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신약 비급여에 치료 미루는 암환자들…보험 적용 앞당겨야"

의학기자協 '약가제도 개선방안' 포럼…"신약 접근성 개선 노력 필요"

 암 환자와 보호자들이 난치성 질환에 대한 혁신 신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앞당겨 달라고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한국혈액암협회와 간환우협회는 29일 한국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한국의바이오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혁신신약 가치 인정의 명과 암, 환자 사각지대 해소 약가제도 개선 방안' 포럼에서 환자·보호자 11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혁신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통해 생존율과 삶의 질이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 신약은 기존 치료제와 다른 작용 메커니즘 등으로 질병을 치료하거나 아예 치료 옵션이 없었던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수 있는 의약품을 의미한다. 체내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게 하는 개념의 면역항암제가 대표적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혁신 신약이 식약처 허가를 받은 후 건강보험에 등재되기까지는 평균 608일(약 20개월)이 걸린다. 이는 같은 시기 독일(281일), 일본(301일), 프랑스(311일) 등에 견줘 현저히 긴 기간이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6%는 비급여 신약으로 인해 항암 치료를 고민하거나 결정을 미룬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87%는 해외에서 이미 사용 중인 '혁신 신약 항암제'가 국내에서는 비급여라는 이유로 사용되지 못해 치료 과정에서 소외감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한국혈액암협회 박정숙 사무국장은 "모든 응답자가 혁신 신약의 빠른 급여 적용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에 동의했다"며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제도 변화를 얼마나 간절히 바라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만큼 제도 개선에 반드시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 전홍재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면역항암제와 같은 혁신 신약이 다양한 암종에 허가돼 있지만 실제 환자의 접근성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담도암의 경우 해외와 비교해 한국의 발생률과 사망률이 매우 높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1차 치료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면역항암제가 없어 혁신 신약 접근성이 크게 제한된 상황이라는 게 전 교수의 지적이다.

전 교수는 "폐암, 유방암 등에서는 혁신 신약에 대한 급여 적용 후 생존율이 향상됐으나 이런 옵션이 전무한 담도암은 같은 기간에 오히려 생존율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적응증별로 소외되는 암 환자가 없도록 신약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익상 선임기자(iksang.ja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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