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소송'으로 약값인하 늦춘 제약사 꼼수, 이젠 안 통한다

'약값 인하 환수·환급 조치' 담은 건강보험법 개정안 20일부터 시행
제약사 '꼼수 소송'으로 건보재정 손실 수천억원 달해

  국내외 제약사들이 무분별 소송으로 정부의 보험 약값 인하 조치를 늦춰서 큰 이익을 챙기고 결과적으로 건강보험에 막대한 재정 손실을 안기는 '꼼수' 행위가 더는 통하지 않게 됐다.

 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약값 인하 환수·환급 방안을 담은 건강보험법 개정안과 개정 시행령이 이달 20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국내외 제약사들이 합법적 소송 절차를 활용해 '정부의 약값 인하 처분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해 소송 기간 타낸 약제비로 이익을 얻을 경우 건강보험공단이 입은 손실 상당액과 이자를 징수하도록 했다.

 물론 반대로 정부가 위법하게 약값 인하 처분을 한 것으로 확정판결이 나서 제약사가 약제비를 받지 못해 손실을 봤다면 이자를 덧붙여 환급해주도록 했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에서 비용을 대는 보험 약품들을 대상으로 각종 제도적 장치를 통해 약값을 깎는다.

 이를테면 불법 리베이트로 물의를 빚은 경우나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약품 재평가 과정에서 기준에 미달한 경우, 오리지널약의 특허 만료로 최초 복제약이 보험 약으로 등재될 때 기존 오리지널약의 가격을 100%에서 70%로 낮추는 경우 등이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이렇게 정부가 보험 약값을 인하하더라도 물거품이 되기 일쑤였다.

 국내외 제약사들이 약값 인하에 반기를 들고 '집행정지 신청'과 더불어 '행정처분 취소소송'으로 맞불을 놓는데, 그러면 법원의 최종 판결 전까지 대부분 약값 인하 조치의 효력이 정지돼 약값을 내릴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보 당국은 간암 조영제 '리피오돌울트라액(이하 리피오돌)' 독점 판매를 보장하던 특허가 종료되고 복제약이 출시돼 2020년 7월에 등재되자 리피오돌의 약값을 18만8천원에서 13만3천원으로 30% 깎는 조처를 내렸다.

 하지만 제약사 게르베코리아가 리피오돌의 약값 인하 조치에 불복해 복지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벌였다.

 비록 최종 판결에서는 졌지만, 30% 약값 인하를 3년 가까이 미루면서 매출액 방어에 성공했다. 리피오돌의 약값은 올해 1월에야 겨우 인하됐다.

 그만큼 환자는 비싼 가격에 약을 먹어야 했고, 건강보험 재정은 축났다.

 건보 당국이 2018년 이후 집행정지가 인용된 소송 47건과 관련한 약값을 내릴 수 없게 되면서 발생한 건보 재정 손실을 2022년 3월 말 기준으로 추산해 본 결과 무려 5천730억원에 달했다.

 이런 손실 규모는 희귀질환 환자 등 10만5천명이 1년간 희귀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금액(2019년 기준 5천569억원)에 해당한다.

 보건복지부 이중규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약값 인하 처분의 집행정지 기간 중 발생한 손실 상당액과 이자를 징수할 수 있게 돼, 건보재정 건전화 등 내실 있는 건강보험 운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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