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한 마지막' 호스피스 전문기관 2배로…대상 질환도 확대

복지부, 2024∼2028년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 의결
'누구나 삶의 존엄한 마무리를 보장받는 사회' 목표

 누구나 존엄하게 생의 마지막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2배로 늘리고, 대상 질환도 늘리기로 했다.

 정부는 또 의료진과 연명의료에 관한 의사소통을 미리 시작할 수 있도록 연명의료 계획서 작성 시기도 질환 말기 진단 이전으로 앞당긴다.

 보건복지부는 2일 국가호스피스연명의료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제2차 호스피스·연명의료 종합계획(2024∼2028년)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호스피스는 말기 암 환자 등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들이 살아있는 동안 존엄한 삶을 유지하고, 마지막 순간을 편안하게 맞을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는 환자와 가족이 종교인이면 영적인 돌봄도 받을 수 있고, 환자가 떠난 뒤 남은 가족들은 슬픔을 극복하는 데 도움도 받는다.

 정부는 관련 법에 따라 말기 질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한 호스피스·완화의료와 연명의료 중단 결정의 제도적 확립을 위해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한다.

[보건복지부 제공]

 정부는 호스피스 전문기관을 지난해 기준 188곳에서 2028년 360곳(소아전문·요양병원 기관 포함)으로 늘린다.

 전문기관은 입원형·가정형·자문형으로 나뉘는데, 각각 109곳, 80곳, 154곳으로 확충한다.

 호스피스 대상 질환자의 이용률은 지난해 33%에서 2028년 50%까지 늘릴 예정이다.

 정부는 또 호스피스 서비스 수요 등을 반영해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13개)과 학계 의견 등을 토대로 대상 질환을 더 늘릴 방침이다.

 지난해 기준 서비스 대상 질환은 암, 후천성 면역결핍증,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 만성 간경화, 만성 호흡부전 등 5가지다.

 또 환자와 가족을 위한 영적(종교적) 돌봄 등 서비스를 개발하고, 소아·청소년 환자의 가족 돌봄 지원방안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연명의료의 경우 현재는 병의 말기 진단을 받았을 때만 연명의료 계획서를 쓸 수 있으나, 말기 이전에도 가능하도록 계획서 작성 시기를 확대한다.

 또 연명의료 중단의 이행을 죽음을 앞둔 임종기에서 더 앞당기는 방안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의를 추진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학적으로 임종기와 말기를 명확하게 구분하기는 어려운데, 법적으로는 임종기에만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게 돼 있다"며 "전문가 의견 수렴과 사회적 논의를 통해 환자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강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의료기관윤리위원회(연명의료 가능 의료기관)를 지난해 430곳에서 2028년 650곳으로 확대한다.

 종합병원은 250곳(전체의 75%)으로, 요양병원은 280곳(전체의 20%)으로 위원회를 늘리고, 중소병원의 위원회 설치 확대를 위한 공용 윤리위원회도 12곳에서 20곳으로 늘린다.

 이와 함께 정부는 환자의 뜻을 알 수 없고, 결정할 수 있는 가족이 없는 경우에도 연명의료 중단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가족이 없는 환자도 있다"며 "이런 환자들에 대한 외국의 사례 등을 연구해왔고, 작년 5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도 이 경우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작성 후에 가족끼리 소통할 수 있도록 안내 체계를 강화하고, 의향서 등록 사실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도입한다. 의향서는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작성할 수 있는데, 이른 나이에 작성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나중에 관련 사실을 알려줌으로써 효과적으로 의향서가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전국 모든 시군구에 686곳 설치된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등록기관은 지역보건의료기관, 그리고 윤리위원회가 설치된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확대 설치한다.

 지역보건의료기관에는 45곳을,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에 86곳을 추가한다.

 정부는 또 환자 데이터 관리를 위한 호스피스 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호스피스 이용 신청 및 병상 현황 정보를 수집·공유함으로써 대기 환자 정보를 연계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제공]

 ◇ 호스피스·연명의료 제공기관 평가 고도화…인식 개선

 정부는 현행 법적 기준 준수 등 제도 중심의 호스피스 전문기관 평가 지표에 의료진·환자·보호자 만족도 등 이용자 중심의 질 평가지표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우선 호스피스 전문기관 지정 기준 가운데 인력 기준을 '병상 수'가 아닌 '환자 수'로 바꾼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인력 기준을 보면 병상 20개당 전문의 1명 등으로 돼 있는데, 이걸 병상이 아닌 환자 수로 변경하는 것"이라며 "병상은 정원의 개념이고, 실제 이용하는 환자는 현원 개념으로서 병상 가동률이 항상 100%는 아니라는 점을 고려해 규제를 완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호스피스 전문기관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필수인력 대상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종사자 역량을 강화한다.

 호스피스·연명의료 정보 데이터도 활성화하고, 국립암센터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의 데이터를 연계해 협력 체계도 구축한다.

 이와 함께 가정형 호스피스 인력의 수가(酬價·의료행위 대가)를 현실화하고, 연명의료 중단 이행 이후 환자·가족 대상 임종 서비스에 대한 보상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향후 5년간 호스피스·연명의료결정 제도의 연구를 활성화하고, 대국민 홍보를 통한 정책 인지도도 높인다.

 지역사회 방문 의료 등과 연계해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규 서비스 유형도 발굴한다.

 또 호스피스·연명의료 관련 사회적 이슈를 논의할 자체 협의체도 구성·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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