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인간 세포 침투하는 '새 경로' 확인"

英·케냐 공동연구팀 "박쥐 알파코로나바이러스, 인간 세포 침투 가능"

  박쥐에서 유래한 알파코로나바이러스 일부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방식으로 인간 세포에 침투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현재까지 사람에게 실제 감염됐다는 증거는 없어 즉각적인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 파이브라이트연구소 달런 베일리 박사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24일 네이처(Nature)에서 동아프리카 박쥐에서 발견된 알파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의 특정 단백질을 이용해 침투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인간 감염병의 60~75%는 동물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병원체가 동물로부터 인간에게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은 전 세계 보건의 핵심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동물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를 감염시킬 수 있는지 밝히는 데 관심이 집중됐다.

 코로나바이러스 침투 과정은 표면 스파이크(spike) 단백질과 인간 세포 수용체 간 상호작용에 의해 좌우된다.

 지금까지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용하는 수용체는 6종이 확인됐지만, 대부분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MERS-CoV) 등 베타코로나바이러스에서 밝혀졌다.

 반면 주로 박쥐와 일부 포유류에서 발견되고 유전적 다양성이 베타코로나바이러스보다 훨씬 큰 알파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 침투 가능성 등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알파로코나바이러스의 유전적 다양성을 대표하는 40종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선별하고 이를 유사바이러스(pseudovirus)에 적용한 뒤 인간 등 다양한 종의 코로나바이러스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박쥐 유래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은 대부분 기존에 알려진 수용체를 사용하지 못했으나, 케냐 하트코박쥐(Cardioderma cor)에서 분리된 코로나바이러스(CcCoV-KY43) 스파이크 단백질은 기존 수용체와 무관하게 인간 세포에 침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인간 세포 표면 단백질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분석 결과, CcCoV-KY43 바이러스가 인간 단백질 'CEACAM6'을 새로운 수용체로 이용해 침투한다는 사실이 확인했다.

 구조 분석 결과, CcCoV-KY43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부위(RBD)가 인간 단백질 CEACAM6의 특정 영역과 직접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래 알파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던 인간 세포에 CEACAM6을 과발현시키자 바이러스 침투가 가능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이 단백질이 실제 감염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그러나 케냐 타베타 지역 주민의 혈청을 분석해 이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있는지 조사했지만 최근 감염을 시사하는 면역학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는 이 바이러스가 아직 사람으로 확산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논문 제1 저자인 케임브리지대 줄리아 갈로 박사는 "전체 바이러스가 아닌 스파이크 단백질만으로 연구해 안전성을 확보했다"며 "이 연구는 실제 바이러스가 인간으로 전파되기 전 인간 세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 수용체를 미리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베일리 박사는 "이 연구는 알파코로나바이러스가 제한된 수용체만 사용할 것이라는 기존 가정과 달리 다양한 수용체를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연구 방법을 다른 잠재적 인수공통 바이러스 탐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출처 : Nature, Dalan Bailey et al., 'Heart-nosed bat alphacoronaviruses use human CEACAM6 to enter cell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039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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