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신약 개발 분야 꿈의 기술로 불리는 원자 편집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화학과 박윤수 교수 연구팀이 산소를 포함한 오각 고리 화합물인 퓨란의 산소 원자를 편집·교정해 제약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피롤(질소를 포함한 오각 고리 화합물) 골격으로 전환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대부분 의약품은 복잡한 화학 구조를 갖고 있지만, 효능은 단 하나의 원자에 의해 결정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산소, 질소와 같은 원자는 바이러스에 대한 약리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선도적 신약 개발 분야에서 약효를 극대화하는 원자를 발굴하는 기술은 의약품 후보 발굴 과정을 혁신하는 꿈의 기술로 불린다.
하지만 산소나 질소를 포함한 고리 골격은 고유의 안정성(방향족성)으로 인해 단일 원자만 선택적으로 편집하기가 쉽지 않다.
고온·고에너지의 자외선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해 안정적인 방향족 고리의 반응성을 높이려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지만, 반응을 제어하기 어렵고 수율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가시광선에 활성을 보이는 광촉매를 도입해 상온·상압 조건에서 단일 원자 교정 반응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빛에 의해 들뜬 상태의 분자 가위 촉매가 퓨란의 산소를 제거하고, 질소를 추가하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입증했다.
가시광선 기반의 온화한 반응 조건 덕분에 분자가 파괴되거나 변형되지 않아 높은 범용성과 실용성을 보인다.
박윤수 교수는 "제약 분야의 중요한 숙제였던 오각 고리형 유기 물질의 골격을 선택적으로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신약 개발 과정을 혁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지난 3일 실렸다. 저명한 과학자가 파급력 있는 연구를 선별해 의의를 설명하는 코너인 '퍼스텍티브'(Perspective) 섹션에도 추가로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