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기술로 인슐린 분비 조직 배양 성공...당뇨병 치료 '청신호'

 대부분 30세 이전에 발병하는 제1형 당뇨병은 췌장 베타세포의 파괴로 인슐린 공급이 부족해지는 병이다.

 어린이가 많이 걸려 과거엔 소아 당뇨병이라 부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쓰지 않는다.

 1형 당뇨병은 매우 위험하고 고통스러운 병이다. 환자가 생명을 유지하려면 평생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건강한 기증자의 췌장 조직에서 분리한 랑게르한스섬을 이식하는 게 지금으로선 마지막 치료적 대안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면역 억제제를 지속해서 복용해야 하는 불편과 위험이 따른다. 면역 능력을 지나치게 억제하면 감염 등 질병 발생의 위험이 커진다.

 평생 혈당치와 싸워야 하는 1형 당뇨병 환자에게 희소식이 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소크 연구소 과학자들이 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해 인슐린을 분비하는 랑게르한스섬 오르가노이드(미니 장기나 조직)를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인공 랑게르한스섬은 면역 억제제를 쓰지 않아도 충분한 양의 인슐린을 만드는 것으로 동물 실험에서 확인됐다.

 이 연구를 수행한 소크 연구소의 로널드 에번스 교수팀은 21일 저널 '네이처(Nature)'에 관련 논문을 공개했다.

 에번스 교수팀은 앞서 인슐린을 생성하는 유사 베타세포를 줄기세포에서 발생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부족한 인슐린 분비 능력을 대폭 증강하는 ERR-감마라는 유전자 스위치도 찾아냈다.

 ERR-감마 스위치를 단 줄기세포 유래 베타세포는 생쥐 실험에서 혈당이 높아지는 것에 맞춰 충분한 양의 인슐린을 만들었다.

 이번엔 인간의 췌장에 근접하는 3차원 환경에서 유사 베타 세포를 배양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 결과물이 '인간 랑게르한스섬 유사 오르가노이드(HILOs)'이다.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ERR-감마 '터보차징(turbo-charging)' 스위치를 조작하는 WNT4라는 단백질도 확인했다.

 최대 난제인 인체 면역계 공격을 피하는 문제는, 항암 '면역 관문' 억제제로 쓰이는 PD-L1 단백질로 풀었다.

 PD-L1으로 면역 반응을 억제한 오르가노이드를 '당뇨병 생쥐'에 이식했더니 꾸준히 혈당이 제어됐고 면역계도 정상을 유지했다.

 아직 정식 임상을 하기까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하지만 연구팀의 분위기는 밝다.

 에번스 교수는 "다른 어떤 기기를 쓰지 않고도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결과물(랑게르한스섬 오르가노이드)을 손에 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의정갈등 터널 끝 보일까…李 '해답찾기' 주문 속 의료계도 화답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의정 갈등과 관련해 '신뢰 회복'과 '대화'의 메시지를 내면서 정부와 의료계 간의 대화를 통한 갈등 해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곧바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의료대란의 해법 찾기를 주문한 가운데, 의료계도 장기화한 사태 해결의 바람을 담아 화답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의정 갈등 해법에 대한 질문에 "신뢰를 회복하고 대화를 충분히 하고, 또 적절하게 필요한 영역에서 타협해 나가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의대생이) 2학기에 가능하면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을 정부 차원에 많이 만들어내야 하겠다"며 "빠른 시간 내에 대화하고, 이것도 역시 솔직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이 대통령 취임 후 의정 갈등과 관련한 첫 공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진 대통령실 수석보좌관회의에선 "제가 가장 어려운 의제로 생각했던 의료대란 문제와 관련, 해답이 있을지 가능하면 찾아봐 달라"며 "의사단체 및 관련 의료단체와의 대화도 치밀하고 섬세하게, 충분하게 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해법까지 제시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성별·연령별 정상 혀 색깔은…" 한의학연, 국가참조표준 개발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한의학계 최초로 혀 색상을 통해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국가참조표준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국가참조표준은 데이터의 정확도와 신뢰성을 과학적으로 검증·공인해 사회 각 분야에서 활용하게 하는 제도다. 한의건강검진 연구에서 표준화된 측정 방법으로 수집한 한국 정상인의 설 영상 데이터 967건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설진(舌診·혀의 색깔과 형태를 통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한의학 진찰 방법) 측정 기기를 통해 측정한 성별·연령별 한국인 정상인의 설질과 설태 색상 데이터가 포함됐다. 설질은 혀의 조직 표면으로 면역 세포의 침윤에 의한 갈라짐, 타액 양에 따른 건조 정도를 관찰할 수 있다. 설태는 설질 위에 깔린 이끼 형태의 물질로, 설질 상피의 각질화 속도 등을 파악해 한의학적으로는 위장관 질환을 예측하는 데 쓰인다. 육안을 이용한 전통적인 설진 측정 방식은 높은 불확도(측정값의 오차범위)로 인해 신뢰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국내에 현존하는 설진 측정 기기를 포괄해 측정 방법을 표준화하고, 불확도를 계산해 한국 정상인의 혀 색상 참조표준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성별·연령별 정상 혀의 설질과 설태 색상을 획득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