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내성 극복' 항암 치료제… 한계 뛰어넘을까

암 병용 치료제 '페니트리움' 비임상시험 결과 발표…"'암의 토양' 제거"
인체 대상 임상 목전…"말기 암 환자 치료 가능성 높일 것"

 바이오 전문 기업 현대ADM바이오가 암 병용 치료제 '페니트리움'의 '가짜내성' 극복 효과를 발표하면서 기존 항암 치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ADM은 지난 21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모회사인 현대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개발 중인 암 병용 치료제 '페니트리움'의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험 등 비임상 자료 결과를 발표했다.

 현대ADM은 췌장암 대상 시험에서 페니트리움의 가짜내성 극복 효과가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는 전임상 단계이기는 하지만 페니트리움 병용 치료가 가짜내성을 극복하고 췌장암 치료에 효과를 보인 것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가짜내성이란 세포 저항성 때문이 아니라 약물이 종양 내부까지 도달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치료 실패로, 기존 항암제가 한계를 보이는 이유로 꼽혀왔다.

 현대ADM은 이달 초 공개한 주주 서한에서 "말기 암 환자 대부분이 전이암으로 사망하며 이들은 암세포 때문이 아니라 방어벽, 즉 가짜내성으로 인해 치료받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ADM이 4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동물 비임상 모델을 통해 가짜내성 현상을 입증한 데 이어 이날 오가노이드 시험을 통해 페니트리움 병용 치료의 가짜내성 극복, 암 치료 효과를 공개함으로써 암세포 자체가 아닌 '암세포를 보호하는 구조'를 타깃으로 한 신개념 항암제 출현 가능성이 주목된다.

 현대ADM의 김수정 연구소장은 "암세포보다 먼저 CAF(암 관련 섬유아세포)가 새로운 장기로 전이되어 ECM(세포외기질)을 형성하고, 그 위에 암세포가 붙으며 전이암이 발생한다"며 "페니트리움은 이 구조를 타깃해 전이의 씨앗을 뿌리째 제거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모기업 현대바이오사이언스 진근우 대표는 "그간 치료 실패의 원인을 암세포 내부에서 찾았다면 우리는 그 벽 바깥에 존재하는 '진짜 이유'를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ADM은 페니트리움이 암세포, 정상세포 모두에 독성이 없으며 CAF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면역항암제나 화학항암제와 병용할 경우 독성 부담 없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원동 현대ADM 대표이사 내정자는 "페니트리움은 종양 미세 환경을 조절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라며 "병용 치료 적응증이 많이 늘어날 수 있을 뿐 아니라 병용 치료할 수 있는 파트너 암 치료제 종류도 대폭 확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현대ADM은 미국과 유럽에서 페니트리움 임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인체 대상 임상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번에 진행된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험이 환자에게서 유래된 암세포뿐 아니라 암 주변 조직까지 실험실에서 3차원으로 배양해 사실상 인체 조직을 그대로 옮겨 실험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FDA에서도 임상 직전 단계(preclinical confirmation stage)로 인정할 정도로, 실제 인체 반응과 가장 유사한 실험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 대표이사 내정자는 "(페니트리움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진 만큼 이제 국제 무대로 향할 것"이라며 "난치성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을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국제 무대에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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