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 운동도 건강효과 '뚜렷'…"심혈관 건강 개선"

 평소 운동을 안 하던 노년층도 정원 가꾸기나, 20분 이상 달리기, 에어로빅 등의 운동을 시작하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의과학과 김규웅 연구원)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60세 이상 고령인구 111만9천925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 빈도와 심혈관질환, 뇌졸중 발생 여부를 추적·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심장학회지'(EHJ, European Heart Journal)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대상자들의 신체활동 빈도 변화가 심혈관질환과 뇌졸중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중등도 또는 고강도 신체활동을 늘리면 심혈관질환 위험이 감소하는 연관성이 관찰됐다.

중등도(moderate) 신체활동은 정원 가꾸기, 30분 이상 활보, 춤추기 등이고, 고강도(vigorous) 운동은 20분 이상 달리기, 싸이클, 에어로빅 등이다.

구체적인 변화를 보면 중-고강도 신체활동이 전혀 없던 고령층이 2년 후에 신체활동 빈도를 늘리는 경우 심혈관계질환 발생위험도는 최대 11%까지 감소했다.

주 1∼2회에서 주 5회 이상으로 중-고강도 신체활동 빈도를 늘렸을 때도 심혈관계질환 발생위험도가 10% 감소했다.

반면 중-고강도 신체활동을 중단하면 심혈관계질환 위험도가 높아졌다.

예를 들어 주 5회 이상 꾸준히 중-고강도 신체활동을 실천한다고 응답했으나 이후 신체활동을 중단한 참가자는 심혈관계질환 위험도가 27%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중-고강도 신체활동은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지만, 고령자의 신체활동 빈도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연구 기간 이뤄진 두 번의 검진을 비교했을 때, 신체활동이 없던 고령자 중 약 22%만 신체활동 빈도가 증가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김규웅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령인구의 신체활동 변화에 따른 심혈관계질환 위험도 근거자료를 도출한 것"이라며 "향후 스마트워치, SNS, 모바일결제, 유전체 등 다양한 데이터와 연계해 질병 발생위험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박상민 교수는 "미국 보건복지부가 작년에 10년 만에 새로운 신체활동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신체활동이 질병 예방에 미치는 효과가 주목받고 있다"며 "이번 연구가 지역사회에서 고령인구를 위한 신체활동 프로그램을 장려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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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색광, 교묘하게 눈 건강 위협'…UNIST, 단백질 손상경로 규명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피부나 눈 건강을 해치는 청색광(블루라이트)에 의해 세포 단백질이 손상되는 새로운 경로를 규명했다. 민두영·권태혁·민승규 화학과 교수팀은 청색광이 항산화 시스템을 피해 세포 단백질을 손상하는 과정을 밝혔다고 7일 밝혔다. 청색광은 햇빛, 발광다이오드(LED) 기반 디스플레이 기기, 실내조명 등에서 방출되는 빛이다. 고에너지 가시광선이라 일반적인 자외선 차단제로는 제대로 막을 수 없고, 눈의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체내에 도달한 청색광은 세포 단백질의 산화 손상을 유발해 피부와 눈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내에 녹아 있던 산소가 청색광을 흡수해 반응성이 높은 활성산소로 바뀌면, 이 활성산소가 세포의 단백질 사이를 헤집고 다니면서 단백질 표면을 산화 손상하는 방식이다. 세포 내 항산화 시스템은 이런 활성산소를 무력화시켜 단백질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이번에 연구팀이 규명한 단백질 손상 경로는 항산화 시스템이 닿지 않는 단백질 내부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단백질 내부에 갇힌 산소가 특정 아미노산과 상호작용하며 청색광 에너지를 흡수하고, 이를 통해 활성산소로 바뀌는 경로다. 생성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