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대란 일주일]⑤ "의사는 대화하고, 정부는 퇴로 열어주길"(끝)

전문가들 "정부가 사태 연착륙할 수 있는 대안 마련해야"
전공의에는 "투쟁 원한다면 병원으로 돌아가 정부와 대화해야"
'의사 1만명 부족'에는 이견 없어…"연착륙 위해 증원 규모 재조정 등 검토해야"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강대강'으로 치닫는 가운데, 의료계 안팎에서 양 측 다 대치를 멈추고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의료계와 학계,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의료공백이 나날이 커지면서 더 이상의 환자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갈등을 서둘러 봉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전공의들은 환자 곁으로 돌아와 정부와 대화에 나서고, 정부는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퇴로'를 열어줘 사태가 지나치게 장기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 주를 이룬다.

 그는 "(전공의들은) 병원으로 돌아와 정부와 대화하기를 바란다"며 "정부 역시 의료계와 충분히 협의했다고 하지만, 2천명이라는 정원에 대해 국민과 사회를 대상으로 한 공론화 과정이 부족했다"고 짚었다.

 권 교수는 의대 증원에 반대하진 않지만, 의대 교육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한 과감한 투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일단 정부와 의료계 간 정원에 관한 '룰'(Rule)을 만드는 게 필요해 보인다"며 "각 대학 총장이 요구했던 의대 증원 폭을 현실에 맞춰 조정하는 노력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의료계에서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두고 구체성이 떨어진다며 받아들이지 않는 데 대해서는 '의료개혁특위'에서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가면 될 일이라고 했다.

 정부가 필수의료 수가 인상 등 보상 강화를 위한 큰 그림을 그린 만큼 앞으로 의료계 안팎이 참여하는 특위에서 협의하면 될 일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 역시 의료계와 협의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세부안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은 채 서로의 주장을 반복하는 건 소모적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안이 길어질수록 감정만 상한 채 '힘겨루기' 양상으로 변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누군가를 무릎 꿇리는 방식으로 가지 않으려면 '물밑 대화'가 중요하다"며 "전공의들의 퇴로를 열기 위해 그들이 내건 조건을 정부가 일정 부분 수용하는 등 사태가 너무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금 상태로 가면 실리적 대화보다는 '감정적 반발'이 거세지고, 의사는 더욱 똘똘 뭉쳐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가 2천명 증원의 근거로 삼은 보고서 3개를 작성한 각각의 연구자는 '의사가 1만명 부족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다만 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가 갈등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 정책의 속도를 조절하거나,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협의하는 등의 대안을 고려해달라고 제언했다.

 신영석 고려대 보건대학원 연구교수는 "양측이 극단으로 대치하면 안 된다"며 "1년에 1천명씩 10년간 (1만명을) 증원하는 방식으로 연착륙하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희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목표가 같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이를 수 있는 길은 다양할 수 있다"며 "2천명씩 5년 늘리는 것이 아니라, 1천명씩 더 오랫동안 늘리거나, 2050년까지 길게 보면서 2만2천명을 늘리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 단체가 (증원에 관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대치를 끝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했다.

 홍윤철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역에서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교육) 여건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안 되므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의사를 늘리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1년에 2천명 증원이 아닌 750명 정도 증원이 무난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의료계도 환자를 먼저 생각하라는 '쓴소리'도 나왔다.

 안선영 중증질환환자연합회 이사는 "정부도, 의협도 환자를 내팽개쳤다. 지금도 가장 크게 피해를 보는 환자들을 배제하고 (토론) 테이블에 의협과 정부가 앉아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 기획실장 역시 "대화하지 않으면 답이 안 나온다"며 "의료계와 정부가 대화하고, 동시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세부 방안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대화도 함께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환자를 떠나는 순간' 명분을 상실한 의사들이 결국 한발 물러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정형성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이 상태로 한없이 갈 수는 없는 일이고, 명분이 없는 쪽에서 결국 물러서야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의대 증원을 늘린다고 어떻게 환자를 떠나느냐. 의사들이 우선 복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병원,한방

더보기
지역·필수·공공의료 협의체 출범…지역필수의료법 시행준비
보건복지부는 17개 시도, 국립대병원 등 권역책임의료기관이 참여해 지역필수의료현안을 논의하는 공식 협의기구인 '지역·필수·공공의료 추진전략 중앙·지방 협의체'를 출범했다. 지난달 국회를 통과한 지역필수의료법이 시행되는 내년 3월까지 지역필수의료 사업 기획, 하위법령 제정 등 준비해야 할 과제가 집중돼 있어 협의체를 통해 중앙과 지방 간 조율 체계를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7일 이형훈 복지부 제2차관 주재로 열린 제1차 협의체 회의에는 17개 시도 보건국장과 권역책임의료기관 공공부원장 등이 참석했다. 협의체는 앞으로 복지부 주관으로 월 1회 운영하고, 권역 단위 세부 조율을 위한 5극·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 권역별 협의체도 이달 중 구성해 별도로 운영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내년 3월 11일 지역필수의료법 시행과 함께 중앙 필수의료정책심의위원회, 5대 초광역권 협의회, 17개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각 시도가 자체 현황에 기반해 사업을 구상하고, 복지부가 제시하는 공통 기본 방향에 따라 지역별 특성에 맞게 투자 비중을 조정하기로 했다. 참석한 지자체 보건국장들은 응급·분만·소아 등 분야별 의료 공백 실태와 지역 특성에 맞

학회.학술.건강

더보기
식약처, 덜 짜고, 덜 달게 먹는 '삼삼한 주간' 운영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제2회 '삼삼한 데이'를 맞아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나트륨과 당류를 줄여서 먹는 건강한 식생활 문화가 일상에 정착될 수 있도록 '삼삼한 주간'을 운영한다. '삼삼한 데이'는 '음식 맛이 약간 싱거운 듯하면서도 담백하게 맛있다'는 의미의 '삼삼한(3·3·1)'에서 착안해 매년 3월 31일을 건강한 식생활 실천의 날로 지정한 기념일이다. 이날을 통해 나트륨·당을 줄이고 균형 잡힌 식습관을 확산시켜 비만과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건강한 K-푸드와 올바른 식생활 실천 문화를 확산하려는 목적이다. 올해는 일상 속 삼삼하게 먹는 문화를 보다 널리 확산하기 위해 '삼삼한 주간'으로 확대 운영하고 해당 기간 업계·학계·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한다. 식약처는 24일 식약처장과 함께하는 '오유경 안심톡톡, 삼삼한 일주일, 평생을 가볍게!' 라이브 방송으로 나트륨·당류 줄이기 비결 등을 공유함으로써 '삼삼한 주간'의 시작을 알린다. 26일에는 나트륨, 당류 등 영양성분을 자율적으로 표시하는 우수 급식시설을 방문해 현장 의견을 청취한다. 28일에는 대한심뇌혈관질환예방학회 춘계 학술대회와 연계하며 29일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대국민 참여 행

메디칼산업

더보기
삼성바이오에피스, 지투지바이오와 장기지속 비만치료제 개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에피스넥스랩이 지투지바이오와 미세구체(microsphere) 기반 약물 전달 기술을 활용한 장기 지속형 비만치료제 개발을 위해 공동 연구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해당 파이프라인의 개발·상업화 권리를 도입(license-in)해 제품화를 추진하고, 에피스넥스랩은 지투지바이오와 장기 지속형 약물 전달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투지바이오와 장기 지속형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성분 비만치료제를 포함한 후보물질 2종에 대한 독점적 개발권을 갖고 계약금 및 마일스톤을 지급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에피스넥스랩은 장기 약효 지속형 약물전달 기술 플랫폼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지투지바이오는 이후 신약 후보물질을 포함한 3종을 추가로 개발할 수 있는 우선협상권 보유 조건에도 합의했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 및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지투지바이오가 발행하는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에 투자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 김경아 사장은 "이번 계약은 환자 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