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코로나 청정국' 발표는 거짓…초기부터 확산"

美 CSIS·조지W부시연구소, 북한 주민 100명 인터뷰 조사 보고서
"2022년 공식 발표전부터 발병·사망 확산…처벌·봉쇄 두려워 보고 은폐"

 북한이 2022년 5월까지 코로나19 확진·사망자가 없는 '코로나 청정국'을 자처해왔지만, 이는 북한 정부의 은폐 결과일 뿐 실상은 2020년 팬데믹 확산 초기부터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창궐했다는 미 싱크탱크 분석이 나왔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조지타운대 교수) 등 연구진은 지난 17일(현지시간) CSIS와 조지 W. 부시 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봉쇄된 국경 너머: 북한의 코로나19 경험 관찰'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 100명을 상대로 인터뷰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북한 정부가 팬데믹 관련 정보를 의도적으로 은폐하고 북한 주민은 물론 외부에도 허위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코로나19로 발병 및 사망은 2022년 5월 첫 공식 발병 발표 이전인 2020년부터 북한 내에 광범위하게 있었다"며 "2020년 위기 초기부터 외부에 팬데믹 규모에 대해 진실을 말하고 국제적 도움을 받아들였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러스 검사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감기에 걸리거나 발열 증상이 있는 사람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간주되기도 했다.

 2020년 11월 가족이 '병'에 걸렸다고 한 증언자는 "병원에서는 발열과 감기 증상이 있으면 코로나19 의심 환자로 봤다"라고 말했다.

 교육 분야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2020년 겨울에 전국적으로 많은 사망 사례가 있었고 상황이 심각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여성은 "요양원에 사망자가 너무 많이 발생해 관이 부족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라고 말했다.

 조사 대상자 100명 중 92명은 자신이나 지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처벌이나 봉쇄 조치의 두려움 탓에 지방정부나 개인 차원에서 발병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덮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북한 정권이 '코로나 청정국'을 대외적으로 알린 상황에서 의심 사례를 보고할 경우 처벌 받을 수 있다고 두려워했다는 것이다.

 또한 발병 보고를 하더라도 상부로부터 지원책은 없이 강도 높은 봉쇄 조치만 내려져 고생만 가중될 게 뻔했기 때문에 의사나 지방정부 공무원 등이 의심 사례를 기록하지 않았다고 했다.

 한 증언자는 "코로나19로 죽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질병으로 죽었다고 말하는 게 더 유리하다"며 "살아있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격리돼 더 고생하는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20년 초부터 국가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며 감염이 의심되는 내외국인을 수만 명씩 격리한 바 있다.

 북한은 2020년 팬데믹 확산 이후 3년 넘게 강도 높게 국경을 봉쇄해왔다. 인터뷰는 봉쇄 완화 이후인 2023년 9∼12월 여성 60명, 남성 4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설문 수행 주체에 대해선 "북한에서 신중하고 세심한 설문조사를 관리한 성공적인 실적을 가진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라고만 설명했다.

 연구진은 검사 체계가 부재하고 당국도 정확한 정보를 알리지 않는 상황에서 설문 응답자들이 보고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이 실제 바이러스 확진 판정에 기반한다기보다는 개인의 가정에 근거한다고 연구 한계를 언급하면서도 "이들은 여전히 북한 역사상 가장 극단적인 고립 기간 일반 북한 주민들이 겪은 경험에 대한 첫 번째 통찰을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북한의 공식 성명이나 데이터는 액면 그대로 믿지 말아야 하며 모든 것을 검증해야 한다"며 "북한 정부가 거부할 가능성이 높더라도, 필요할 때 계속해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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