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전공의, 전문의·레지던트 조기응시에 '특혜·역차별' 논란

정부, 9월 복귀 전공의도 내년초 전문의 시험·레지던트 모집 응시 허용
먼저 복귀한 전공의는 '역차별' 주장…정부 "부작용 최소화할 방안 고민"

 지난 9월 병원으로 복귀한 전공의들에 대해 정부가 내년 초 전문의 시험과 레지던트 모집에 미리 응시할 수 있게 허용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수련 종료 전에 전문의 시험 등을 미리 치른 후 8월까지 남은 수련을 이어가게 한다는 것인데 과도한 특혜라는 비판과 더불어 미리 복귀한 전공의들과의 형평성 논란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수련협의체 논의 등을 거쳐 이 같은 방침을 정하고 이번 주중 최종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2월 의대 증원에 반발해 사직했다 지난 9월 수련을 재개한 인턴이나 레지던트 마지막 연차는 내년 8월에 수련을 마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통상 내년 초(2월)에 치러지는 전문의 시험이나 레지던트 모집에 응할 수 없다.

 수련 종료 후 6개월가량 더 기다려 내후년 초에 지원해야 한다.

 올해 3월 복귀자의 경우 내년 초 정상적으로 응시가 가능하다. 6월 복귀자의 경우 인턴은 수련 단축 특례가 적용돼 내년 초 레지던트로 진급할 수 있고, 레지던트의 경우 3개월가량의 추가 수련을 전제로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그러나 사직 전공의 대다수가 9월에 복귀해 당장 전문의 배출 절벽이 우려되고, 추가 시험은 인력·예산 부담이 예상되자 정부는 '선(先) 응시 후(後) 수련'으로 방침을 정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문의 배출이 늦어져 지역 의료현장 등에 수급난이 있다"며 "레지던트도 3, 6월 복귀자만 먼저 모집할 경우 수도권·인기과목 쏠림으로 인한 지역·필수의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고육책이긴 하지만, 집단행동을 한 전공의들에게 특혜가 계속되고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특히 '배신자'라는 비난을 들으며 3, 6월 조기 복귀한 전공의들은 역차별이라고 반발하는 등 전공의들 내 갈등도 심화하는 양상이다.

 먼저 복귀한 이들은 레지던트를 모집할 때 조기 복귀 인턴을 우선 배정하는 등 공헌도를 반영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수도권의 수련병원에 복귀했다는 전공의 A씨는 "9월 복귀 전공의들은 레지던트 모집·전문의 시험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이를 감수하며 투쟁한 것"이고 "3, 6월에 미리 복귀한 전공의들 또한 의사 집단 내에서의 평판 등의 손해를 감수하고 들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두 주어진 정보 내에서 고민하다가 어려운 선택을 한 것인데, 예측할 수 없는 정부 정책 때문에 뜻밖의 이득을 보는 사람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이들이 생겨 오히려 의료계 통합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수도권·인기과목 쏠림 우려에 대해서도 "해당 문제는 모집과 상관없이 늘 있어 왔고 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교수들과 정부의 행정적 편의만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이번 모집 방침을 비판했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등 7개 환자단체가 소속된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이날 논평을 내고 "의료 붕괴 속에서도 환자 곁을 지킨 이들이 있었기에 중증 환자들에 대한 치료가 멈추지 않았는데, 복지부가 환자를 지킨 조기 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정당한 예우와 보상에 눈을 감고 있다"며 "책임 회피 집단을 우선 구제 대상으로 삼는 것은 의료윤리의 기본을 흔드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전협은 "일부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서 나온 역차별 관련 극단적 발언이 과한 조명을 받는 것은 유감"이라며 "전공의들은 신규 레지던트 선발과 관련해서 권한이 없으며, 비대위는 전공의들의 안정적인 양질의 수련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대전협은 수련협의체에서 정부에 조기 전문의 시험 응시·레지던트 지원을 제안한 바 있다.

역차별 논란 외에 전문의 시험과 레지던트 모집에 합격한 후 이뤄지는 추가 수련이 부실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전공의 B씨는 "9월 복귀 인턴은 16주의 필수과목(내과·외과·소아청소년과·산부인과) 수련 요건도 충족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료 예정자'로 분류돼 레지던트 지원이 가능한데, 수련 체계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수련 부실 우려가 현실화할 경우 내후년부터는 이러한 조기 응시를 불허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여러 비판과 우려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듣고 검토했다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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