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58∼5천58명' 내년 의대 정원 깜깜…국회·의료계 만남 주목

2026학년도 정원 논의 시작 못해…정부 "'증원 규모' 원점 검토"
수급추계위 놓고도 이견 뚜렷…17일 우 국회의장·의협 회장 간담회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확정 목표 시점으로 제시한 2월이 절반 이상 흘렀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논의는 아직 첫발도 떼지 못했다.

 1년 전 늘린 2천 명이 반영된 5천58명이 내년 정원이 될지, 증원 전인 3천58명으로 돌아갈지, 아니면 그사이 어딘가에서 정해질지 아직 '깜깜'인 상황이다.

 국회에선 의대 정원을 정할 수급추계위원회 구성을 위한 법안이 곧 처리될 예정인 가운데 17일로 예정된 국회의장과 의사단체 대표와의 간담회에도 관심이 쏠린다.

 ◇ 정부 "3천58∼5천58명 사이에서"…의료계는 '숫자' 제시 안해

 단 정원 자체가 아닌 '증원 규모'를 원점에서 검토한다는 것이어서 2024년 정원에서 '감원'될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3천58명부터 5천58명 안에서, 특정 숫자를 염두에 두지 않고 수급 추계 등을 통해 현장 의견을 들어 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일단은 지난해 제시한 '증원 백지화' 요구를 고수하고 있으며,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내년 정원 등 논의에 앞서 정부가 정상적인 의대 교육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먼저 제시하라는 입장이다.

 일부 의료계 인사들은 내년 정원이 3천58명보다 더 적어야 한다는 주장도 편다.

 지난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의료인력 수급추계기구 법제화 공청회에서 의협 추천으로 참석한 허윤정 단국대병원 외상외과 교수는 "2∼3배의 학생을 받아 교육하는 것은 물리적·질적으로 불가능하다"며 "2026년도에는 의대생을 선발하지 않는 안식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역시 의협 추천 공청회 참석자인 장부승 일본 관서외국어대 교수는 "올해 증원된 1천500명을 향후 3년에 걸쳐 3천58명에서 감산해 반영함으로써 올해 증원분을 점진적으로 무효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의료계 내에서도 감원보다는 동결을 요구하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이라는 인식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추계위 의견 대립 첨예…우 국회의장·의협 회장 만남 성과 낼까

 이러한 가운데 국회에선 의사수급추계위원회 구성을 위한 법안을 이달 중 상임위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의대 정원을 둘러싼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문가가 포함한 수급추계위원회에서 결정해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자는 것인데, 14일 공청회에선 위원회를 둘러싼 각계의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의료계는 추계위에 의사를 과반으로 두고, 의결권도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소비자단체나 학계 인사들은 의사 과반 구성에 반대하며 역할도 자문에 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공청회 후 "수급추계위원회의 독립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추계위가 의료계 입장과 다르게 만들어질 경우 "병원 떠난 친구들에게 설득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당장 입법이 이뤄져도 추계위 내에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논의가 시작돼 합의까지 이뤄지긴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추계위와는 별도로 의료계와의 대화를 통해 정원 논의가 시급히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의정 대화의 창이 여전히 열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는 17일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택우 의협 회장과의 비공개 간담회가 예정돼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 1월 김 회장 취임 후 정치권과의 첫 공식 간담회로,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도 함께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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