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자간전증(pre-eclampsia)을 겪으면 그로부터 10년 안에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이 발생할 위험이 상당히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간전증이란 임신 후반기에 갑자기 혈압이 오르고 소변에 지나치게 많은 단백질이 섞여 나오는 단백뇨가 나타나면서 손, 다리, 얼굴이 부어오르는 증상으로 대표적인 임신 합병증의 하나다.   세계적으로 임신 여성의 2~8%에서 나타나는 자간전증은 비만, 당뇨병, 자간전증 가족력 등이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물학적 근본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국립 혈청 연구소(Statens Serum Institut)의 사라 할룸 박사 연구팀이 1978~2017년 임신한 여성 115만7천666명의 최장 39년간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 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26일 보도했다.

 이 임신 여성들은 임신 이전에 심뇌혈관 질환 병력이 없었다.

 연구팀은 이들을 임신 중 자간전증을 겪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누었다.

 분석 결과 자간전증을 겪은 여성은 출산 후 10년 안에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자간전증을 겪지 않은 여성보다 4배, 뇌졸중 발생 위험은 3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위험은 특히 출산 후 7년 안에 나타날 가능성이 크고 출산 후 2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령별로는 자간전증을 겪은 여성은 30~39세에 심근경색 발생 위험이 자간전증을 겪지 않은 여성보다 5배, 뇌졸중 발생 위험은 3배 높았다. 50세가 넘어도 심뇌혈관 전환 위험은 2배 높았다.

 특히 35세 이후에 자간전증을 겪었거나 자간전증을 한 번 이상 겪은 여성은 출산 후 10년 안에 심뇌혈관 질환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임신 중 자간전증을 겪으면 나중 나이가 들면서 심뇌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자간전증을 겪은 여성이 출산 후 얼마가 지났을 때 이러한 위험이 커지고 연령대에 따른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가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전체적인 결과는 자간전증을 겪은 여성은 국가의 심뇌혈관 질환 검사 프로그램 참여 자격이 주어지는 중년까지 기다릴 것이 아니라 출산 후부터 심근경색과 뇌졸중 예방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 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 학술지 '유럽 예방 심장병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