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와 손잡는 제약사들…신약 개발 트렌드 될 듯

구글, 릴리·노바티스와 계약…엔비디아, 신약 AI 플랫폼 고도화
정부, AI 신약 프로젝트 추진…카카오브레인, 제약사와 신약 개발 연내 착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 개발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지는 가운데 정부와 국내 기업들도 데이터 공유를 촉진하고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협력에 나서고 있다.

 1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설립한 신약 개발 기업 아이소모픽은 지난 7일(현지 시각)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 노바티스와 저분자 화합물 신약 연구·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홈페이지에 밝혔다. 계약 규모는 각각 최대 17억 달러(약 2조2천329억원), 12억 달러(약 1조5천762억원)에 달한다.

 엔비디아는 신약 개발을 위한 생성형 AI 플랫폼 '바이오니모'를 고도화하며 다수의 AI 신약 개발 기업에 투자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험 고수익'이 특징인 제약·바이오 산업에서 AI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후보물질 발굴부터 질환 맞춤형 약물 개발까지 전 과정을 빠르게 진행해 임상 성공률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기업 간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 데이터 고립 문제, '사일로' 현상이다.

 제약 산업에서는 신약 개발 데이터가 기업의 자산이자 핵심 영업 기밀인 데다, 임상 개인정보 문제 등도 있어 데이터 공유가 활발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다. 기업 간 데이터 공유가 활발하지 않으면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제약받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약·테크 기업 간 노력은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2019년 6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얀센, 아스트라제네카, 노바티스, 엔비디아, 오킨 등 기업이 참여한 'EU-멜로디' 프로젝트는 연구 비밀에 대한 노출 없이 약물 동태 예측 AI 모델의 개발이 가능한지 검증한 대표 협력 사례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를 벤치마킹해 '연합학습 기반 신약 개발 가속화 프로젝트'(K-멜로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지난 달 27일부터 이번 달 26일까지 사업 단장 공모를 진행 중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K-멜로디 사업은 기업 간 분산된 데이터를 모아 공용 AI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신약 개발 프로젝트에 활용하도록 추진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 22개 제약사와 다수 AI·IT 기업, 대학 및 공공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국내 AI·제약 기업들도 협력을 강화하며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035720]의 AI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은 신약 설계 플랫폼 스타트업 갤럭스와 AI 기반 신약 설계 플랫폼 구축을 위해 2022년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카카오브레인은 현재 단백질 예측 모델을 확보했으며, 플랫폼과 기술 기능 등을 검증함으로써 올해부터 제약사와 협업해 실제 신약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AI 신약 개발 기업 파로스아이바이오[388870]는 AI 신약 개발 플랫폼 '케미버스'를 활용해 희소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중이다. 이 회사가 개발하는 'PHI-101'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1b상을 진행 중이며, 재발성 난소암 치료제로는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069620]도 지난해 10월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협약을 체결하고 머크의 신약 개발 소프트웨어 '신시아'를 활용해 신약후보 물질 발굴·검증·모니터링에 활용하기로 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지난해 7월 발간한 'AI 뉴노멀 시대의 도래와 신약 개발' 리포트에 따르면 AI 신약 개발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 6억980만 달러(약 8천억원)에서 매년 연평균 45.7% 성장해 2027년 40억350만 달러(약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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