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염 경로는 크게 봐서 공기와 무생물 표면 두 가지다. 사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초기만 해도 감염증을 일으키는 신종 코로나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었다. 심지어 이 바이러스가 공기로 전염되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했다. 그 후 많은 연구 결과가 보고됐고 신종 코로나에 대한 이해의 깊이도 달라졌다. 지금은 보건 당국이든 연구 기관이든, 표면 접촉 전염보다 공기 전염이 훨씬 더 위험하다고 본다. 공기 전염은 공중에 떠다니는 비말(미세 침방울)에 섞여 바이러스가 퍼지는 걸 말한다. 이런 바이러스 비말은 감염자가 기침, 재채기, 대화 등을 할 때 입과 코를 통해 배출된다. 이번 팬데믹이 기약 없이 장기화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은 일상화된 지 오래다. 그런데 무심하게 넘긴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다. 공기 감염과 접촉 감염 중 어느 쪽이 더 심각한 증세로 이어지느냐 하는 것이다. 미국 국립 보건원(NIH) 산하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NIAID) 과학자들이 이 궁금증을 확실히 풀어 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예상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무생물의 표면 접촉보다 공기 중 비밀을 통해 훨씬 잘 전염됐다. 대체로 그러리라 짐작했지만 이번
스포츠와 운동이 근육의 혈관 생성을 자극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세포·분자 메커니즘이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하는지는 거의 밝혀진 게 없다. 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손상되고 그런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당뇨병이 심해져 발이나 다리 근육의 모세혈관이 손상되는 게 그런 경우다. 상태가 나빠져 일명 '당뇨발'로 진행되면 심한 족부 궤양이나 괴사로 결국 손상 부위를 절단할 수도 있다. 당뇨병에 흔히 동반하는 만성 혈관 질환 환자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의 취리히 연방 공대(ETH Zurich) 과학자들이, 운동이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밝혀낸 것이다. 이 대학의 카트린 데 보크(Katrien De Bock)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셀 머태볼리즘(Cell Metabolism)' 온라인판에 논문으로 실렸다. 데 보크 교수는 "이 메커니즘을 깊이 이해하면 근육의 혈액 공급을 개선하는 치료법도 연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데 보크 교수의 전문 분야는 '운동과 건강(Exercise and Health)'이다. 그는 ETH 취리히의 '인간 운동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렸던 사람이나 백신을 맞은 사람이 공유하는 항체 클론 형(clonotype)이 한꺼번에 수십 개 발견됐다. 이렇게 유전 형질이 같은 항체를 많은 사람이 공유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돌연변이 '선택압(selective pressure)'이 높아질 수 있다. 과학자들은 전염력이 훨씬 더 강해진 인도발 델타 변이도 이런 선택압을 받아 생긴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에 확인된 27개 공유 클론 형 가운데 2개는, 변이가 잘 생기지 않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보존 영역(conserved part)'을 식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보존 영역을 식별하는 항체 클론 형이 발견된 건 처음이다. 클론 형은 유전형질이 서로 유사한 항체 클론을 말한다. 항체가 보전 영역을 식별한다는 건 변이에 강한 백신 개발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 밴더빌트대 의대의 제임스 크로 2세(James Crowe, Jr.)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연구 결과는 지난 4일(현지 시각) 저널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논문으로 실렸다. 이 연구가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코로나 변이를 몰고 오는 유전적 선택압
국내에선 질병 사망원인 1위가 암이고 2위가 심장 질환, 3위가 뇌혈관 질환이다. 하지만 미국(2020년 CDC 통계)은 1위가 심장병(69만 명), 2위가 암(60만 명)이고 뇌졸중이 5위(16만 명)다. 암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심혈관 질환은 위험 요인의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 심장마비(심근경색)처럼 불시에 발생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심혈관 질환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동맥경화성 플라크(atherosclerotic plaques)의 혈관 내 축적 위험을 예측하는 진단법이 개발됐다. 앞으로 심혈관 질환을 겪을 위험이 얼마나 큰지 미리 알아볼 수 있다는 의미다. 광음향 효과(photoacoustic effect)를 이용하는 이 기술엔 첨단 나노 소재도 동원됐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MSU) 공대의 브라이언 스미스 부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판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9월호의 '표지 뒷면(inside cover)' 스토리로 게재될 예정이다. MSU 연구팀은 미국 스탠퍼드대 및 에모리대 과학자들과 협력해 연구를 진행했다. 10일 미국
세포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는 분해 과정을 거쳐 새로운 미토콘드리아로 보충된다. 이 과정을 미토파지(mitophagy)라고 하는데 여기에 관여하는 단백질이 파킨(Parkin)과 PINK1이다. 이들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가족성 파킨슨병을 일으킬 수 있다. 파킨슨병(약칭 PD)은 중뇌 흑질에서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뉴런)가 서서히 소실돼 느린 운동, 근육 떨림과 강직, 자세 불안정 등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신경 퇴행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파킨슨병 환자는 700만 명에서, 많게는 1천만 명에 이를 거로 추정된다. 그러나 파킨과 PINK1 단백질이 보통 파킨슨병으로 사멸하는 뇌의 신경세포(뉴런)에도 똑같이 작용하는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뇌의 뉴런은 다른 기관에 존재하는 세포 유형보다 에너지를 많이 쓴다. 또 뇌의 뉴런에 존재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이들 단백질의 신경 퇴행에 맞서는 내성이 훨씬 더 강하다. 그런데 파킨(Parkin)과 PINK1 단백질이 파킨슨병 환자의 미토콘드리아 리사이클링(recycling·재활용)에 깊숙이 관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분해해 다시 쓰는 리사이클링은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암 절제 수술을 하는 의사는 암 종양이 어디까지 퍼졌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정상 조직과의 경계를 명확히 확인해 암만 완전히 제거하는 건 상당히 까다롭다. 이런 수술을 할 때 암과 정상 조직의 경계를 선명히 보여주는 형광 분자 센서가 개발됐다. 암 종양이 성장할 때 생성량이 늘어나는 콜라겐(collagen) 분자가 산화 사이트의 상호 반응을 통해 결합하는 특성에 착안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대(ETH Zurich) 유기화학 연구소의 헬마 베네메르스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저널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에 논문으로 실렸다. 5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 등에 따르면 다양한 결합조직의 세포 밖 공간을 채우는 콜라겐은 인체 내에서 가장 풍부한 단백질이다. 피부, 힘줄, 연골, 뼈 등 결합 조직의 구조를 갖추는 데는 안정된 섬유소가 필요한데 이런 섬유소를 형성하는 단백질과 단일 섬유성 가닥의 약 3분의 1이 콜라겐이다. 우리 몸에 상처가 나면 이를 치유하기 위해 콜라겐 생성량이 늘어난다. 이는 암 종양이 성장할 때도 마찬
과거보단 덜 하지만, 결핵(tuberculosis)은 여전히 위험한 질환이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해마다 약 1천만 명이 결핵에 걸리고 100만 내지 200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주로 기침을 통해 전염하는 결핵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정한 '10대 질병 사망 원인'에도 올라 있다. 결핵 환자의 병세는 면역 반응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면역력이 강하면 결핵균과의 싸움에 잘 견디지만, 면역이 약하면 감염증이 급속히 악화될 수 있다. 그런데 인체에 침입한 결핵균이 직접 환자의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환자의 면역 방어를 억제하는 결핵균 유전자도 확인했다. 미국 메릴랜드대의 폴커 브리켄(Volker Briken) 세포 생물학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9일(현지 시각) 오픈 액세스 저널 '플로스 패소전스(PLOS Pathogens)'에 논문으로 실렸다. 논문의 수석 저자인 브리켄 교수는 "박테리아 단백질과 인간 세포가 상호작용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새로운 치료 표적을 개발할 수 있다"라면서 "세포의 병원체 방어에 중요한 신호 전달 체계와 결핵균 사이의 상호작용이 처음 확인돼 흥미롭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은 기존 백신의 바이러스 매개체(vector) 대신 mRNA(전령 RNA)를 이용해 만든다. 이 백신을 맞으면 mRNA의 유전 정보에 따라 신종 코로나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몸 안에 생성된다. 그러면 스파이크 단백질을 외부 물질(항원)로 간주한 면역세포가 이를 식별하는 중화항체를 만들어 신종 코로나의 세포 감염을 차단한다. 하지만 RNA 백신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터진 뒤 처음 개발된 것이다. 물론 RNA 백신이 인간에게 투여된 것도 처음이다. 이런 코로나19 RNA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하면 기존 방식의 다른 백신보다 훨씬 광범위한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차 접종 후의 중화항체 수치가 1차 접종 때보다 커지는 건 물론이고 1차 때 없었던 T세포 반응과 선천 면역 반응도 강하게 나타난다는 게 요지다. 이 연구는 미국 스탠퍼드 의대의 발리 풀렌드란(Bali Pulendran) 병리학 면역학 교수팀이 수행했다. 관련 논문은 저널 '네이처(Nature)'에 최근 실렸다. 28일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사이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인체의 다른 기관과 달리 뇌는 따로 에너지를 비축해 둘 만한 공간이 없다. 어떤 부위에서 갑자기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면 뇌는 혈관을 통해 신속히 혈액을 공급해야 한다. 뇌혈관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일 가느다란 모세혈관까지 모두 연결하면 뇌혈관의 총연장은 수백 마일에 달할 거로 추정된다. 특정 부위의 활동이 증가했을 때 어떻게 뇌가 해당 혈관에 '확장 신호'를 보내는지는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 특히 혈구 세포 하나가 겨우 통과할 만큼 가는 모세혈관을 뇌가 어떻게 제어하는지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게 없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뇌의 모세혈관 제어 메커니즘이 마침내 소상히 밝혀졌다. 모세혈관의 확장과 수축에 핵심 기능을 하는 건 칼슘과 산화질소였다. 모세혈관 내벽 세포에 유입하는 칼슘이 늘어나면 산화질소가 생성돼 혈관을 확장했고, 혈류량도 늘어났다. 칼슘은 이 기제에서 교통 신호등과 비슷한 역할을 했다. 미국 메릴랜드 의대와 버몬트대 과학자들이 공동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21일(현지 시각)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논문으로 실렸다. 뇌의 혈관 제어 메커니즘을 세부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