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까지 스며든 불평등…"소득 낮을수록 난임 극복 어려워"

아주대병원 신재용 교수팀 "인공 출산 시술에 보험 확대해야"

 

 난임을 극복하고 아이를 갖는 것도 고소득층일수록 유리하다는 통계가 나왔다.

 아주대학교 예방의학과 신재용 교수팀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코호트(동일집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20세∼39세 난임 여성 1만108명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15일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02년 난임 판정을 받은 여성들을 나이, 사는 곳, 가입한 건강보험 종류, 경제적 수준이 고루 섞이도록 무작위 층화추출했다. 이후 이들을 2013년까지 재평가하고 추적했다.

 그 결과 100인년(person-years)으로 환산한 출산 성공률은 소득 수준과 함께 높아졌다. 고소득층 여성 31.87%, 중간 소득층 여성 23.79%였다. 저소득층 여성의 경우 출산 성공률이 12.32%에 그쳤다.

 인년은 각 개인의 서로 다른 관찰 기간을 합한 개념으로, 단순한 비율보다 시간적 차원을 더 잘 반영한 수치다.

 신재용 교수는 "난임 판정 후 받는 인공 임신 시술에 대한 지불 능력이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의 출산율 차이를 벌린다"고 설명했다.

 1년간 자연 임신이 실패해 난임 판정을 받아도 신체 건강 개선, 인공 수정이나 시험관 아기 시술 등을 통해 출산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 본 연구에서도 난임 판정을 받은 여성의 55.1%인 5천569명은 결국 임신에 성공했다.

 인공 시술의 경우 자궁 내 정액을 주입하는 '인공수정'을 먼저 시도한 후, 이마저도 실패하면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한다. 시험관에서 정자와 난자를 인위적으로 조합해 이를 다시 모체에 이식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런 시술의 비용이 너무 비싸 저소득층은 접근하기조차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비보험의 경우 최대 600만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들고, 보험이 적용돼도 200만원에 달한다.

 이렇게 비싼 가격에도 국내 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률은 20%에 머물고 있어, 저소득층 커플은 선뜻 비용을 지출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팀은 "난임 부부의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출생률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주도하는 인공임신 기술 보험화를 논의할 때"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지'(JKMS)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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