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 3배 속도' PSP 치료제 나오나…임상서 통계유의성 첫 입증

서울의대 이지영 교수 임상시험…GV1001 투약군, 위약군 대비 116% 개선

  일반적인 파킨슨병보다 질병 진행 속도가 3배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진 진행성핵상마비(PSP)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되는 데이터를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확보했다.

 지난 18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서울의대 이지영 교수(서울대병원 운영 서울시보라매병원 신경과)는 PSP 2a상 임상시험의 이차 평가 지표 및 하위그룹 심층 평가 분석을 통해 PSP 치료제로 개발 중인 'GV1001' 0.56㎎을 투여받은 PSP-RS(리차드슨 신드롬) 유형 환자에게서 질병 조절(Disease Modifying) 효과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PSP는 비정형 파킨슨 증후군으로, 파킨슨 형태 중 가장 심각한 질환이다. PSP-RS 유형이 전체 PSP 환자 다수를 차지하며 다른 PSP 유형보다 질병 진행 속도가 빠르고 평균 생존 기간도 짧다.

 GV1001는 신약 개발 기업 젬백스앤카엘이 PSP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이번 임상 결과는 2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파킨슨병 및 운동장애학회(AOPMC) 런천 심포지엄에서 정식 발표됐다.

 이 교수는 후속 3상 임상시험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설계를 위해 좀 더 다양하고 다각적, 심층적 분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 중 PSP-RS 유형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 'post-ad-hoc'(사후 분석) 민감도 분석에서 GV1001 0.56㎎ 투약군의 질병 진행이 위약군 대비 116% 개선됐다.

 이 교수는 PSP 등급 척도 점수 변화량으로 보면 GV1001 0.56㎎ 투약군은 0.82점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5.19점 증가해 위약군 대비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또, GV1001 0.56㎎ 투약군에서는 6개월 투약 후 유의미한 질병 진행이 없었던 반면 위약군에서는 유의미한 질병 진행이 관찰됐다. 이는 GV1001 0.56㎎ 투약군에서 운동장애가 더 진행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됐음을 의미한다고 이 교수가 전했다.

 GV1001 투여 환자군의 치료 반응률도 유의하게 높았다.

 치료 직전 PSP 등급 척도 점수 대비 6개월 치료 후 점수가 개선되거나 유지된 환자의 비율로 산출된 '치료 반응률'은 GV1001 0.56㎎을 투여한 PSP-RS 유형 환자군에서 63.64%였지만 위약군에서는 25.0%에 불과했다.

 아울러 GV1001 0.56㎎ 투약군은 연수운동(Bulbar)과 안구운동(Ocular Motor) 평가지표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됐으며, 다른 11개 항목에서도 위약군 대비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약물과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신경퇴행성질환은 굉장히 복잡한 병리와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가지고 있어서 아직 명확한 원인도, 뚜렷한 치료제도 없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결과가 초기 임상시험이어서 치료 효과를 입증할 수 없는 단계이지만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만한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임상시험은 PSP 환자에게서는 최초였기 때문에 다양한 안전성 관련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연장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 데이터가 계속 수집되고 있다"며 "신체 상태가 좋지 않은 고령의 신경퇴행성질환 환자들에게서 GV1001의 약물 안전성에 관한 신뢰할 만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임상시험의 의미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신정환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신경과)는 "통상적 PSP 유병률을 10만명당 5~10명으로 보고 있어 우리나라 5천명, 북미 지역 3만명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며 "많지 않아 보일 수도 있지만 PSP가 급격히 악화되는 질환임을 고려할 때 임상에서 굉장히 필요한 약재라고 할 수 있고 전 세계적으로 의미가 있는 약"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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