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7.7번 찍는다…나도 모르게 쌓이는 의료 방사선 위험

CT가 전체 피폭의 67% 차지…250mSv 초과 환자도 12명 발견
장비 성능 따라 선량 격차 뚜렷…진단참고수준 법제화 서둘러야

  첨단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병원에서 받는 영상 검사가 질병 진단의 필수 과정이 됐다.

 하지만 진단의 정확도가 높아지는 속도만큼 우리 몸이 노출되는 방사선량에 대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의료 방사선 이용량과 피폭량이 위험 수위에 도달하고 있어 고성능 장비 도입과 국가 차원의 제도적 관리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 1인당 연간 7.7건 검사…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국민 방사선 피폭량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의 '방사선 의료장비의 피폭선량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영상검사 건수는 연간 7.7건(질병관리청 실태조사 인용)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해 약 29% 급증한 수치다.

 ◇ 전체 피폭 67%가 CT…장비 사양과 거주지에 따른 '안전 격차' 뚜렷

 특히 컴퓨터단층촬영(CT)의 피폭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CT는 전체 영상검사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8%에 불과하지만, 국민 전체가 받는 집단 피폭량에서는 무려 67.3%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일산병원의 사전 분석 자료를 통해 반복적인 검사로 인해 연간 누적 피폭량이 250mSv를 넘긴 환자가 12명이나 발견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제시한 권고치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암 발생이나 유전적 이상, 백내장 등 건강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을 무시할 수 없는 단계다.

 연구진이 실제 검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용하는 의료 장비의 성능이 환자의 안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CT 장비의 채널 수가 많을수록, 즉 성능이 좋을수록 환자가 받는 유효선량은 긍정적으로 낮아졌다.

 일산병원이 보유한 192채널의 고성능 장비는 상대적으로 낮은 128채널의 장비보다 동일한 검사 조건에서 더 적은 방사선량으로도 정밀한 진단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동일한 검사를 받더라도 병원이 어떤 사양의 장비를 운용하느냐에 따라 환자가 받는 피폭 위험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환자의 신체 조건과 거주 지역에 따른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복부와 척추, 가슴 부위 검사에서는 환자의 체질량지수(BMI)가 높아 체격이 큰 환자일수록 평균 유효선량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체격이 큰 환자에게서 선명한 영상을 얻기 위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방사선 노출(관전류)이 요구되는 임상 현실이 반영된 결과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의료기관이 지방보다 고성능 CT 장비를 더 빠르게 확충하고 있어 지역 간 의료 장비 접근성과 성능 격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256채널 이상의 초고성능 장비 비율은 2017년 대비 약 272% 증가했으나, 장비 확충 속도와 고성능 장비 비중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었다.

 ◇ 해외 선진국은 체계적 관리 중…"국내도 선량 통합 관리 및 법제화 서둘러야"

현재 우리나라는 환자가 받는 방사선량이 적절한지 판단하기 위한 권고 기준인 진단참고수준(DRL)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고시 형태의 강제성이 없는 기관별 자율 기준에 의존하고 있으며 환자의 선량 기록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영상정보 시스템(RIS) 등과의 연계도 부족한 실정이다.

 반면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적극적인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유럽은 별도의 법적 구속력을 지닌 지침을 통해 방사선 안전 기준을 통합 관리하고 있으며, 미국은 법률 지정 외에도 의료보험(메디케어) 지불 감액 정책과 민간 레지스트리 활용을 통해 장비 성능 관리를 유도하고 있다.

 일본 역시 자발적 네트워크를 통한 국가 권고 및 인증 기반 시스템을 통해 누적 선량을 분석하고 경고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보고서는 국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진단참고수준의 법제화와 더불어 영상정보 시스템(RIS) 등과 연계된 통합 선량 관리 시스템(DMS) 구축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노후 장비의 교체를 지원하고 지역 간 장비 성능 격차를 해소하는 정책적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방사선은 질병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불필요하게 높은 선량에 노출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장비의 성능을 고도화하고 개인별 피폭량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국가 차원의 안전망이 구축될 때 국민들은 방사선 걱정 없이 최선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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