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비만치료제들 성큼…알약 복용이나 월1회 주사

내년에 알약 출시 전망…위고비나 마운자로보다 효과는 약해

 현재 널리 쓰이는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대체하거나 능가할 차세대 비만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일부는 몇 달 내에 출시가 유력하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비만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약들은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다.

 이들 약의 주성분은 모두 'GLP-1 유사체'로, 'GLP-1'이라는 인체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해 혈당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며 비만 치료제뿐만 아니라 당뇨병 치료제로도 쓰일 수 있다.

 마운자로의 주성분은 '티르제파타이드'로, GLP-1과 GIP라는 2가지 호르몬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듀얼 작용제'다.

 일라이 릴리는 이 약품에 대해 미국에서 당뇨병과 비만 치료용으로 각각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현재 개발중인 차세대 비만치료제 신약들은 아직 FDA 승인 등을 받지 못했으나 위고비나 마운자로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이들보다 효능이 더욱 뛰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기대에 힘입어 일라이 릴리의 주가는 지난 21일 상장 제약업체 중 최초로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서는 신기록을 세웠다.

 현재 쓰이는 위고비나 마운자로는 주사제 방식이고 냉장보관을 해야 해서 불편한 점이 많으며 유통 비용도 높다.

 이 때문에 알약 형태의 약물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는 내년에 FDA 승인을 받은 후 시판하는 것을 목표로 하루에 한 알 먹는 경구 섭취 비만치료제를 개발중이다.

 경구 섭취 비만치료제의 가격은 현재의 위고비나 마운자로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올해 9월 유력 의학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실린 경구용 GLP-1 약물에 관한 논문 2편의 주저자인 숀 워튼은 WP에 "헨리 포드가 자동차로 이룬 것은 더 나은 차를 만든 게 아니다.

 그는 단순히 더 많은 차를 생산해 더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더 낮은 비용으로 더 큰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면에서, 마치 대량생산 포드 자동차들이 자동차 분야에서 그렇게 했듯이 이런 경구 섭취 비만치료제들이 체중 감량 분야에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워튼은 설명했다.

 다만 지금까지 시험 결과를 보면 알약식 비만치료제의 효과는 현재의 주사제보다 낮다.

 1년 넘는 기간의 임상시험에서 이 알약들을 복용한 환자들은 체중 감량이 평균 11∼14%이었으며, 이는 주사식 비만치료제가 체중 15∼20% 감소 효과를 보인 것보다는 덜하다.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 알약이 먼저 시판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올해 말까지 FDA의 승인 여부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만약 승인을 받는 데 성공한다면 내년 초에 시판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일라이 릴리는 '오포글리프론'이라는 GLP-1 알약을 개발중이며, 음식 섭취나 음주에 대한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더 편의성이 높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 양사 모두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에 성공하면 최저용량을 월 150 달러 수준에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비만 정도가 심한 환자들을 위해, 약효를 더욱 강력하게 하고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의 신약 연구도 이뤄지고 있다.

 일라이 릴리는 식욕과 포만감을 조절하는 인체 내 3가지 호르몬 수용체를 동시에 공략하는 '레타트루타이드' 약물을 개발중이며, 성공한다면 기존 약물들보다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023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임상시험에서 이 약물의 최고 용량을 복용한 환자들은 48주간 체중이 24.2% 줄었다.

 레타트루타이드의 임상시험 결과는 내년 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부 환자들에겐 체중 감량 폭이나 근손실이 지나치게 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보 노디스크는 오젬픽과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와 '아밀린'이라는 호르몬을 모방하는 물질을 함께 쓰는 '카그리세마'라는 약물을 개발중이며 내년에 FDA 승인 신청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임상시험에서 카그리세마를 투여한 환자들은 체중 감량 비율이 약 20%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이는 세마글루타이드 단독 투여에 비해 5%포인트 높다.

 일라이 릴리는 11월에 아밀린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엘로랄린타이드'라는 약물을 개발중이며, 이에 대한 48주간의 임상 2상 시험 결과는 의학지 '랜싯'에 11월 초에 발표됐다.

 약물이나 주 1회 주사가 아니라 월 1회 맞는 주사제를 개발하려는 시도도 있다.

 경구용·주사용 비만·당뇨 치료제를 개발중인 스타트업 '멧세라'(Metsera)가 이런 방향을 택했다.

 거대 제약기업 화이자와 노보 노디스크는 멧세라를 인수하기 위해 2개월간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결국 화이자가 승리해 1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키로 했다.

 암젠이 개발중인 실험 단계 신약 '마리타이드'는 월 1회 주사로 1년간 평균 체중 감량이 16%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약값 인하를 압박하는 정부 정책도 영향을 미치면서, 비만치료제의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차세대 비만치료제들이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 현세대 GLP-1 계열 약물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한다면, 가격 차이를 정당화할만큼 약효나 편의성이 크게 우수해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마리타이드 시험 논문의 주저자인 아니아 자스트레보프 예일대 비만연구센터장은 "선택지가 늘어나면 경쟁이 심화되는 여지도 생긴다"며 비용이 낮아지고 약물 접근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내분비계를 연구해온 캘거리대 커밍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라우 명예교수는 "이 차세대 약물들이 나오면서, 이제는 단순히 체중 감량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며 "체중계에서 볼 수 있는 것을 넘어선 변화들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치명률 최대 75% 니파바이러스…"해당국 방문시 철저 주의"
질병관리청은 인도 등 니파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지역 방문자는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고 30일 밝혔다.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은 치명률이 40∼75%로 높고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위험한 질병이다. 질병청은 지난해 9월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을 제1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국내 유입에 대비하고 있다.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의 주된 감염 경로는 과일박쥐, 돼지 등 감염병 동물과 접촉하거나 오염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다. 환자의 체액과 밀접히 접촉할 때는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 감염 초기에는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이 나타나고 현기증, 졸음, 의식 저하 등 신경계 증상도 나타난다. 이후 중증으로 악화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 동물 접촉 주의 ▲ 생 대추야자수액 섭취 금지 ▲ 아픈 사람과 접촉 피하기 ▲ 손 씻기 ▲ 오염된 손으로 얼굴 만지지 않기 등을 예방 수칙으로 제시했다. 질병청은 발생 동향과 위험 평가를 반영해 지난해 9월부터 인도와 방글라데시를 검역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해당 국가로 출국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입국 시 발열 등 의심 증상이 있으면 건강 상태를 검역관에게 알려야 하고, 일선 의료기관은 관련 의심 증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인간의 수명은 타고난다?…"유전적 요인 영향 최대 55%"
사고나 감염병 같은 외부 요인으로 인한 사망의 영향을 제거할 경우 유전적 요인이 사람의 자연 수명에 미치는 영향이 최대 55%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바이츠만 연구소 우리 알론 교수팀은 30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수학적 모델과 인간 사망률 시뮬레이션, 대규모 쌍둥이 코호트 자료 등을 활용해 유전 등 내인성 사인과 사고 등 외인성 사인을 분리해 분석한 결과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수명 결정에서 약 50~55%를 차 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외부 원인에 의한 사망을 적절히 보정하고 나면 인간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기여는 약 55%까지 급격히 증가한다며 유전적 요인의 영향에 관한 기존 연구 추정치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간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규명하는 것은 노화 연구의 핵심 질문이지만 장수에 대한 유전적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수명과 관련된 일부 유전자가 확인되기는 했지만, 질병이나 생활환경 같은 외부 환경 요인은 개인이 얼마나 오래 사는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며, 수명에 대한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가리거나 혼동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