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발생 경로 '대상엽' 지목...효과적인 치료 가능?

뇌 '통증 영역' 대상엽의 '별 모양' 세포 기능 이상 확인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진,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논문

 편두통은 심신을 무력하게 하는 심각한 질병 가운데 하나다.

 7명 중 1명꼴(스위스 기준)로 편두통 환자가 생기지만 이렇다 할 치료법은 아직 개발된 게 없다.

 몇몇 선행연구에서 편두통은 중추 신경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됐다.

 심한 편두통이 반복되면 통증이 주춤하는 '발작 사이 기간'(interictal period)에 감각 정보의 처리 및 통합에 관여하는 뇌 기능이 전반적으로 이상을 보인다는 연구 보고도 나왔다.

 실제로 편두통 환자는 발작 사이 기간에 뇌 피질 반응(cortical response)이 증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피질 반응의 변화를 가져오는 메커니즘에 대해선 지금까지 밝혀진 게 거의 없다.

 편두통 중에서도 '2형 가족성 반신불수성 편두통'(FHM2)은 독특한 유형으로 꼽힌다.

 그런데 유전자 변이로 이 편두통 생기면, 뇌의 통증 감각 영역인 대상엽(cingulate cortex)에서 성상교세포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를 수행한 스위스 취리히대(UZH)의 미르코 잔텔로 박사팀은 24일(현지시간)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이런 요지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잔텔로 박사는 이 대학 약물학 독성학 연구소에서 자신의 연구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번 연구엔 이탈리아 파도바대 연구진도 참여했다.

 별 모양의 면역세포인 성상교세포(Astrocyte)가 뇌의 신경회로와 신경세포(뉴런)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특히 뉴런이 분비하는 신호전달물질을 성상교세포가 적시에 제거하지 않으면 뇌의 정상적인 기능 수행이 어려워진다.

 FHM2 환자의 경우 너무 많이 분비된 뉴런의 신호전달물질을 성상교세포가 제대로 치우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성상교세포 글루타민산염이 대상엽에 잘 흡수되지 못하면서 피질 수상돌기의 활성도가 높아지고 연쇄적으로 뉴런도 과도히 흥분하게 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한다.

 이렇게 대상엽이 제 기능을 못 하면 편두통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게 생쥐 실험에서 확인됐다.

 반대로 대상엽의 성상교세포를 조작해 정상 기능을 하게 하자, 유전자 변이가 생긴 생쥐도 통증이 심해지는 걸 막을 수 있었다.

 이번 연구의 최대 성과는,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편두통 발생 경로의 허브로 대상엽을 지목한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평가한다.

 대상엽 성상교세포의 기능 이상과 가족성 편두통의 연관성을 규명한 것도 새로운 치료 전략 구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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