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약제성분, 복제약 100개 이상…"필요 이상 다품목"

정부 "보험청구액 상위 성분, 복제약 150개…마케팅성 지출 유발"
제약업계 "약가 낮추면 R&D 차질…약가인하 유예해야"

 국내에서 보험 청구액이 큰 주요 약제 성분의 경우 복제약(제네릭) 개수가 100개를 훌쩍 넘는데도 매년 새로운 복제약이 등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복제약 약가가 높게 형성·유지되는 구조가 필요 이상의 다품목을 양산하고 있다며 약가 인하를 포함한 약가 체계 개편을 추진하고 있지만, 제약업계는 연구개발(R&D)과 필수의약품 생산이 위축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20일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따르면 2022∼2024년 보험 청구액이 많았던 주요 약제 성분의 복제약 수가 많게는 150개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위식도 역류질환 등에 쓰이는 에소메프라졸(20mg)은 (청구액 약 1천70억원) 137개, 알츠하이머형 치매 치료제인 도네페질(10mg)의 경우(청구액 약 950억원) 131개의 복제약이 등재된 상태다.

 특히 이들 성분은 2022년에도 이미 복제약이 100개 이상이었지만, 이후 2년간 적게는 12개에서 많게는 27개의 후발 복제약이 새로 등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5년 동안 같은 성분 의약품이 20개 이상 동시에 등재된 경우는 총 33개 성분, 1천343품목에 이른다"며 "2023년에는 같은 성분의 의약품 275개가 동시에 등재된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표] 보험 청구액 상위 주요 약제 성분별 복재약 수

 

성분 주적응증 청구액 2022년 2023년 2024년
아토르바스타틴(10mg) 고지혈증 2883억원 134개 139개 149개
로수바스타틴(10mg) 고지혈증 1488억원 124개 125개 151개
도네페질(10mg) 알츠하이머형 치매 945억원 119개 122개 131개
에소메프라졸(20mg) 위식도 역류질환 등 1074억원 120개 133개 137개
암로디핀+발사르탄(5mg+80mg) 복합 혈압약 779억원 86개 92개 122개

 

 정부는 복제약 약가가 높아 사용량이 많은 만성질환 약제 중심으로 이미 동일 성분 품목이 많은데도 계속 후발 복제약이 나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복지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건보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복제약 사용량 자체는 주요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복제약 사용량 대비 건보 급여액의 비율은 한국(0.85)이 일본(0.38)·독일(0.35)·프랑스(0.53)나 OECD 평균(0.46)보다 높았다.

 지나치게 많은 복제약이 양산되는 것이 제약업계로 하여금 마케팅비 등 불필요한 지출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현행 오리지널 의약품의 53.55%인 복제약 약가를 40%대로 낮추되 R&D 중심 제약기업을 정책적으로 우대하는 방향으로 약가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제약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국내 제약회사들이 R&D 재원을 대부분 자체 조달하는 특성을 고려할 때 약가를 낮추면 R&D 투자가 줄어 신약 개발이 어려워지고, 장기적으로는 국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 하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10일 이사회를 열어 복제약 약가 인하 유예를 촉구하면서 "정부가 국산 전문의약품을 건보 재정 절감의 대상으로만 여겨 대규모 약가 인하를 밀어붙이면 R&D 투자가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대규모 약가 인하가 단행되면 기업은 꼭 필요한 연구개발 대신 생존을 위한 단기 성과 중심의 사업 전략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며 "약가 인하는 제약기업 수익성을 악화시켜 국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퇴장방지의약품, 저가 필수의약품의 생산을 포기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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