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근로자, 심장병·뇌졸중 1.6배…폭염은 엎친 데 덮친 격"

택배기사 포함 근로자 600만명 분석결과…"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등 새 정책 필요"

 최근 폭염 속에서 택배 상하차 작업을 하던 30대 근로자가 쓰러졌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구급대원들에 따르면 이 근로자는 쓰러졌을 당시 마비 증상을 동반한 과호흡 상태를 보였으며, 체온이 40.9도까지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동료 근로자들은 "화물차 안의 열기와 미흡한 냉방시설로 35도가 넘는 더위와 싸우다 사고가 발생했다"며 열사병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이나 폭우, 한파와 같은 극한의 기상 여건을 배제하라더라도, 택배 작업 그 자체로 고강도 육체노동과 장시간 근로에 노출돼 있어 건강상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택배 근로자들에게 뇌졸중과 심장질환 등의 치명적 질환 발생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양대 의대,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고용정보원 공동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공중보건 프론티어스'(Frontiers in Public Health) 최근호에서 국민건강보험(NHI)과 국민고용보험(NEI) 빅데이터를 이용한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팀은 2015년 당시 건강에 이상이 없었던 20~64세 남성 택배 기사(5천12명)를 대상으로 동일 연령대의 남성 총 임금근로자(542만9천176명), 사무직 근로자(63만2천848명)와 허혈성 심장질환 및 뇌졸중 발생 여부를 2020년까지 추적 관찰됐다.

 허혈성 심장질환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져 심장 근육이 망가지는 질환을 통칭한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을 말한다. 두 질환 모두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을 잃거나 큰 장애를 남길 수 있다.

 분석 결과, 각 그룹의 허혈성 심장질환 연령표준화발생률(인구 10만명 기준)은 전체 남성 임금 근로자 평균을 1로 봤을 때 택배 기사가 1.54로 높았다. 반면 사무직 근로자는 0.86으로 전체 남성 근로자 평균을 밑돌았다.

 뇌졸중 연령표준화발생률도 전체 남성 근로자 평균에 견줘 택배 기사와 사무직 근로자가 각각 1.84, 0.86으로 두 배 이상의 큰 차이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이런 발생률로 볼 때 택배 기사에게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은 연령, 고용 기간, 소득 수준, 비만, 흡연, 알코올 소비 등의 다른 변수를 조정한 후 전체 남성 임금 근로자보다 각각 1.60배, 1.39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또 사무직 근로자와 비교해서는 같은 비교 조건에서 이런 위험이 각각 1.34배, 1.43배 높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되는 건 택배 기사 그룹이 사무직 근로자 그룹보다 평균 나이가 적고, 비만율과 알코올 소비율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 위험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이는 택배 기사에게 허혈성 심장질환과 뇌졸중 발병 위험을 높이는 장시간 근무, 야간 근무, 교대 근무, 높은 신체 작업 부하, 소음 노출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해석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자영업 택배기사처럼 법적 노동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을 제외했기 때문에 이들의 경우 심장질환이나 뇌졸중 발생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팀은 "정부가 지난해부터 택배 종사자들의 건강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특별건강검진을 포함한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지만, 택배 근로자 전체 인구를 고려할 때 프로그램의 검진 범위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연방자동차운송안전청을 설립해 상업차량 운전자의 혈압을 모니터링하고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처럼 새로운 방식의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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