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회사 대상 500억원대 항소심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세계 석학들이 흡연과 암 발병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발언들을 잇따라 내놨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단이 전날부터 이틀간 개최한 2025년 국민건강보험 글로벌 포럼 특별 세션에서 미국 뉴욕 의과대학 닐 슐루거 학장은 "흡연과 폐암 사이의 인과관계는 더는 논쟁의 대상이 아니다"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에서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소송 승소 사례를 소개하면서 "미국 역시 법원이 과학에 기초해 담배회사의 기만적 행위에 책임을 물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흡연이 폐암, 후두암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의학적으로 명백하고, 흡연자는 평균 10년 이상의 수명을 잃고 있다"며 "보건 교육, 세금 부과 등 강력한 법적 조치가 담배 산업과의 싸움에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벤 맥그래디 세계보건기구(WHO) 건강증진부 공중보건법·정책 부문장은 "한국의 담배소송은 국제적 흐름과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한국 담배회사들의 책임을 부각했다. 뒤이어 필립 트루델 변호사는 캐나다 퀘벡 주의 집단소송에서 담배회사에 거액의 배상 책임이 부과된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당시 소송에서 흡연 피해자를 대리했다. 트루델
평소 잠이 부족한 청소년들은 주말 늦잠으로 이를 보충하는 경우가 많다. 주말에는 평일보다 얼마나 더 자는 게 좋을까? 주말 보충 수면(catch-up sleep) 시간은 2시간 이내가 적당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유진 오리건대 김소정 연구원(박사과정)은 12일 일리노이주 데리언에서 열린 미국수면의학회(AASM) 연례 회의(SLEEP 2025)에서 청소년 1천800여명을 대상으로 수면 시간과 불안 등 내면화 증상을 관찰한 연구에서 이런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주말에 평일보다 최대 2시간 더 잠을 잔 10대들이 주말에 더 오래 자지 않는 경우보다 불안, 우울 등 내면화 증상이 더 적었고, 주말 보충 수면 시간이 2시간을 넘으면 내면화 증상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꾸준히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집중력, 행동, 학습, 기억, 감정 조절, 삶의 질, 정신·신체 건강 등 건강 개선과 관련이 있으며, 10대 시기의 수면 부족은 우울증이나 자살 생각 같은 문제의 위험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수면의학회는 13~18세 청소년들에게 최적의 건강을 위해 규칙적으로 8~10시간 잠을 잘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미국 질병통제
매년 찾아오는 독감(인플루엔자)은 단순히 감기와 몸살에 그치지 않고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특히 면역 체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소아는 인플루엔자에 더욱 취약하다. 이런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백신 접종이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백신 접종이 독감으로 인한 소아 입원 및 응급실 방문을 40∼60% 줄이고, 사망 위험 감소와도 뚜렷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 대상에 생후 6개월부터 만 13세 이하 어린이가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국내에서 무료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대상 소아의 접종률은 70%를 밑돈다. 11일 질병관리청의 2023∼2024 시즌 연령대별 소아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률 통계에 따르면 6∼59개월 82.5%, 60∼83개월 75.7%, 7∼9세 68.8%, 10∼12세 61.6%, 13세 49.2%였다. 소아 중에서도 연령이 높아질수록 접종률이 뚜렷하게 감소하는 특징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 무료 접종 프로그램의 적용을 받지 않는 14세 이상 청소년의 접종률은 29.2%에 그쳤다. 이처럼 소아·청소년의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관상동맥질환으로 흔히 '스텐트 시술'이라고 불리는 경피적 관상동맥중재술(PCI)을 받고 1년도 안 된 상태에서 암을 진단받았다면 수술은 언제 하는 게 좋을까. 기존에는 스텐트 시술 후엔 출혈 위험이 커 최소 6개월에서 1년 뒤로 암 수술을 미루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출혈 관리만 된다면 신속하게 수술하는 게 환자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김홍관·이정희 교수, 순환기내과 최기홍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 환자의 암 수술 시점에 따른 예후 차이를 분석해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8∼2018년 기간에 스텐트 시술 후 암 수술을 한 환자 3천621명 가운데 시술 1년 내 암을 진단받고 진단 1개월 이내에 수술을 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로 나눠 분석했다. 그 결과 수술을 빨리 한 환자들의 암 재발률이 30% 더 낮았다. 연구팀은 스텐트 시술한 지 1년이 되지 않았더라도 암이 초기이고, 출혈 관리가 가능하다면 암이 진행되기 전에 신속하게 수술하는 게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기존 가이드라인이 정한 6개월보다 앞선 조기 수술이 필
심혈관 건강을 위해서는 탄수화물이나 지방을 줄이는 것보다 정제 곡물·설탕·동물성·가공 식품 등이 적고 통곡물과 채소 등 식물성 식품이 많은 양질의 식단을 선택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영양학회(ASN)는 10일 하버드대 T.H.찬 공중보건대학원 즈위안 우 박사팀이 20여만 명에 대한 수십 년간의 추적 연구에서 심혈관 건강에 저탄수화물 또는 저지방 식단만큼이나 섭취하는 음식의 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를 최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영양학회 학술대회(Nutrition 2025)에서 발표하고 이는 건강에 좋은 고품질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심장을 보호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 20여년 간 저탄수화물 및 저지방 식단은 체중 조절, 혈당,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 같은 잠재적 건강 이점 때문에 권장돼 왔으나 이런 식단이 심장 질환 위험을 줄이는 데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 연구에서 보건 종사자 추적연구(1986~2016. 남성 4만3천430명)와 간호사 건강 연구(1986~2018. 여성 6만4천164명), 제2차 간호사 건강 연구(1
필멸의 존재인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젊어지는 소설 속 주인공인 '벤자민 버튼'처럼 세월을 역행하며 살 수는 없다. 그러나 노화에 저항할 수 있는 몇몇 효과적인 수단은 있다. 프랑스 노화 생물학의 권위자인 장 마르크 르메트르 몽펠리에 재생의학 및 바이오테라피 연구소(IRMB) 수석 연구원은 그중에 하나가 젊게 생각하기라고 강조한다. 그는 "자신이 젊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건강한 삶을 사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또한 "우울증 증상과 치매 위험이 낮았으며, 건강한 상태로 더 오래 살 확률이 높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연구진이 1996년부터 2020년까지 24년간 40세부터 85세 사이 성인 1천500명을 추적 관찰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신을 '젊다'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고, 인지 기능을 더 잘 유지하며, 당뇨, 암, 심혈관 질환과 같은 11가지 만성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이 낮았다. 르메트르 연구원은 "마음속으로 젊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노화를 늦출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내용이 담긴 르메트르의 신간 '노화 해방'(21세기북스)은 노화의 원리와 함께 노화를 늦추는 방법, 노화
우리나라 35세 이상 고령 임신부들의 비타민 B6 섭취량이 권장량의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타민 D, 엽산 등 필수 영양소의 기준치 대비 섭취량은 적었고 나트륨 섭취량은 기준보다 많았다. 한국모자보건학회 학회지 최신호에는 이런 내용의 '고령 임부의 영양 섭취 실태 조사'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우리나라 35세 이상 임부 538명을 대상으로 평일 1일, 주말 1일 동안 먹은 음식의 종류, 양, 식재료 등과 식습관을 조사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들의 1일 나트륨 섭취량은 3천38㎎이었다. 이는 만성질환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섭취 기준인 2천300㎎의 132.1%에 해당하는 양이다. 연구진은 대상자들의 식습관을 살펴본 결과 국·찌개류, 김치, 라면 등과 같이 나트륨 함량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는 빈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부 비타민 등 영양소는 섭취 비율이 낮았다. 대상자들의 1일 평균 비타민 B6 섭취량은 0.15㎎으로 권장량인 2.2㎎의 3.8%에 불과했다. 비타민D는 1.61㎍으로 기준량의 16.1%, 엽산은 201.1㎍으로 32.4%였다. 연구진은 특히 선행 연구 결과에서의 비(非)고령 임부 영양소 섭취 현황과 비교하면 이번 연구 대
경기도 내 어린이집 10곳 중 8곳 이상이 안심병원 지정 사업에 참여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도내 전체 어린이집 8천230곳 가운데 안심병원(549곳)과 협약을 맺은 곳은 6천796곳(82.6%)이다. 이 사업은 영유아 환자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어린이집과 의료기관을 1대1로 연결하는 것으로 지난해 6월 시작됐다. 도와 시군은 지역 의사회나 어린이집연합회 등을 통해 상호 협력을 독려하고, 병의원과 어린이집은 진료 지원, 진료비 할인, 예방 접종, 감염병 예방교육 등 각기 상황에 맞는 내용을 담아 협약하는 방식이다. 어린이집 사이에서는 단순한 응급 대응 차원을 넘어 교사가 협력 병의원의 조언을 받아 아이를 보호하고 감염병 유행 시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현숙 경기도 보육정책과장은 "어린이집 안심병원 지정 사업은 시행 1년도 채 되지 않아 보호자와 보육교사, 의료기관 모두가 신뢰하는 제도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의료와 돌봄을 연계한 현장 중심 보육정책을 지속해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소득 노인일수록 혼자 식사하는 경우가 많고 이는 노인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8일 학회지 한국노년학 최신호에 실린 연구논문 '노인의 소득과 우울에 관한 경로분석: 혼밥 여부의 매개효과'에 따르면, 혼자 밥을 먹는(혼밥) 노인일수록 우울 수준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혼밥이 노인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질병관리청이 실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활용해 65세 이상 노인 1천712명의 가구소득과 혼밥 여부, 우울 수준 등을 분석했다. 조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72.3세, 성별로는 남자 739명(43.2%), 여자 973명(56.8%)이었다. 분석 결과 가구 소득이 높은 노인일수록 혼자 식사할 가능성과 우울 수준이 모두 낮았다. 반면 소득이 낮을수록 혼자 식사하는 빈도가 늘어났고, '혼밥'하는 노인일수록 우울 수준이 높았다. 혼밥 가능성은 남성이거나 배우자가 없는 노인인 경우에서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 부양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평균수명 연장 등으로 독거노인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만하다. 통계청의 '2024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인 가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