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생애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많은 사람이 삶의 마지막을 편안하게 집에서 보내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우리나라 노인들은 생을 마감하기 직전까지 병원에서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으며 많은 의료비를 지불하고 있다.
이를 해결할 대안으로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집에서 머물며 서비스받는 가정형 호스피스가 건강보험 재정을 크게 아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호스피스·완화의료가 건강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사망자가 생애 마지막 1년 동안 쓴 건강보험 진료비는 사망 직전 3개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그렇다면 호스피스 완화의료는 건강보험 예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분석 결과,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이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진료비가 약 0.51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적으로 약 49%의 비용 감소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 방식에 따라 큰 차이가 있었다. 집에서 돌봄을 받는 가정 기반 서비스는 진료비를 낮춰 비용 감소 효과가 뚜렷했지만, 병원에 입원해서 받는 입원 기반 서비스는 오히려 이용하지 않은 사람보다 진료비가 약 2.4배 높게 나타나 비용이 증가했다.
안타까운 점은 환자들이 제때 호스피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호스피스 이용자의 60% 이상이 사망 직전 30일 이내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약 80% 이상이 사망 직전 60일 이내에 서비스에 진입했다.
생애 말기까지 집중 치료실 이용이나 항암 치료 같은 적극적인 치료를 계속하다가 임종이 임박해서야 호스피스를 찾는 구조적인 문제가 원인이다.
다가오는 2040년에는 고령화로 인해 호스피스 수요가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와 같은 병원 입원 중심의 돌봄 구조가 계속된다면 고령 사망자 증가와 맞물려 건강보험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2026년 현재 질환 구조를 기준으로 호스피스 관련 진료비는 2040년에 최소 4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만약 암 환자 중심에서 다른 비암성 질환으로 대상을 넓힐 경우 재정 소요는 최대 53%까지 늘어날 수 있다.
주요 국가들은 이미 병원 중심에서 벗어나 지역사회 중심으로 제도를 바꾸고 있다.
독일의 경우 환자의 필요와 중증도에 따라 일반 완화의료와 전문 완화의료를 구분해 환자 상태에 적합한 돌봄을 제공한다.
대만은 건강보험 체계 내에서 호스피스를 제도적으로 통합하고 암이 아닌 질환까지 포괄적으로 확대해 삶의 질 중심 접근을 강화해 왔다.
일본 역시 지역 거점 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네트워크 기반의 통합 돌봄 체계를 구축해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 내에서 연속적이고 접근성 높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도의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병원 입원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와 가정 기반의 다층적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암에 걸린 환자뿐만 아니라 치매나 장기부전 등 만성 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일찍부터 호스피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진입 기준을 합리적으로 마련하고 환자가 자신이 살던 곳에서 편안하게 생애 마지막을 보낼 수 있도록 고비용 중심의 보상 체계를 통합돌봄형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