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정신성의약품 우울증약 '알프라졸람', 유산 위헙 높여"

한국마더세이프 임신부 데이터 분석…"약 처방 때 임신 사실 알려야"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 연구팀은 향정신성의약품인 '알프라졸람'이 임신부에게 자연유산과 저체중아 출생 위험을 높여 복용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6일 밝혔다.

 알프라졸람은 우울증이나 불안, 공황장애, 위·십이지장 질환, 과민성대장증후군 등의 치료에 주로 처방되는 약물이다.

 연구팀은 2000∼2019년 한국마더세이프(임신약물정보센터)에 등록된 임신부 데이터를 이용해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96명)과 미복용 그룹(629명)으로 나눠 부작용 발생률을 비교했다.

 이 결과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의 자연유산 비율은 14.6%(14명)로 미복용 그룹의 6.0%보다 크게 높았다.

 또 저체중아 출산 비율도 7.5%로 미복용 그룹(2.1%)을 웃돌았다. 임신 37주 이전에 분만하는 조산율 역시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8.5%)이 미복용 그룹(3.8%)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에서 자연유산과 저체중아 출산, 조산이 발생할 위험이 미복용 그룹에 견줘 각각 2.38배, 3.65배, 2.27배 높은 것으로 추산했다.

 알프라졸람은 신생아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알프라졸람 복용 그룹에서 태어난 신생아의 '출생 후 1분' 아프가 점수(APGAR score)는 7점 이하가 될 위험이 미복용 그룹보다 2.19배 높았다.

 아프가 점수는 출생 직후 신생아 상태(심박동, 호흡능력, 반사능력, 근육긴장, 피부색)를 점수로 평가하는 방식으로, 보통 신생아들의 생후 1분 아프가 점수는 8~10점이다. 아프가 점수가 6점 이하면 집중관리가 필요하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선천성 기형 위험은 두 그룹 간 차이가 없었다.

 한정렬 교수는 "알프라졸람은 정신질환뿐만 아니라 불면증, 호흡기질환, 비만 치료 등에도 사용되고 있다"며 "임신부가 약 처방을 받을 때는 반드시 의료진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고, 복용 시에는 여러 약물보다 단일 약물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약학 분야 국제학술지(Frontiers in Pharmac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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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임신중 타이레놀 자폐증 유발 근거無…불안 야기 말아야"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은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현재까지 과학적으로 확립된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의협은 25일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정례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하며 "국제적으로도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을 필요시 단기간, 최소 용량으로 사용하는 것은 안전하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불확실한 주장에 불안해하지 마시고 주치의와 상의해 약을 복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일부 전문가들이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국민 불안을 야기하는 행동에 대해서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타이레놀의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이 자폐아 출산 위험을 높인다면서 고열·통증을 타이레놀 없이 참고 견디되,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다면 어쩔 수 없이 복용해야 하겠지만, 조금만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부프로펜·아스피린과 달리 아세트아미노펜은 임신부가 해열·진통을 위해 안심하고 복용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약물로 여겨져 왔다는 점에서 보건·의료계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근거가 뭐냐"는 반발이 일고 있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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