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진료에 평생 바친 박종수 원장…"아직도 부족"

1965년 치대 졸업 이후 57년째 봉사…손길 닿은 이만 3만여명 달해
무료 급식 '사랑의 식당' 운영…"새로 지어 노인성 질환 진료하고 싶어"

 "쉬지 않고 봉사하시는 분들을 볼 때마다 감동을 하고 아직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1965년 치과대학에 다니면서부터 57년째 무료 진료 봉사를 해온 박종수(81) 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가 봉사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아버지 때문이었다.

 중학교에 다니던 1960년 무렵, 박 원장의 아버지는 피부에 염증이 있어 병원에 갔는데 결국 암 판정을 받았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 병원 치료는 엄두도 못 냈지만 국립중앙의료원에 가면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박 원장은 곧바로 국립중앙의료원을 찾아갔지만, '아들이 대학에 다녀서 극빈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거부당했다.

 박 원장은 23일 "8개월을 의사 선생님을 찾아가서 사정했더니 '효자 낫구나' 하시면서 치료를 해주셨다"며 "헌신적인 의사들의 치료 덕에 아버지는 오래 사실 수 있었고, 나도 의사가 되면 무료 진료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치대에 입학한 박 원장은 방학을 이용해 무의촌 봉사를 다니기 시작했다.

 1966년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군의관으로 일하며 틈틈이 무료 진료를 이어갔다.

 베트남 전쟁에도 파병돼 근무가 끝나면 새벽까지 주민들을 위해 무료 진료를 했다.

 베트남 정부는 박 원장의 숭고한 뜻을 기려 훈장을 수여했다.

 한국에 돌아와 병원을 개원한 박 원장은 본격적으로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

 매주 일요일에는 무의촌 의료 봉사활동을 이어갔고, 소년소녀가장 가족과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도 도움을 줬다.

 매주 토요일에는 호남동 성당에서 미사를 올린 뒤 치과에서 보험이 없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돌봤다.

 이렇게 박 원장의 손길이 닿은 이만 3만여 명에 달한다.

 지난 2004년에는 암소 41마리를 사서 중국 용정에 사는 독립군 후예들에게 1마리씩 전달했다.

 노무현 정권 때는 평양을 방문해 왕진 가방 30개를 전달하기도 했다.

 박 원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에는 LG의인상을 받았다.

 지난 1991년부터는 광주공원에서 개미꽃동산을 운영하던 허상회 원장과 함께 무료 급식을 하는 사랑의 식당을 열었다.

 박 원장은 "허 원장은 초등학교도 못 나왔지만, 1954년부터 개미꽃동산을 운영하며 1천명이 넘는 구두닦이 소년들을 자수성가시켰다"며 "허 원장의 도움을 받은 소년들이 꽃처럼 피어 사회 곳곳에 퍼져나갔다"고 말했다.

 2018년 허 원장이 작고한 뒤 박 원장은 사랑의 식당 이사장을 맡아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전에는 하루 평균 600∼800명이 식당을 찾았지만, 최근에는 400여명으로 줄었다.

급여를 받는 직원 3명과 자원봉사자 등 20여명이 일하고 있는데, 운영이 쉽지 않다.

 박 원장은 "식자재는 정부에서 지원을 받는데, 인건비는 주지 않아 치과를 운영해 충당하고 있다"며 "식당이 너무 낡아 2층으로 새로 지어서 1층에는 식당을, 2층에는 건강증진센터를 만들어 노인성 질환을 치료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0세쯤 되는 자원봉사자가 있는데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심장을 주겠다고 해서 감동을 받았다"며 "쉬지 않고 봉사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우리는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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