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에 100만명 혈액·세포 저장…바이오빅데이터 구축 첫발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117명 인체자원 첫 입고…2032년 완료 목표
국립보건연구원장 "국가 연구개발 저력 되는 인체자원 축적·활용할것"

 "이 조그만 튜브에 DNA, 혈청, 혈장, 연막 같은 검체가 들어 있어요. 튜브 하나에서 새로운 정보가 나올 가능성이 무궁무진하죠."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소속 심성미 연구사가 손가락 두 마디 남짓 길이의 가느다란 튜브를 들어 보였다.

 충북 청주 오송의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는 지난해 12월 첫발을 뗀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사업'을 위해 수집된 첫 인체자원이 막 입고되고 있었다.

 인체자원이란 혈액·소변·조직 등의 인체유래물과 그와 관련된 유전·역학·임상정보 등을 말한다.

  인체자원은행 연구관이 영하 79도의 냉동 상태로 들어온 보관함의 자물쇠를 열자 하얀 드라이아이스 연기 속에서 손바닥만한 상자 20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촘촘히 담긴 1천920개의 튜브에는 기증자 117명의 귀중한 인체자원이 들어 있다.

 연구관이 냉동 수레로 상자를 운반한 후 각 튜브에 붙은 바코드를 스캔해 사전에 입력된 자원 정보와 입고된 자원 정보가 일치하는지 검수했다.

 검수가 완료된 자원들은 전용 선반에 담겨 은행 2층 저장동에 위치한 액체질소냉동고로 옮겨졌 다.

 혈청, 혈장, 세포들을 주로 보관하는 액체질소냉동고는 내부 온도를 영하 196도까지 유지해 인체자원을 반영구적으로 보존한다.

 보호구와 산소농도측정기를 착용한 연구관이 800ℓ 들이의 냉동고 뚜껑을 조심스레 열고 자원이 든 선반을 집어넣었다.

 이 자원들은 향후 은행이 운영하는 '바이오뱅크'와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의 '데이터뱅크'에 실물·데이터 형태로 보존되며 내년부터 연구자들에게 개방돼 병 치료 연구 등에 쓰이게 된다.

 정부는 정밀의료 기술 개발과 바이오헬스 산업 성장을 위해 국가 통합 바이오 빅데이터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0∼2022년 진행된 시범사업에서는 2만5천명분의 데이터가 수집됐다.

 본 사업의 1단계 목표는 2028년까지 국비 6천40억원을 투입해 희귀·중증질환자를 초함한 77만여명의 바이오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다.

 일선 병원 등 참여기관에서 환자·건강검진 수검자 등을 대상으로 동의를 받아 혈액 등을 채취하면 제작업체가 36시간 내 이를 규격 용기에 담긴 자원 형태로 만들고, 사업단의 바이오·데이터 뱅크가 자원을 보존하는 한편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빅데이터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는 국내 학계·의료계·산업계 연구자들에게 심의를 거쳐 대부분 무료로 분양된다.

 기증자들 중 일부 희귀·중증질환자에게는 수집된 검체 분석에서 나온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자원 보존과 관리의 핵심인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은 2001년부터 국가 바이오뱅크 역할을 수행하며 47만명분의 검체와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에 더해 이번 사업에서는 2027년까지 2천만 바이알(약품 용기)을 저장할 수 있는 전 과정 자동화 저장실을 증축해 '100만명분 빅데이터 확보'에 대비한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원장은 "유전체 등을 분석해 질병·개인 특성별 맞춤형 치료는 물론 발생 가능성이 큰 질병까지 예측할 수 있는 '정밀의료'가 사업의 핵심"이라며 "연구 자원 축적과 활용이 국가 연구개발의 저력이 되는 만큼 이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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