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주요병원 응급실, 당직의사 혼자 근무해야 할 상황 처해

응급의학 전문의 포함된 군의관 배치…9일까지 250명 배치 완료
정부 "낙관적으로 보는 건 아니지만, 과도하게 불안해할 필요 없어"

 응급실 운영을 부분 중단했거나 중단할 예정인 병원이 총 5곳으로 집계된 가운데, 순천향천안병원은 소아응급의료센터를 주 3회 주간에만 열기로 했다.

 응급실 의사의 부족으로 25개 주요 병원 응급실은 당직의사 혼자서 근무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정부는 응급의료 역량에 전반적으로 어려움이 더해지는 것으로 판단하고, 4일부터 군의관의 응급실 파견을 시작했다.

 ◇ '아슬아슬 응급실' 5곳…군의관 파견 시작

 복지부에 따르면 9월 4일 기준 응급실을 부분 운영 중단하거나 중단 예정인 병원은 총 5곳이다.

 건국대충주병원, 강원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이대목동병원 4곳은 응급실을 단축 운영하고 있다.

 순천향천안병원의 경우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4시간 운영하지만, 소아응급의료센터는 주 3회 주간만 진료하고 있다.

 이 병원은 현재 소아응급 전문의를 채용 중이다.

 정통령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25개 기관은 듀티(근무시간 단위)당 2명 이상이 근무하기 어려운 조건에 처해 운영 스케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곳으로, 계속 병원과 소통하고 대체 인력을 투입하기 위한 노력을 최대한으로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 정책관은 또 "순천향천안병원은 한때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5명 이하로 줄었다가 지금은 다시 10명이 근무하는 것으로 안다"며 "국립중앙의료원도 인력 여건이 그렇게 좋지 않지만, 공공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운영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날부터 응급실 인력 보강을 위해 군의관 8차 파견을 시작했다.

 총 파견 인원 250명 중 15명은 의료 인력이 시급히 필요한 집중 관리 대상 의료기관 5곳에 이날 배치된다. 이들 15명 가운데 8명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출신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병원별로는 강원대병원 5명, 세종 충남대병원 2명, 이대목동병원 3명, 충북대병원 2명, 아주대병원 3명이다.

 복지부는 나머지 235명의 인력도 이달 9일까지 배치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군의관들은 응급의학 전문의라 할지라도 전공의 과정을 막 마친 상태로, 교수급의 숙련된 역할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인력이 워낙 부족한 상황에서 군의관을 파견해 응급실 듀티당 2명 정도가 근무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드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의 경우 진료를 더 제한하기로 했다는 보도에는 "정부가 아는 사실과는 다르다"며 "하루 정도 진료를 제한하는 것을 검토 중으로 아는데, 확정됐다는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 "응급실 위기지만, 붕괴 아냐" 재차 강조

 복지부는 전체 응급의료기관 가운데 특별히 운영이 위험한 곳을 기존 23곳에서 25곳으로 늘려 병원마다 담당자를 지정해 직접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다른 응급의료기관은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상황을 살핀다.

 정부는 이날도 응급의료가 어려움에 놓인 것은 맞지만, 붕괴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문제를 바라볼 때 객관적이고 냉철해야 한다"며 "최근에 코로나19 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졌지만, 이제 코로나19가 지나가서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데다 정부와 지자체, 의료기관의 노력을 통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과도하게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다"며 "전공의 사직에 따른 대학병원 위기는 사실이고 교수님들도 사직하시지만, 이후 다른 종합병원 등에 취업해서 일하시기 때문에 대한민국 전체 의료는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표출된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의 후속 진료 가능 여부 분석 결과, 9월 3일 기준 27개 질환별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은 평균 103곳으로, 하루 전보다 1곳 늘었다.

이는 2월 첫째 주 평시(109곳)와 비교하면 6곳 줄어든 수치다.

 전체 409곳의 응급실 중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실은 405곳이다. 또 409곳 중 6.6%에 해당하는 27곳만 병상을 축소해 운영 중이다.

 응급의료기관 병상은 모두 5천925개로 전날과 동일하며, 이는 평시(6천69개) 97.6%에 해당한다.

 응급실을 찾는 경증 환자는 감소하는 추세다.

 복지부에 따르면 한국형 중증도 분류체계(KTAS) 4∼5등급에 해당하는 경증과 비응급 환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8월 셋째 주 하루 평균 8천541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가 지난주 6천967명으로 줄었다.

 9월 2일 기준 KTAS 4∼5등급 내원 환자는 6천986명으로, 평시(8천285명)의 84% 수준이다.

 정 정책관은 "상급종합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응급실 진료 역량, 배후진료 역량이 떨어지고 있어서 중증환자 치료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증과 경증의 중간인) KTAS 3등급 환자들도 어느 정도 분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국민 여러분께서는 증상이 발생했을 때 우선 동네 병의원이나 가까운 중소 병원을 이용해주시기를 바란다"며 "병원 진찰 결과에 따라 중증이라고 판단되면 큰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고, 119를 이용하시면 중증도에 따라 병원을 안내받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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