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 했던 코로나19 검사…심해 미생물이 주인공

의약·화장품, 에너지 산업에 활용되는 해양 생명 자원
'바닷속 생명자원' 산업화 경쟁…블루바이오 시장 확대 기대

 몇 년 전 모든 국민이 한 번쯤은 경험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긴 면봉을 코 깊숙이 넣었다 빼는 장면은 이제 익숙한 기억이 됐다.

 이 검사는 바이러스의 유전 물질을 채취해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PCR(Polymerase Chain Reaction) 방식이다.

 코로나19 검사에서는 고온과 저온을 반복하는 과정에 DNA를 풀고, 붙이고, 다시 합성하는 단계를 거치며 특정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늘려가는 기술이 사용됐다.

 이 과정에 고온 환경에 사는 미생물에서 발견된 효소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해저에서 뜨거운 물과 광물이 분출되는 심해 열수 분출구에 사는 미생물에서 발견된 효소가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면서 DNA 증폭 기술의 핵심 도구로 쓰였다.

 심해 미생물인 피로코쿠스 퓨리오수스에서 얻은 중합효소가 정밀한 DNA 증폭에 활용된 것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7일 "극한 환경에 적응한 해양 미생물에서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효소가 발견됐고, 이런 효소가 바로 PCR 같은 유전자 증폭 기술에 활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해양 미생물이 PCR 검사에 활용된 것처럼 해양 생물에서 유래한 소재로 의약품, 식품, 화장품, 에너지 등을 개발하는 산업을 '블루바이오'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블루바이오 산업에 뛰어들어 아직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 있다.

 국내 블루바이오 기업은 516개, 관련 매출액은 7천929억원 규모다.

 해수부 해양수산생명자원과는 국내 해양 생명자원을 확보·관리하고 산업화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을 추진하며 블루바이오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연평균 7.8%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성장 잠재력이 큰 산업"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블루바이오 제품은 화장품과 건강기능 식품이다.

 의약품보다 개발이나 상용화 기간이 짧아 관련 분야에서 먼저 성과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소재는 연어정소에서 추출되는 PDRN으로, 세포재생과 주름개선, 미백, 발모, 탈모예방 등에 활용된다.

 아모레퍼시픽 연구·혁신(R&I) 센터와 모아캠은 해수부가 진행한 '해양바이오 원료·제형 기술개발' 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해 해양 미세조류인 클로렐라에서 고함량 저분자 PDRN을 추출하는 공정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한 화장품은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높은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 후속 제품도 출시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연어 유래 물질을 활용한 관절 건강주사 제품, 콘 달팽이를 활용한 진통제, 홍합 단백질을 활용한 피부 접착제 등 해양 자원을 활용한 연구는 다양하다"며 "앞으로 국내에서도 블루바이오 산업이 에너지 분야, 의료소재 등으로 저변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국내 연구진이 특히 주목하는 소재는 미세조류이다.

 미세조류는 맨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작은 수중 미생물로, 건강기능식품으로 먹는 클로렐라, 스리푸리나 등이 대표적이다.

 미세조류는 항산화 물질, 지방산, 고분자 화합물 등 다양한 성분을 지녀 식량, 사료, 화장품, 의약품, 대체에너지 등 산업 전반에 활용될 수 있다.

 1960∼1980년대부터 해양자원 연구를 시작한 미국과 유럽연합 등 블루바이오 선진국들은 이미 국가 차원에서 미세조류 대량 생산과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런데 해양 자원 개발이 확대되면서 '공공재의 비극'이 발생하는 것은 아닐까.

 인류 공동의 자산인 바다 자원을 무분별하게 이용할 경우 해양 생태계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막기 위해 공해, 심해저 등 국가관할권이 미치지 않는 바다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하게 이용하기 위한 '공해 해양생물다양성 협정(BBNJ 협정)'이 논의 중이다.

 그동안 연구선 등 인프라와 자본력을 갖춘 선진국이 해양 유전 자원을 주로 활용해왔지만, 이 협정으로 개발도상국도 해당 산업으로 생긴 이익을 공유하게 된다.

 블루바이오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해양 생명 자원을 확보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양생물 소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과 연구기관,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해양자원 은행' 역할을 하는 해양바이오뱅크도 운영되고 있다.

 약 2만7천점의 해양 생명 자원이 확보된 이곳은 그동안 연구기관과 산업계 등에 2천324건, 1만2천947점의 해양 자원을 분양했다.

 해수부는 충남 서천, 전남 완도, 경북 포항, 제주 등 권역별로 해조류와 의료·헬스케어 분야 연구를 위한 블루바이오 특화 거점도 조성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해양 생명 자원은 미래 산업의 핵심 소재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체계적으로 확보하고 산업화로 연결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블루바이오 산업이 지속해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약값 대수술] ①150개 똑같은 복제약…왜 한국만 2배 비쌀까
병원에서 처방받는 고지혈증 약이나 혈압약 중에는 이름만 다를 뿐 성분과 효능이 똑같은 약들이 수십 가지에서, 많게는 수백 가지에 달한다. 이를 전문 용어로 제네릭 의약품, 즉 복제약이라 부른다. 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는 이런 복제약의 가격을 처음 개발된 오리지널약 가격의 53.55%로 정해두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분석한 여러 통계 자료를 보면 이 가격은 주요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비정상적으로 높게 형성돼 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2024년 조사 결과, 한국의 복제약 가격 수준은 미국과 비교하면 1.9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나 독일과 비교해도 훨씬 비싼 편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값보다는 무려 2.17배나 높다. 똑같은 성분의 약을 우리 국민만 유독 두 배 넘는 비용을 지불하며 먹고 있는 셈이다. 이는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 국민이 내는 보험료 부담으로 직결된다. 복제약 가격이 높게 유지되다 보니 국내 제약사들은 좋은 약을 새로 개발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복제약을 하나라도 더 많이 찍어내는 데 열을 올린다. 보건복지부의 최신 자료를 보면 고지혈증 치료제인 아토르바스타틴 10mg 성분의 경우 2024년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메디칼산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