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뇌질환 '헌팅턴 유전병' 치료 단백질 개발"

IBS·DGIST "단백질 공학 활용한 치료제 개발 기대"

 기초과학연구원(IBS) 바이오분자·세포 구조 연구단 조현주 차세대연구리더 연구팀은 김호민 전 단백질 커뮤니케이션 그룹 CI 연구팀, DGIST 뇌과학과 이성배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헌팅턴 유전병 치료를 위한 샤페론 단백질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헌팅턴병은 헌팅틴(huntingtin)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발생하는 퇴행성 뇌 질환이다.

 보통 30∼40대에 유전으로 발병한다.

 제어되지 않은 움직임, 발음장애, 인지장애 등 증상을 보이며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치료 방법이 없다.

 연구팀은 세포 내 단백질 항상성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샤페론 단백질에 주목했다.

 샤페론은 단백질이 3차원으로 올바로 접히도록 하고, 잘못 접힌 단백질의 응집을 막아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막단백질 샤페론 중 하나인 'PEX19'에 무작위 돌연변이를 유도해 만든 수십만개의 변이체를 스크리닝해 헌팅틴 단백질의 독성을 억제하는 변이 샤페론 'PEX19-FV'를 개발했다.

 실제 헌팅틴 단백질이 과발현돼 신경 퇴행 증상을 보이는 초파리에 PEX19-FV를 발현시키자 시험관 벽을 기어오르는 능력이 2배가량 향상됐다.

 이와 함께 초파리의 평균 생존율이 약 3배 증가하는 놀라운 결과를 보였다.

 또 생쥐 뇌 신경세포를 배양해 헌팅틴 단백질과 함께 PEX19-FV를 발현시킨 결과 80%에 달하던 신경세포의 심각한 구조적 손상이 5% 이하로 감소하고, 신경세포 사멸도 10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조현주 차세대연구리더는 "전 세계적으로 단백질 공학을 활용한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개발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단백질 공학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 17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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