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약값 줄인다…2026년까지 2조4천338억원 절감 목표

보험 약품비 年 20조원 규모…최근 7년간 연평균 6.7% 증가
건보공단, 2022∼2026년 중기 재정 건전화 계획 마련 추진

 전 국민 건강안전망인 건강보험 재정은 아직은 안정적인 편이다. 올해 6월 현재 18조원 가량의 누적 적립금(지급 준비금)이 쌓여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 당장 내년부터 발등의 불이 떨어질 정도로 앞날이 어둡다.

 정부는 건강보험 수지가 내년을 기해 적자로 돌아서고 2028년엔 적립금이 바닥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의 급변으로 노인 진료비가 급증하는 데다 역대 정권마다 추진한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의 효과 등이 더해진 결과다.

 이처럼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건강보험 당국이 보험 약값을 절감하는 등의 방법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다.

 ◇ 약제 관리 효율화로 건보 재정 낭비 없앤다

 건강보험공단은 '중기 재정 건전화 계획(안)'을 자체적으로 마련해 올해부터 2026년까지 5년간 실행한다.

 계획안의 초점은 보험료 수입을 확충하면서 지출 효율화로 재정낭비를 줄이는 데 맞춰졌다.

 특히 약제 관리 효율화로 5년간 총 2조4천338억원의 재정지출을 줄인다는 목표를 세웠다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이를 위해 비용 효과성이 불투명한 고가 약의 치료 성과를 평가해서 효과가 없으면 제약사가 보험 약품비를 건보공단에 도로 돌려주는 새로운 유형의 위험분담제도(성과기반 환급제)를 도입하는 등 위험분담제 확대로 건보재정 부담을 줄일 방침이다.

 위험분담제는 건강보험 당국이 경제성(비용 대비 효과성)이 떨어지는 신약이나 희귀의약품 등에 보험급여를 해주되, 제약사는 보험재정에 지나친 충격이 가지 않도록 매출액의 일정 비율 등 일부 보험 약값을 내놓기로 서로 합의하는 것이다.

 신약 등의 보험 약값 부담을 건보당국과 제약사가 나누는 것으로, 제약사는 높은 보험 약값을 받을 수 있고 건보당국은 재정지출을 줄일 수 있다.

 또 보험 약값에 대한 사후관리 제도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약품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테면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때 최대 인하율을 상향하고, 협상 대상 의약품 기준을 조정해 건보재정에 큰 영향을 주는 보험약이 사용량-약가 협상 대상으로 선정되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은 사용량-약가 연동 협상 때 최대 인하율이 10% 이내이고 '증가율'에 기초해서 인하율을 산정하기에 건보재정이 많이 투입되는 고가 약의 지출 관리에 한계가 있었다.

 사용량-약가 연동제는 예상보다 약이 많이 팔리거나 전년 대비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한 의약품에 대해 제약사와 건보공단이 재정위험 분담 차원에서 연 1회 협상을 통해 약값을 인하하는 제도로 2007년부터 도입됐다.

 예를 들어 의약품 청구금액이 직전년도 청구금액보다 60% 이상 증가했거나 10% 이상 증가하고 그 증가액이 50억원 이상인 의약품인 경우 건보공단과 제약사가 협상을 통해 약값을 낮춘다.

 이와 함께 고가 의약품을 적정하게 관리해 재정건전성을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1인당 연간 건보재정 소요 금액이 3억원 이상인 초고가 신약, 연간 건보 청구액이 300억원이 넘는 고가 약에 대해서는 투여 비용 대비 효과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등 더 깐깐하게 들여다보기로 했다.

 ◇ 약제비 비중 높은 한국…연평균 6.7% 증가해 건보재정 위협

 이처럼 약제비 관리에 힘을 쏟기로 한 것은 건보재정에서 약값으로 나가는 금액이 해마다 증가하는 가운데 급격한 고령화로 만성질환이 늘고 보험이 적용되는 초고가 신약이 속속 등장하며 약품비 지출이 더욱 늘어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약품비는 2015년 14조986억원에서 2016년 15조4천287억원, 2017년 16조2천98억원, 2018년 17조8천669억원, 2019년 19조3천388억원, 2020년 19조9천116억원, 2021년 21조2천97억원 등으로 꾸준히 올라 2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 7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6.7%에 달했다.

 우리나라의 약제비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에 견줘서 높은 편이다.

 2020년도 경상의료비(Current Health Expenditure: CHE) 대비 약제비(의약품 및 기타 의료 소모품비 지출 비용) 비율은 우리나라가 19.9%로 OECD 국가 중 상위 8위에 올라있다. OECD 평균 15.1%보다 높다.

 건보 재정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

 코로나로 위축됐던 의료 이용이 서서히 회복하는 데다, 급속한 고령화·만성질환 증가, 신약·신의료기술 도입 등으로 건보재정 환경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급격하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보장성 강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건보재정이 2023년을 기점으로 적자로 전환하고 6년 뒤인 2028년엔 적립금이 바닥날 것으로 내다본다.

 건보 수지 적자는 2024년 2조6천억원, 2025년 2조9천억원, 2026년 5조원, 2027년 6조8천억원, 2028년 8조9천억원으로 점차 커질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2021년말 기준 20조2천400억원 규모인 건보 적립금이 2028년엔 -6조4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건보 수지 적자행진으로 6년 뒤면 적립금이 소진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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