행위 대가)를 올리면서 일부 인상분을 저평가돼 있던 의료행위에 투입해 의료행위 간 보상 불균형을 해소한다.

 의료기관 유형별로 일괄적으로 수가를 인상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우선순위가 높은 의료 행위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동네의원의 수가를 결정하는 환산지수는 전체 0.5%를 인상하되 진찰료는 각각 4%씩 올린다.

 또 병원은 1.2% 올리지만, 야간·공휴일·응급 의료행위를 더 쳐주는 식으로 보상하기로 했다.

 지난 5월 말 협상에서 치과, 한의, 약국, 조산원 등의 내년도 환산지수 인상률이 먼저 타결됐고, 당시 결렬됐던 의원과 병원은 이날 건정심에서 가결됐다.

 건정심은 이날 병·의원 환산지수를 결정하면서 일괄적인 인상이 아닌 저평가 항목의 보상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기존처럼 환산지수를 획일적으로 인상할 경우 고평가된 행위는 더 크게 인상되고 저평가된 행위는 상대적으로 작게 인상되면서 보상 불균형이 더 심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건정심에서 병·의원 환산지수 인상, 즉 수가 인상에 투입하기로 했던 재정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저평가된 항목을 집중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동네 의원의 수가는 0.5%를 인상하고, 상대가치 분야에서 초진·재진 진찰료를 각각 4%를 올린다.

 건보공단이 애초 의원에 제시한 수가 인상률 1.9%에 해당하는 재정을 투입하되 일부 재정은 기존과 동일하게 의원 전체에 적용하고 일부는 진찰료 인상에 투입하는 식으로 나눈 것이다.

 병원의 수가는 1.2% 인상하고 상대가치 점수에 반영되는 수술·처치·마취료에 대한 야간·공휴일 가산을 50%에서 100%로 확대한다.

 병원의 경우 응급실에서 시행되는 응급의료행위에 대한 가산도 50%에서 150%로 확대하고 의원급에 적용되던 토요일 가산도 적용될 수 있게 했다.

 이 역시 건보공단이 병원에 제시했던 1.6% 수가 인상에 해당하는 재정범위 안에서 일부는 환산지수 인상에, 나머지는 저평가된 분야에 투입하게끔 조정한 것이다.

 이와 함께 외과계 의원에 대한 수가 개선방안을 의사회 협의를 거쳐 조속히 마련하도록 하는 부대의견도 의결했다.

 조충현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환산지수를 차등 적용하는 게 아니라 환산지수는 하나로 하되 환산지수 인상에 투입할 재원 일부를 저평가된 영역에 투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일괄적인 수가 인상과 동일한 재정을 투입하면서도 저평가된 의료행위의 보상을 강화하고 행위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수가의 두 축인 환산지수와 상대가치를 연계함으로써 합리적인 수가체계로 나아가는 첫걸음을 시작한 데 의미가 있다"며 "저평가 행위에 대한 집중 보상 등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상에 기반한 필수의료·지역의료 확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수가 체계 개편을 근본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건정심에서 결정된 의원·병원 유형의 환산지수와 상대가치 점수 조정 방안은 복지부 고시 개정을 통해 확정된다.

 아울러 이날 건정심은 '비상진료체계 건강보험 지원방안' 연장을 의결하고, 약 1천89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 투입을 결정했다.

 복지부는 의료공백 상황에 대처하고자 지난 2월 20일부터 비상진료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중이며 이번에 여섯 달째 연장하기로 했다. 지원 기간은 오는 9월 10일까지다.

 이로써 건정심에서 비상진료 유지를 위해 투입한 재정 규모는 의결한 것만 1조원을 넘겼다.

 다만, 실제 비상진료체계 운영 지원을 위해 지급된 누적 건보 지원금은 지난 6월 말 기준 1천640억원 정도다.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과 응급실이 중증·응급 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증 환자를 병·의원으로 회송한 경우 보상을 강화했고, 중증 환자의 신속한 병원 배정에 대한 보상도 늘렸다.

 응급실 진찰료와 심폐소생술 등 응급실에서 시행하는 의료행위에 대한 보상도 확대했다.

 복지부는 비상진료 지원과 현장 점검을 통해 응급·중증 환자 진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PA 합법화가 마냥 반갑지 않은 간호사들…"업무범위 줄여야"
"현장에서는 여전히 의사가 해야 하는 일들이 직무 기술이 없는 간호사들에게 마구 넘어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환자 안전입니다."(현장 간호사 A씨) 간호사들의 숙원이었던 '간호법'이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대한간호협회(간협)는 "19년 만에 이뤄진 역사적 사건"이라며 환영했지만, 현장 간호사들은 이번 간호법안은 진료지원(PA) 간호사 합법화를 골자로 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간호사들은 의사의 업무가 간호사에게 과도하게 넘어오지 않도록 PA 간호사의 업무 범위를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PA 간호사가 전문 인력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직무 교육과 수련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전공의 이탈에 '대체 인력' PA 간호사, 합법적 지위 획득 간호법이 지난달 28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앞으로 PA 간호사가 합법적인 지위를 인정받게 된다. PA 간호사는 임상 현장에서 특수검사나 시술 등 의사의 업무 중 일부를 대신 수행하는 인력이다. 의료기관들은 외과 등 소위 필수의료과의 전공의 지원율 하락으로 의사 인력이 부족해지자, PA 간호사를 선발해 전공의 대체 인력으로 써왔고, PA 간호는 전국적으로 1만6천여 명에 이를 정도로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
과학자들 "살빼는 약 오젬픽·위고비, 노화도 늦춘다"
당뇨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체중감량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살빼는 약'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오젬픽과 위고비가 인체 노화도 늦춰 사망률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이같은 결과가 지난주 런던에서 열린 유럽 심장학회 컨퍼런스에서 발표됐다고 보도했다. 오젬픽과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는 인슐린 분비 촉진과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되는 호르몬 GLP-1(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의 유사체로, 앞선 연구들에서 비만이나 과체중, 심장질환자의 사망 위험을 낮춰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가 관절염, 알츠하이머, 암, 코로나19 등 훨씬 더 광범위한 질병에 영향을 미쳐 사망률을 전반적으로 낮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 결과를 발표한 할란 크럼홀츠 미국 예일의대 교수는 "세마글루타이드는 우리가 처음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광범위한 이점이 있었다"며 "단순히 심장마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은 건강을 증진한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의 건강을 개선하면 실제로 노화 과정이 지연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연구는 미국에서 과체중 또는 비만이면서 심혈관 질환이 있지만 당뇨병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